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기획을 끝으로 문화부 생활이 마무리됐습니다. 그간 기자로서 즐거웠던 마음 이면에는 편치 않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세 얼간이가 체험했던 것들이 과연 모두의 공감을 끌어냈던 문화였을까.’ 이번학기 문화부가 지향했던 바는 독자가 지면에 나온 문화에 감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 보도록 이끄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한 학기 동안 문화부는 독자에게 흥미로운 문화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세 얼간이의 문화체험기’라는 이름으로 12개의 주제를 문화면에 소개했던 것인데요. 기존과는 달리 이번 문화부는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체험기를 작성하여 독자들에게 최대한 생생하게 현장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힘썼지만, 아쉬움이 남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중대신문의 주 독자가 될 학생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매주 중대신문을 챙겨보는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문화면을 읽을 때마다 항상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데 따라 하긴 어려운 거 같아.” 지난 ‘무전여행’ 기획을 읽고 문화부 기자들에 대해 부러움과 함께 체험하긴 어렵다는 아쉬움을 토로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학기 중에 과제와 시험공부에 치이고 방학 중에는 아르바이트하거나 ‘스펙’을 쌓느라 치열한 하루를 보냅니다. 이렇게 바쁜 일상을 보내는 학생이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또한 학생의 관심을 끌 만한 주제로 문화면을 구성했는지 생각해봐야 했습니다. 캘리그라피 기획 같은 경우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긴 힘들었습니다. 만만치 않은 캘리그라피 도구의 가격 때문에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죠. 펜을 샀다고 해서 하루 살기도 바쁜 학생이 과연 펜 끝에 자신의 감성을 담아 쓸 수 있을까요? 마찬가지로 마지막 아이템인 독립출판 역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과제하기 바쁜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매주 문화면 아이템을 하나씩 체험해 가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신문을 만들면서 동시에 선배 기자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았기 때문이었죠. 지면을 채우며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입장에서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을 치열히 살기에 바쁜 독자들에게 문화 소외를 느끼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습니다.

  신문을 만들면서 자주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대신문 지면에 소개돼 기삿거리로 다뤄지는 학교와 일부 학생의 부조리함을 보고 “이건 말이 안 돼. 항상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잖아”라고 말하곤 했죠. 생각해 보면 세 얼간이가 매주 만드는 문화면이 독자들에게는 ‘그들만의 리그’로 비치지는 않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도 한 학기 동안 최선을 다했습니다. 문화부 기자로서 중대신문에 남긴 발자취가 독자 여러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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