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장애인을 마주친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학생 대부분이 거의 본 적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 대부분이 장애 학생을 적은 수로 입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대는 서울캠과 안성캠을 합쳐 1년에 8명 이하의 장애 학생을 최종 선발할 수 있다. 전형에 추가합격이 없기에 누군가 입학을 포기하면 다른 장애 학생들에게 기회는 돌아가지 않은 채, 장애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한다. 그러다 보면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은 만날 기회를 잃고 결국 캠퍼스 내 공존이라는 단어는 허울만 남게 된다. 

  물론 다음해부터 중앙대는 장애 학생 추가합격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기회의 평등에 관한 문제이다. 나는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와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장대넷) 위원장을 보내며 장애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안으로 대변해 넣겠다는 다짐을 했다. 동시에 스스로 ‘내가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것들은 반드시 시정해내자’ 약속했다.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없게 하고 싶었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은 입시의 문턱이다. 장대넷에서 자체 조사한 18개의 대학을 보면 약 55%의 학과·학부에서 장애 학생 전형을 운영하지 않는다. 또한, 장애인 전형은 수시와 정시 모두 있는 것이 드물고 아예 장애인 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대학도 존재한다. 충원도 정원외라 대학들은 장애 학생을 굳이 뽑을 이유가 없다. 또한, 입시 관련 자료들의 접근성도 좋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경우 정보의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이 문제들을 직접 경험했다. 가고 싶은 학과에 장애인 전형이 없어 다른 학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중앙대에 입학해서 그 학과에 장애인 전형을 쓸 수 있도록 주장해 변화시켰다. 

  이렇게 다양한 꿈을 갖고 학교에 입학한 장애인들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장인위, 장애 학생 동아리에서만 장애 학생을 볼 수 있는 현실은 지역 불균형 현상과 현재의 주거 문제까지 불러온 분리 현상과 다름없고, 새로운 고정관념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장애 인권이 학생자치에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야 한다. 동아리 회장, 학과단대 학생회, 총학생회 등 여러 분야에서 배리어 프리가 무엇인지 널리 알려야 한다. 배리어 프리 정책이 따로서지 않고 자연스럽게 모든 사업에 스며들 때 장애 학생의 권리는 학생자치 속에서도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꾸고 조금씩 변화시킬 것이다. 장애인이 학교 어디에서나 보일 수 있도록, 장애인이 학교 어디서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나조차도 ‘장애인 학생자치자’로 호명되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나’로서 더욱더 민주적이고 열려있는 학생자치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정승원  
서울캠 장애인권위원장 
사회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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