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노력해도 확신이 생기지 않는 미래가 두려워요.” 이번주 심층기획부에서 ‘미래가 불안한 대학생’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취재원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가깝게는 취업부터 멀게는 결혼까지 앞으로 마주하게 될 현실을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를 하던 도중 문득 취재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라는 성경의 한 구절이죠.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기자는 어떤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불현듯 학기 초의 모습이 떠올랐죠. 이번학기 문화부 기자로 처음 회의에 참석했을 때입니다. ‘인천부터 부산까지 633km 자전거 국토종주’, ‘무전여행’ 등 다소 무모한 기획들을 처음 마주한 자리였는데요. 젊음의 패기로 똘똘 뭉쳐있던 다른 기자들과 달리 시작 전부터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에 불안해졌습니다.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자신감만 가지고 무작정 실행에 옮기는 게 두려웠는데요. 회의를 거듭해도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취재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체험을 기사로 만들어야 하는 낯선 포맷에 크게 당황한 것입니다. 여행이야 잠시 다녀오면 될 문제지만 새로운 포맷은 앞으로 한 학기 동안 부딪쳐야 할 문제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심란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죠.

불안함은 자전거 국토종주와 무전여행을 하면서도 계속됐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함께 그 여정을 고스란히 기사라는 결과물 안에 담아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특히 무전여행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는데요. 먹거리, 잠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정 내내 기자를 두렵게 했습니다. 차가 잡히지 않아 두 시간 동안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면 ‘이 고생을 하면서까지 기사를 써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관점까지 얻게 됐는데요. 불안함의 연속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던 거죠. 이는 곧 ‘다크 투어리즘’, ‘텃밭 가꾸기’ 등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새로운 형식의 기사를 쓰는 것도 자연스레 익숙해졌고요.

문화부 생활을 하면서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막히는 일이 있어도 지금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작은 성공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대한 성공도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집니다.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하나씩 매듭지어가다 보면 언젠간 확신에 찬 미래와 마주하게 될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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