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옷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습니다. 방학을 맞아 용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집 근처 쇼핑몰에 입점해 있던 옷 가게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정말 재밌게 일할 수 있겠다는 부푼 마음가짐으로 첫 출근을 했죠. 제가 가게에서 처음 한 일은 옷을 개는 것이었습니다. 예쁘게 옷을 개는 방법을 배운 후 손님들이 착용해 본 옷을 개고 또 개고 또 개었는데요. 매장을 돌아다니며 옷을 정리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흘렀습니다. 시간이 지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점점 친해지기도 하고 가게 내부도 눈
“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최근 인기몰이 중인 가수 비비(김형서)의 신곡 의 가사 중 일부다. 은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사랑의 감정을 밤양갱이라는 음식에 투영한 가사로 대중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가사를 곱씹어 보면 비단 사랑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사처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바란다. 물질적인 풍족함, 행복한 미래, 누군가와의 사랑 등. 열거하기 벅찰 정도다. 바람은 성취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그 성취를 위해 분주하게 노력한다.
출판서점계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2024년 예산안이 집행되기 시작했다. 문체부의 예산 칼질에 출판·서점·도서관 모두 칼바람을 맞는 중이다. 출판 부문에선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은 매해 우수 콘텐츠를 선정해 출판사와 저자를 지원해왔으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문체부는 중소출판사를 지원하겠다며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지원’ 사업을 내놨으나 내용은 아직도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다. 서점업계도 마찬가지다. 문체부는 지역서점에 대한 지원 예산은 지난해 대비 증액됐다고 설명했지만, 예산안은 출판 유통 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맞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힌 지 어언 한 달째다. 갈 곳 없는 환자들은 개인병원으로 걸음을 돌리거나 중형 병원 응급실로 분산 수용되고 있는 추세다. 의·정 대치로 인한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다. 문제는 의사와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의 물꼬는 텄으나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12일 서울대 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에게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13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료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인 콜레스테롤은 음식을 통해 약 30%가 흡수되며, 간에서 나머지 약 70%를 합성하여 만들어낸다. 콜레스테롤이 단백질과 결합해 몸 안을 돌아다니는데, 지질 구성 물질과 지단백 종류와 결합 정도에 따라 콜레스테롤 종류가 나뉜다.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의 약 75%를 차지하며 간으로부터 합성된 콜레스테롤을 몸 전체의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은 세포로부터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간에서 대사·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중 LDL-
대학교에서 다섯 번째로 맞는 3월은 아직도 낯설다. 처음과 두 번째 3월은 침대에서 노트북 화면을 보며 지냈고, 세 번째 3월엔 조급함에 목적 없이 빈 캠퍼스를 밟았다. 네 번째 3월에야 캠퍼스에 불어오는 바람을 자연스레 맞았고, 오늘로써 나는 이 소란스러움을 온전히 등에 진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앙대의 땅을 밟으며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회고하자면, 조금은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아마 모든 사람과 비슷하게도 나의 삶은 의무로 가득 해왔다. 모든 일은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라는 수직선 위에 빼곡히 놓여 있었고, 하
2005년 미국의 직장인 3명이 원거리 회의를 위해 만들었던 화상회의용 유튜브,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밝은 미래를 예견해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 이 시기와 맞닥뜨려 2007년 출시된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이는 세상을 누구도 상상 못 한 디지털 행성으로 변모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마찬가지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와 맞물려 언택트 시대가 앞당겨져 4차산업혁명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됐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세상이 바뀌었듯, 우리는 또 한 번 세상이 변하는 중요한 과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11일 자 신문을 받아보았다. 코로나의 여파가 잊히기 시작한 이제서야 봄의 초입을 조금은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된 듯하다. 많은 단절을 초래했던 감염병의 시기가 지난 후, 봄의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낯익은 모습들이 한층 뜻깊게 다가온다. 지면에 게재된 인문대의 새터가 4년 만에 부활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통해 이제는 교내 곳곳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신학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기사는 그간 간과했던 소비생활의 실태에 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었고 건강한 소비생활에 개인의 노력
이젠 진짜 뭘 해야 할까. 새해가, 새 학기가 무덤덤해지는 시기가 오면 당황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던 지루한 어른이라는 것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점점 꿈꿀 수 없을 것 같아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참 많았다. 미래를 상상하자면 스케치북 하나를 전부 알록달록 채울 수 있었다. 이젠 없다. 그 모든 게 머릿속에서 맴돌다 꺼내려니 부서졌다. 고민이 많았다. 사랑하던 걸 포기해서, 날 살게 하던 것들이 더 이상 내 심장을 뛰게 하지 않아서, 많이 방황해 버린 탓에 복구하지 못하는 성적 때문에, 또 성적 따위에 쉽게 좌지우
3월에 들어서면 중대신문에서는 매년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수습기자 모집인데요. 이번 학기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보니 작년 이맘때쯤 중대신문 면접시험을 봤던 때가 생각납니다. 면접에서 ‘중대신문이 종이신문으로서 추구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죠. 부끄럽지만 그때까지는 그다지 깊게 고민해 보지 않았던 기자는 ‘종이신문이 가진 느림의 미학이 있지 않을까요?’라는 다소 생뚱맞은 말로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기자가 생각했던 느림의 미학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답을 미처 고민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었던 일
22대 총선을 위한 각 당의 후보 공천이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던 양당의 여성 공천 비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양당의 당헌에도 명시된 내용이지만 현실에선 유명무실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약 19.1%(57명)였다. 이는 여성 50% 할당제가 적용된 비례대표까지 포함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의
쿠팡의 노동자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노동자 안전을 묵과한 쿠팡이 이제는 노동자의 인권마저도 짓밟고 있다. 2월 13일 한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취업제한을 목적으로 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1만 6450여 명의 일용직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이후 인사평가자료로 사용했다. 애당초 대부분의 현장 노동자를 일용직으로 채용해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관련 규정을 피해 가는 쿠팡의 채용 과정은 불합리하다. 이에 더해 부당한 평가자료를 만들어 「개인정보 보호법」까지 위반하고 있다. 쿠팡의 양심을 묻고
방의 정리 정돈 상태가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방인데 시간적 여유가 있고 컨디션이 좋을 땐 방이 깔끔하고 내게 가장 포근한 공간이 되지만, 정신없이 바쁘거나 의욕이 전혀 없을 땐 방 정리에 쏟을 시간보다 당장 업무를 처리하거나 그저 쉬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 내게 가장 불편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문득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방을 정리하라고 하셨던 말 속에는 어질러진 내 공간을 정돈하며 늘어져 있는 내 모습도 함께 변화하기를 바라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인
얼마 전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세트(Sete)에 다녀왔다. 우리나라라면 고급빌라나 5성급 호텔이 있을 법한 전망 좋은 언덕 위에 묘지가 있다. 이름은 ‘해변의 묘지’. 해변은 죽음보다는 휴가, 젊음, 열정에 어울리는 곳이다. 피카소는 여인들이 해변에서 춤을 추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마티스는 니스 해변 창밖 풍경을 즐겨 화폭에 담았다. 라울 뒤피가 그린 해변은 눈이 시리게 푸른색의 향연이다. 세트에서 태어난 시인 폴 발레리(1871 -1945)는 어린 시절 가파른 언덕에 자주 올랐다. 묘지에서 하늘과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역설적으로
태초에 식물엔 든든한 뿌리가, 동물에겐 대지와 수평을 이루는 네발이 주어졌으나 불안한 직립의 인간에겐 언어능력이 대신 주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어는 현대에 이르러 인간 존재의 규정이나 사유의 틀을 만드는 기능적 의미를 넘어 현대철학 그 자체로서 거듭났다. 하야카와로 대표되는 일반의미론은 인간의 언어·사고·행동 사이의 깊은 성찰 관계가 주로 정서적 기능과 함께 그 통달적 기능에 맞춰져 있다고 주장한다. 말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준다. 사람의 사고를 형성하고 감정을 통해 의지와 행동을 인지하는 힘이 있다. 행동과
동경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이다. 동경, 그것은 애쓰는 마음이다. 수없이 누군가를 생각하고 바라보는 일이기에 그 마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동경을 느껴야 내 마음이 잘 쓰이는 것인지 고민하곤 한다. 그런 지점에서 사람들이 어떤 이들을 동경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종종 SNS와 베스트셀러 목록 사이에서 사람들의 동경하는 모습을 본다. 대개 수백억의 자산가, 이른바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하고 있다. 그들은 단편적인 성공에 취한 채 자신이라는 위대한 방법론을 거리낌 없이 얘기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분초사회, 1분 1초가 아까울 정도로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사회를 뜻한다. 이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올해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소개되었다. 우리는 현재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과 수많은 콘텐츠의 범람 아래 살아간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세상의 흐름을 쫓기 바쁘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는 시간의 중요성을 매우 크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시간의 가성비를 따지며 자연스레 선택의 불확실성과 실패의 두려움에도 굉장히 민감해졌다. 그래서 불확실하다고 느껴지는 것보다 보편적으로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선택을 하곤
‘평생 일만 하다 죽는다.’ 언뜻 듣기엔 직장인의 흔한 푸념 같지만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여실히 나타내는 문장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에 따르면 일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약 20.0%, 미국 약 22.8%, 프랑스 약 4.4%, 노르웨이는 약 3.8%였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약 40.4%로 해당 조사에 참여한 OECD 38개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미 한발 앞서 초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알려진 일본에 비
KBS에서 4월 18일 방영을 목표로 제작 중이던 가 사실상 불방됐다. 4월 10일에 있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4월에는 방영할 수 없다”는 것이 이제원 KBS 제작1본부장의 지시였다. 참사 당시 일부 언론은 해경과 정부의 허술한 초기 대응을 가리고자 ‘사건’이 아닌 ‘사고’로 보도하는 행각을 보였다. 2014년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의 “세월호 희생자 수는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에 비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라는 망언도 잇따랐다. 10년 뒤 언론이 같은 행보를 반복한다. 재난·재해방송의 주
제22대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심혈을 기울여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벌어지는 세력 다툼 및 사당화 논란은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공천 파동은 국민 정서에 크게 어긋나고 있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현역 국회의원들을 일방적으로 컷오프하며 다수의 ‘친명’계 정치인을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또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현역 의원을 물갈이한다고 공언했으면서 추미애 전 장관, 정청래 의원 등의 기득권 인사를 공천했다. 과연 국민이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