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최근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기사는 JTBC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어버이연합과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한 기사였습니다. 보도 이후 어버이연합은 해명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오히려 의혹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대중은 그동안 보수 세력과 결탁해있다는 의심을 꾸준히 받았던 어버이연합을 다시금 주목하고 청와대와 전경련에
오뚝이는 좌우로 흔들리다가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오뚝이 안의 무게추가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죠. 기자는 지난 2주 동안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무언가의 정체성은 오뚝이의 무게추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체성에는 무게추와 같이 중심을 잃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재정지원사업 관련 기사를 준비하면서 교육부가 내놓은 사
누군가는 교지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이유로 항상 학생들의 ‘무관심’을 꼽죠. 교지 위기론에 대한 이러한 분석은 어쩌면 식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과연 교지가 위험에 처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지에 찬란했던 황금기는 대체로 80년대를 기준으로 합니다. 학생들이 줄을 서서 교지를 받아가던
역사를 기억하려는 자. 역사에 무관심하고 잊으려는 자. 역사를 지우려는 자. 방학 중 흑석역 앞에서 진행된 동작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가한 기자가 그곳에서 느낀 역사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다.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는 많았다. 제막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아픈 과거지만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아픈 역사를
“기사 쓸 때 겁내지 마세요.” 중대신문에서 한 학기동안 기자생활을 해오면서 선배 기자에게 자주 들었던 조언입니다. 기자는 다른 기자들에 비해 취재와 기사 작성 모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죠. 한 번의 취재에도 조심스럽게 임했고 한 문장을 적어내는데도 커서 앞에서 망설이기 일쑤였고요. 잘못된 보도와 왜곡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안겨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은 그의 저서 『위험사회』를 통해 현대사회가 성찰과 반성없이 근대화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현대인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주었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위험도 수반했다고 주장했다. 더 복잡해진 현대사회의 위험은 예측할 수 없어 그 파괴력도 상상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문명의 최전선에
지난 주말 기자는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배꼽을 잡으며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남성출연자가 토라지고 삐지자 여자아이의 양 갈래머리 CG를 입히더군요. 그 모습에 기자는 기분이 언짢아졌고 더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지 않아 방송을 꺼버렸습니다. 삐지고, 토라지는 것은 ‘어린 여자’라는 프레임에 동조하는 방송에 화가 났습니다. 아직도 사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하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기자는 당찬 의지를 뽐내며 중대신문의 문을 두드렸죠. 읽기만 하던 신문을 이제 쓰게 되다니. 설렘을 가진 채 꽤 긴 기간 동안 수습교육을 받고 여론부의 정기자가 됐습니다. 게릴라 인터뷰로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라디오 형식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서울캠 총여학생회(총여)’가 사라진 지 벌써 2년이나 흘렀다고 합니다. 총여는 지난 2014년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총여 특기구화’ 안건이 통과되면서 폐지됐죠. 이로써 1985년부터 시작된 총여 29년의 역사는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당시 제56대 서울캠 ‘마스터키’ 총학생회(총학)는 총여 특기구화의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여성의 인
기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어구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라는 말입니다. 사전에서는 ‘적응’을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 따위에 맞추어 응하거나 알맞게 됨’이라 정의하죠. 또한 ‘주위 환경과 생활이 조화를 이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자는 적응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환경에 맞게 변화한다는 것은 둔감해지는 것과 같다고 말입니다. 적응했기 때문
기자가 매주 토요일마다 몇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기사에 실린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팩트 체크(Fact-Check)’입니다. 기사의 생명은 사실성이기 때문에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죠.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제58대 서울캠 총학생회 재선거의 선거운동이 진행됐습니다. 양 선거운동본
흔히들 법은 도덕과 다르다고 합니다. 법은 강제성을 띄기 때문이고 어길 시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법을 만드는 일은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합니다. 학생 자치의 영역도 마찬가지죠. 학생들에겐 자유가 주어지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난 제58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 그 근거인 ‘서울캠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나에게는 인생의 방향에 관한 몇 가지 계획이 있다. A부터 D까지 나름의 조건을 대어 우선순위를 정해둔 계획이다. A에 도전한 후 실패하면 B에 도전하는 식이다. 계획에 따라 휴학까지 하며 A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학교에 돌아왔다. 아쉽지만 온전히 나의 의지에 따른 결과이니 후회는 없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삶을 충만하게 해줄 계획들이 남아있다. 나
기자는 최근 ‘삶을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할까’를 고민하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뻑遮?책을 골랐습니다. 책 제목을 보고 제가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제목은 본문에 담긴 내용을 대변해줍니다. 그런데 요즘 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라는 이름을 가진 학내 행사가 마치 학내 부조
기자는 이번학기에 대학 생활 2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중앙대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나고 대학생활엔 나름대로 적응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적응되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방학 때도 어김없이 수강신청에 성공하기 위해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는 PC방으로 향했습니다. 수강신청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우스를 꽉 쥐었죠. 하
독립출판 기획을 끝으로 문화부 생활이 마무리됐습니다. 그간 기자로서 즐거웠던 마음 이면에는 편치 않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세 얼간이가 체험했던 것들이 과연 모두의 공감을 끌어냈던 문화였을까.’ 이번학기 문화부가 지향했던 바는 독자가 지면에 나온 문화에 감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 보도록 이끄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한
“열심히 노력해도 확신이 생기지 않는 미래가 두려워요.” 이번주 심층기획부에서 ‘미래가 불안한 대학생’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취재원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가깝게는 취업부터 멀게는 결혼까지 앞으로 마주하게 될 현실을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를 하던 도중 문득 취재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에
“합동 공청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의 공청회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서울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중선관위원장)의 한마디에 루이스홀에는 침묵이 흘렀다. 지난 17일 제58대 서울캠 총학생회 선거의 합동 공청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선관위가 일반 학생들에게 합동 공청회를 제대로 홍보했는지를 지적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어 중선관위원
여러분은 혹시 친구들의 성적인 농담에 불쾌했던 적이 있나요? 불쾌한 적이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며 대처했나요? 이번 주 학내 성폭력에 관한 기획을 준비하면서 인터뷰했던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여기서 정색하면 분위기를 깰 수 있으니 아무렇지 않게 넘겨요. 그만하라고 하면 쿨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기분이 나빠도 아무렇지
“저희는 외국인이 아니라 외계인인 것 같아요.” 이번호 ‘편견’이라는 주제로 외국인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들 앞에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기자는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습니다. 웃으며 말하는 그 말에서 그간 겪어 온 오래된 상처가 느껴졌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상처는 바로 저 자신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