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호 시설관리팀장이 907관(수림체육관) 옥상 우레탄 방수 보수 후 찍은 사진. 사진제공 공용호
공용호 시설관리팀장이 907관(수림체육관) 옥상 우레탄 방수 보수 후 찍은 사진. 사진제공 공용호

다른 사람의 불편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중앙대 구성원의 불편이 오래가지 않도록 캠퍼스 시설과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 안성캠을 집처럼, 학교 구성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공용호 시설관리팀장 겸 안성캠 EHS팀장을 찾았다. 

  -시설관리팀과 EHS팀을 소개한다면.
  
“시설관리팀은 안성캠에 있는 유형자산과 건물, 토지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EHS팀은 직제 개편이 되면서 올해 신설됐죠. EHS팀은 전반적인 실기·실습 수업 등을 포함해 안전을 관리하는 부서죠.”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교육이에요. 그 이유를 뒷받침해주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 시설 중 사용이 불편한 부분을 위주로 점검 및 수리하죠. 저는 시설관리팀과 EHS팀 내에서 방사선, 실험실 안전관리, 산업 안전, 보건 안전 등 여러 전문 분야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업무를 지원해주고 있어요.” 

  -개강 전 캠퍼스를 재정비한 부분이 있는가.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안성캠의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자 리모델링했습니다.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못한 기간 동안 학습 환경이 바뀐 부분을 느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중앙대에서 근무했는지.
  
“1999년부터 근무를 시작했어요.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 IMF 이후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퇴사했죠. 퇴사하면서 SK의 멕시코 현장에 채용됐는데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부분 등을 고민해 멕시코로 가지 않고 중앙대로 오게 됐어요.”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는가.
  
“대통령, 국회의원, 장군 등 되고 싶었던 직업은 많았어요. 건축가가 제일 되고 싶었죠. 그래서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지금은 이렇게 시설관리팀에 근무하고 있어요.” 

  -중앙대에 재직하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시각장애인 학생이 한 명 있었어요. 제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불편하고 힘든 점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은 물건을 조립해야 하는데 학생이 어려움을 겪었어요. 제가 그걸 조립해주며 몇 번 도와준 일이 있었죠. 나중에 그 학생이 졸업하며 4년 동안 고마웠다고 전화가 왔어요. 제가 중앙대의 건물을 관리하는 직원으로서 학생들에게 의지도 되고 도움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또 있다고.
  “비가 오고 난 다음 날이었죠. 시각장애인 학생이라 점자블록을 통해 학교에 다니는데 점자블록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현장에 가봤더니 비가 많이 내린 후 흙이 흘러내려 점자블록이 덮인 상태였어요. 바로 안성캠 총무팀에 협조를 구해 점자블록 위 흙을 치운 일이 기억나네요.” 

  -안성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는.
  “정문에서 609관(산학협력관)으로 가는 방향의 조경지역 내 홍매화 나무가 하나 있어요. 그 나무가 이번 달에는 상당히 보기 좋죠. 향이 굉장히 진하고 꽃잎이 두 겹으로 돼 있어 풍성해 보여요. 이달 중순까지는 볼 수 있어요. 학생들이 홍매화를 한 번 꼭 보고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전화번호가 건물 현관마다 있거든요. 학생들이 전화하면 언제든지 홍매화 위치를 설명해주고 그래도 못 찾겠다고 하면 함께 찾아가서 보여주겠습니다.” 

  -중앙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지금 같은 모습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중앙대가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축을 계속 책임지는 교육 기관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대신문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기사는.
  
“평소 자주 읽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기사는 졸업한 선배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는 기사예요. 자신이 지나왔던 시간을 후배들에게 말해주니 굉장히 도움 되는 얘기들이 많았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고. 
  “안성캠 중앙도서관에서 운영했던 ‘재학 중 인문학 도서 40선 읽기’에 도전했어요. 읽으면서도 깜짝 놀라는 책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담론』(신용복 씀)을 추천해요.  

  -중앙대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다들 대학에 전문 지식을 공부하러 왔을 거예요. 그러나 우리는 전문 지식 이전에 삶을 살아가며 나를 느낄 수 있는 인격체가 돼야 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게 굉장히 중요하죠. 이런 공부를 대학에 다니며 충실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건 어떠한 상황이 와도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를 가지고 평생을 살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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