방백(Aside)은 연극 용어로 ‘인물이 관객에게 하는 말’을 의미합니다. 인물의 곁에서는 듣지 못하기 때문에 오직 관객에게만 들리는 말이죠. 사회를 하나의 무대로 본다면 어떨까요. 이번 학기 중대신문 사회부는 우리 사회라는 무대 위, 누구도 들어주지 않아 방백을 할 수밖에 없던 인물들을 조명하려 합니다.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이 극의 관객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응하셨다면 이번 주는 ‘시청각장애인’으로 열어보려 합니다. 끝까지 꼭 자리를 지켜주세요. 이제 시작합니다. 글 김지우 기자 eraser@cauon.net 사진 봉정현 기자
정부 반대에 입법 시도 무산 물적·인적·제도적 지원 시급해복지 분야 전문가들과 시청각장애인들은 「장애인복지법」에 시청각 장애를 하나의 유형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시청각 장애가 하나의 유형으로 인정받지 못한 탓에 시청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 혹은 청각장애를 지원하는 제도에 몸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장애는 단순히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더해진 것이 아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지원을 톺아봤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입니다 「장애인복지법」 제35조 2항은 국가와 지자체가
학생 중심으로 행사 진행돼 배리어 프리한 운영 엿보여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권센터가 주최하는 ‘2023 인권문화제(인권문화제)’가 진행됐다. 코로나19 기간 규모를 축소해 서울캠에서만 진행되던 인권문화제가 올해는 다빈치캠에서도 재개됐다. 이번 인권문화제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2023년 대학 인권센터 확산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최윤서 인권센터 전문연구원은 “올해 인권문화제는 ‘DIY(DI–versitY) CAU, 우리가 만드는 인권&m
올해 초, 나는 중대신문 수습기자에 지원하려 했었다. 지원서 작성까지 마쳤을 때, 면접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야심 찼던 도전은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가끔 주변에서 중대신문에 대한 얘기가 들려오면 홀로 간직하고 있는 작은 추억을 회상해보는 것이 전부였다. 갓 입학한 새내기 시절에는 대학교에서 신문을 발행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신문지는 짜장면 먹을 때만 썼던 내가 그런 걸 알 리 없었다. 그러니 ‘차별을 회고하며’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글쓴이는 지하철을 기다리
영상비평 부문 당선: 윤채라 학생(문예창작전공 3) 해당 영상비평은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영화 를 다룹니다. 눈이 먼 남자, 그리고 전염 영화는 신호등을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샷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빨강과 초록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색채 이미지는 이후 전개되는 영화의 미장센과 상당히 다른 연출이다. 눈먼 자들이 보는 세상인 하얀 이미지,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그림자의 요소를 이용해 전반적으로 강한 콘트라스트를 준다. 명암의 대비를 극대화하는 영화의 미장센을 생각한다
「대한민국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의 선거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모두가 투표장 앞에서 평등한 것은 아니다. 특히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선거공보와 방침은 불친절하다. 선거철마다 후보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 하지만 실상 투표과정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 우선 장애인은 후보자의 선거 공약과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를 모두 제출한 후보는 12명 중 단 3명뿐이었다. 한자어와 외래어가 가득한 선거 공보물은 발달장애인에게 불친절하다고 지적돼왔지만 여전히 시정되지 않았다. 대선후
다른 사람의 불편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중앙대 구성원의 불편이 오래가지 않도록 캠퍼스 시설과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 안성캠을 집처럼, 학교 구성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공용호 시설관리팀장 겸 안성캠 EHS팀장을 찾았다. -시설관리팀과 EHS팀을 소개한다면. “시설관리팀은 안성캠에 있는 유형자산과 건물, 토지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EHS팀은 직제 개편이 되면서 올해 신설됐죠. EHS팀은 전반적인 실기·실습 수업 등을 포함해 안전을 관리하는 부서죠.&rd
어느샌가 영화관에 매표창구가 사라져있었다. 웃으며 고객을 맞아주던 매표 직원의 빈자리는 커다란 스크린이 차지하고 있었다. 영화관만이 아니었다.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 터미널과 기차역 등에서도 키오스크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기자는 처음 키오스크를 이용해 결제하며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누구도 키오스크 조작을 알려주지 않았다. 옆 키오스크에서도 노부부가 이를 조작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도와줄 직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기자가 노부부를 도와줘야만 했다. 하마터면 관객이 돈이 있음에도 표를 구매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는 제품이나 가격, 금전적 혜택을 중요시하며 마케팅 전략을 세워 왔습니다. 순수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가는 예술이 영리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경계했죠. 이렇듯 문화예술과 마케팅은 거리가 멀었습니다. 여기서 똑똑. 마케팅이 예술의 문을 두드립니다. 문화예술 속으로 들어온 마케팅과 마케팅 속으로 들어 온 문화예술은 이제 서로 뗄 수 없는 영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마케팅이 예술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최수경 기자 petitprince@cauon.net문화예술은 일반적인
사회과학에서는 편견을 감정적, 인지적, 행동적 측면으로 구별하고 감정적 측면을 편견, 인지적 측면을 고정관념, 행동적 측면을 차별이라 일컫기도 한다. 세 측면이 서로 연관돼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해 공동체의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는 언어는 한마디로 ‘편견’의 언어라 부를 만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지나온 시간이 이러한 편견의 언어를 재확인시켜줬다. 하급자에게 ‘확찐자(‘확진자’를 소리대로 적은 것이나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살이 많
학교에서 장애인을 마주친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학생 대부분이 거의 본 적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 대부분이 장애 학생을 적은 수로 입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대는 서울캠과 안성캠을 합쳐 1년에 8명 이하의 장애 학생을 최종 선발할 수 있다. 전형에 추가합격이 없기에 누군가 입학을 포기하면 다른 장애 학생들에게 기회는 돌아가지 않은 채, 장애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한다. 그러다 보면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은 만날 기회를 잃고 결국 캠퍼스 내 공존이라는 단어는 허울만 남게 된다. 물론 다음해부터 중앙대는
장애인·비장애인 위한 지도 제작 캠퍼스 내 배리어 프리 시설 미비8월 27일 서울캠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가 서울캠 배리어 프리 지도를 공개했다.해당 지도는 ▲휠체어 이용 가능 엘리베이터 ▲건물 내 휠체어 이용 가능 ▲강의실점자 명판 유무 ▲장애인 화장실 등의 현황을 담고 있다. 모두에게 편리한 캠퍼스 되길 장인위는 배리어 프리 지도를 통해 모든 학생에게 건물 이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김민지 장인위 일상사업국장(사회학과 2)은 “전반적으로 캠퍼스 배리어 프리 정도는 무난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여러
눈을 감은 채 인도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넌다고 생각해봅시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와 오토바이, 여러 가지 장애물 등을 피해야 하죠. 이처럼 위험천만한 도보 환경에서 시각장애인은 점자블록을 통해 위험지점 및 방향 전환을 파악해야 합니다. 훼손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앙대 서울캠 근처 점자블록은 어떨까요. 안전하고 배리어 프리한 도보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서울시 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에 따라 알아봤습니다. 최희원 기자 strawberr2@cauon.net 우리나라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평소와 같았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스크린도어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단지 자리에 빨리 앉아 편하게 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노란 점자블록 위에 서 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떤 이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시각장애를 가진 어르신이셨다. 나는 자리를 재빨리 떴고 아슬아슬하게 충돌하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뉴미디어 콘텐츠에 시각장애인이 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글로 변환해야 한다는 나. 장애인에 불친절한 행정을 비판했던 나. 편하게 앉아 가겠다며, 아무도 지나가지 않겠다는
방백(Aside)은 연극 용어로 ‘인물이 관객에게 하는 말’을 의미합니다. 인물의 곁에서는 듣지 못하기 때문에 오직 관객에게만 들리는 말이죠. 사회를 하나의 무대로 본다면 어떨까요. 이번 학기 중대신문 사회면은 우리 사회라는 무대 위, 누구도 들어주지 않아 방백을 할 수밖에 없던 인물들을 조명하려 합니다.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이 극의 관객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응하셨다면 이번 주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 관한 방백”으로 열어보려 합니다. 끝까지 꼭 자리를 지켜주세요. 이제 시작합니다. 고민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제도 지원으로 가시화해모든 삶이 선명하게 행복하도록‘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기초생활보장제도)가 올해로 시행 20년을 맞았다. ‘기초법 20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빈곤층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고 그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20년 전, 「생활보호법」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대체되며 ‘보호’ 대신 ‘보장&r
지난주 학생 대표자 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원활한 정보 전달과 정확한 이해를 위해 선거 관련 정보가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공유됐으나 어떤 유권자들에게는 끝내 닿지 못했다. 대부분 선거의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공고 및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정책자료집 등은 이미지 파일로 공지됐다. 선거 안내 공지나 선본의 선거운동 내용이 카드뉴스로 배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지로 된 파일은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TTS(Text to Speech) 프로그램으로 읽기 힘들다
화면낭독 프로그램·속기록 등2학기 학습환경 개선 요구 7월 3일 서울캠 총학생회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와 교육부가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해당 간담회는 비대면 수업 시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배경으로 추진됐다. 장인위는 화면낭독 프로그램(Screen reader)에 접근하기 어려운 화상강의 플랫폼 줌(Zoom)의 특성을 문제로 짚었다. 화면낭독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해 줌 수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줌 운영 주체와 화면낭독 프로그램 기업에 접근성 향상을 권고하겠다고 답했다. 시각장애인
의약품의 점자표기 품목 비율은 단 0.2% 비장애인들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 의약품이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겐 똑같은 상자일뿐입니다.중대신문 다큐멘터리 '소담소담' 첫 이야기는 '의약품 점자표기의무화'입니다. 기획 · 제작ㅣ중대신문 뉴미디어부
장애학생 수업 지원 미흡자막 지원은 아직 어려워장애학생 학습권이 사각지대에 놓였다. 온라인 강의 지원 방안이 미흡하고 대면 강의에 비해 교수 및 도우미와 실시간 피드백이 어려워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 정승원 위원장(사회학과 2)은 “온라인 강의에 있어 비장애학생과의 간격이 벌어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은 정보 접근에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는다. 대면 강의는 근로학생을 대동하므로 장애학생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