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이번학기에 대학 생활 2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중앙대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나고 대학생활엔 나름대로 적응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적응되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방학 때도 어김없이 수강신청에 성공하기 위해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는 PC방으로 향했습니다. 수강신청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우스를 꽉 쥐었죠. 하지만 클릭 속도가 느렸던 탓에 원하는 강의를 신청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예전부터 듣고 싶었던 강의를 찰나의 순간에 놓쳐버렸다는 것이 매우 아쉬웠죠.

  곧이어 같이 수강신청을 한 친구들은 ‘이번학기에 정말 듣고 싶은 수업이 있었는데 인원 초과로 못 듣게 됐다’고 단체 대화방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인 커뮤니티’엔 수강신청에 성공하기 위해 처음부터 여석이 많이 남은 수업만 장바구니에 담는 학생도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수강신청은 학생들이 매 학기마다 치르고 있는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특히 이번학기 수강신청에서 매우 낮은 장바구니 이관율을 기록한 학문 단위의 학생들은 더욱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특히 중앙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경영경제대에선 장바구니 이관율이 절반을 기록하지 못한 학과도 있었는데요. 이는 특정 학과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해당 학과의 학생들이 받는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죠. 전 학과의 장바구니 이관율이 60%대인 것에 반해 해당 학과의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신청할 수 있는 확률은 반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강신청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일부 담당자들은 수강신청과 관련된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만난 한 교직원은 “아직 보직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는 사안이다”며 “다른 교직원에게 문의하라”고 말했죠. 또 다른 교직원은 자신은 수강신청에 대해서는 답변해줄 수 없다며 아래 직원에게 이를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매 학기마다 수강신청에 대한 불만이 나오니 일부 담당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한 교직원의 말대로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이 완공되면 수강신청 문제는 상당 부분 나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둘러대듯이 답변하고 답변하기를 회피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닙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듣지 못할까 봐 많은 학생이 불안해하고 있는 현실은 개선돼야 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된 학생들은 ‘이번 학기는 망했어’라는 생각으로 한 학기를 시작하게 될 테죠. 대학본부는 강의 여석 하나를 쟁취하려 매 학기마다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하루빨리 수강신청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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