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에서 보장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 백경환 기자
  • 승인 2020.11.30 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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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쇠창살을 부수고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
제도 지원으로 가시화해
모든 삶이 선명하게 행복하도록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기초생활보장제도)가 올해로 시행 20년을 맞았다. ‘기초법 20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빈곤층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고 그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20년 전, 「생활보호법」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대체되며 ‘보호’ 대신 ‘보장’이란 명칭이 쓰였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권리로서 충분히 보장하는 제도로 거듭나기 위한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보자. 

  머뭇대는 손을 잡아주세요
  과도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행정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신청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홍보팀장은 수급신청자가 문서 작성 능력이 부족할 경우를 고려해 행정과정에서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청하지 않으면 아무런 복지혜택도 누릴 수 없어요. 신청서류를 보다 간소화하고 제도 신청 과정을 사회복지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합니다.” 

  빈곤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정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상호 팀장은 수급신청 과정에서 수급권자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급신청자는 신청 과정에서 자존감이 하락하고 비참함을 느끼는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어요. 사회복지 공무원은 서류 접수 외에도 신청자의 정서를 지지하고, 신청자가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수급신청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타 기관과 연계하는 등 세심한 추가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성긴 가지, 빽빽한 도움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안내서는 어렵고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해석에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급신청자를 도와줄 서비스가 미비해 수급권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수급권자가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안내서를 마련하는 등 장애특성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야 해요. 누구든지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어려운 정보를 수급권자에게 전달하는 징검다리 역할도 중요하다. 이상호 팀장은 민간기관이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 수급권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민간 복지관 등에 있는 지역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중요해요. 민간 사회복지사가 신청자와 공공기관을 연결하고 신청자를 지원하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신청주의로 수급 누락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서울시의 경우 빈곤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5년부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펼쳐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을 크게 확충하고,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하고 있다. 이상호 팀장은 찾아가는 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발적 신청에 기대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빈곤층을 발굴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이에 김혜미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간사는 비대면 상황도 고려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감염질환이 창궐하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 많은 대면 서비스가 중단되죠.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나무에게든 겨울은 찾아오니까
  보건복지부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으로 2022년까지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료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그쳤다. 정제형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증명과정이 복잡해서 수급신청자가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등의 엄격한 보장기준 때문에 수급권자는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폐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제형 변호사는 시혜적 관점에서 벗어나 누구나 복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길 희망했다. “누구나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어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의 정책적 변화를 넘어, 적절한 사회안전망이 보편적 권리로 보장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해야 해요. 이를 바탕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근본적으로 재논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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