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역 1번 출구 앞, 처음 나오는 골목길을 따라 50여 미터 들어가면 ‘서울여성플라자’가 나온다. 주변 아파트의 순이 엄마에게는 헬스나 에어로빅 등 싼 값에 운영되는 스포츠센터로 더 유명한 그 곳. 규모 있는 이 웅장한 건물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들어서기 전부터 골목 입구가 왁자
고등학생 시절, 분홍색 흩날리는 치마를 입고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여대생 언니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나는 언제 어른이 되지?”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 속에 남모르게 키운 것은 어른에 대한 환상이다. 다만 어른이 되면 18세 관람가 영화를 볼 수 있고 술집에 들어가 눈치보지 않고 술을 마실 수 있으며 밤늦도록 놀다가 자정이 넘은 시각에 귀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엔 무엇을 하든 새롭고 즐거웠다. 많은 경험을 쌓으며 대학 생활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것도 바로 이 때쯤이었다. 나의 농활도 이런 연유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농활을 갈 땐 막연하게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만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간 농활은 내 생각과 많이 달랐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어린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는 대신 넓디넓
‘작은 강줄기가 흐르고 흘러 거대하고 푸른 바다를 이루듯 우리들의 작은 만남이 모여 험한 세상 헤쳐 갈 큰 힘이 되지. 젊음이란 두리에 모두 모여 함께 나누고’. 5월, 이제 갓 모내기를 시작한 논이 푸르스름할 때쯤이면 농활대원들의 우렁찬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덩달아 농민들이 모판을 옮기는 손길에도 힘이 간다. 장장 7년의 시간을 중앙대 농활대원과 함께
때는 5월, 꽃피는 봄이 오면 돌아오는 농활의 계절이다. 양손 가득 터질 듯한 보따리를 손에 쥐고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탄다. 재잘재잘 신이 나 떠드는 학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여학생들의 머릿수가 눈에 띄게 많다. 과거 농촌을 찾은 학생들의 상당수가 남학생임을 고려해 볼 때 시대의 흐름을 뚜렷하게 느끼게 하는 요소다. 대학생 농활의 초창기. 참여하는 여학생의
① 1920년 : 동아일보사에서 처음 전개한 문맹퇴치운동이 점차 계몽운동과 문화운동으로 변모해나갔다.② 1994년 :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서 수많은 농민들과 학생들이 거리로 나갔다.③ 2004년 : WTO 쌀 개방과 식량주권 수호를 위해 농민들과 학생들이 연대하여 ‘우리 농촌 살리기’에 나섰다.④ 1998년 : 과거 농활이 사회적
‘형님 저희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일찌감치 준비해온 큼지막한 현수막을 숙소 옥상에 붙여 놓고 밭에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농활지역 마을 분들의 한눈에 들어오라고 천 색깔도 노란색으로 골랐다.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다음 날 회관을 지나시던 한 마을 분이 호통을 치신다. “아니, 형님이라니. 이 마을에 학생덜 형님뻘이 있
봄볕이 제법 따갑다. 캠퍼스를 떠나 하루종일 그 뙤약볕에 구슬땀을 흘리는 학생들이 있다. 강의실은 아니지만 농활 현장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고 있는 학생들. 하지만 그들이 농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일손을 거들어 땀 흘려 일하고 난 뒤에 마시는 막걸리의 시원한 맛, 9박 10일 동안 동고동락 하며 느꼈을 동기들 간의 끈
‘죽고 싶을 때가 많다. 아빠는 이틀 동안 20시간 일하고 28시간 쉬는데. 나는 27시간 30분 공부하고 20시간 30분을 쉰다. 바다 속의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일기이다.한창 바깥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뛰고 놀 어린 나이에 무엇이 그를 죽음이라는 낭떠러지로 몰았을까?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로 뿌리
훌리건이라 하면 축구의 난동꾼 악동으로 불린다. 그들은 자기 편이 이기길 바라며 열심히 응원하지만 경기에 지면 상대편 선수 응원단에게 폭력을 일삼는 등 팬으로서 도를 뛰어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축구선수 이영표가 유럽에 원정경기를 하러 떠났는데 자기 팀이 경기에 이겼다고 한다. 그 팀은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락커룸까지 죽기 살기로 뛰어야만 했다. 훌리건
‘하나의 작은 꽃을 만드는 데도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명언은 지방에 소재한 전문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나바빠씨에게 하루하루를 지탱해주는 영양제와도 같다. 졸업 작품 발표회와 취업준비로 분주한 친구들도 있지만 나바빠씨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오전 여섯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세수하기가 무섭게 책상 앞에 앉는다. 얼마 전 구입한
여기 100명의 인물이 있다. 상사는 당신에게 이들의 신상 명세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사소하긴 하지만 당신의 능력을 보일 기회. 어떤 기준으로 그들을 나열할 수 있을까. 가나다순, 혹은 키순? 나이 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업이 그들을 대우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열거하다 보면 답은 하나다. 바로 학벌 순. 실제로 각종 합격자 공고에서 명단을 분류하는 방
멸종된 공룡을 만들어냈다가 역시 그들에 의해 파멸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쥬라기 공원’. 개봉 당시 6500만 년전 멸종한 공룡들의 몸짓을 완벽하게 재현한 공룡들의 창시자,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군단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고등학교 졸업자 출신이지만 오랜 경력을 가진 뛰어난 능력자들을 기용하는 회사의 탁월한 선택이 ‘쥬라기 공원’이라는 역작
최근 일선 학교에서 중간고사의 부담감 때문에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2008학년도 내신중심 대입전형으로 인한 치열한 입시전쟁에 희생된 것이다. 이렇듯 이 나라 입시경쟁은 학생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단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학생 자신의 소중한 삶을 접어야 할 정도로 내신성적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인가? 학벌만 추구하는 입시교육 그것은 바로
여성들만의 즐거운 축제가 시작된다. 지난 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이번 ‘2005서울여성문화축제’는 호주제 폐지, 저출산, 고령화 등 최근의 사회적 관심사들을 가족의 변화와 여성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조망해보는 바람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가수 김현철의 공연과 현대무용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등 다양한 공연과 전
“공중파 TV 음악프로그램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MR이나 틀에 박힌 음악채널 구성에 싫증이 난 당신에게 EBS ‘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을 추천합니다.” 큰 규모의 공연시설은 아니지만 뮤지션과 관객, 시청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열린 공연문화를 창출해 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뮤지션들의
변변한 간판 하나 없이 치과 옆 조그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연극협회. 연극판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이 비좁은 공간이 위치한 곳은 대학로의 끝자락 주택가다. 수류탄과 유혈 투쟁의 데모 공간이었던 대학로는 지금, 더없이 한가로운 시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구석구석의 건물 지하에는 수많은 소극장이 자리해 있다. 관객이 직접 찾
한국 미디어 아트는 숙명 같은 모험심과 애착으로 착상하여 난산하였지만 어려서부터 그 재능을 발휘한다. 90년대 이전까지 작가들의 수는 백여 명을 넘지 못한다. 그것도 광의해석을 통해 유사 작업자까지 포함시켜서 대략 짚어본 숫자이다. 백남준은 세계적인 작가가 되어 현대미술사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해외에 있을 때 국내 일간지에 필자를 제
1.【Gk 「장애물, 덫」의 뜻에서】 n.1. 불명예, 치욕, 수치(disgrace) 추문, 오직(汚職), 독직(瀆職)[부정, 횡령] 사건(항간의) 물의(物議), 반감, 분개의원인2. 악평; 중상, 험담, 비방(backbiting) 【법】 (증인의사건과는 관계없는) 중상적인진술3.타인에게 알려져 대중의 진지한 반응을 유발할 정도로 사회규범에서 일탈한 행동이
냄새가 다르다. 소격동이 도심 속의 한적함이 묻어나는 은근한 향이었다면 돼지머리가 일찌감치 관객을 반기는 낙원상가 입구는 국밥집 너머 시끌벅적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곳이다.지난 달 소격동에서 낙원상가 허리우드 극장으로 이사한 서울 아트시네마. 재개관 상영제 ‘시네필의 향연’이 펼쳐지던 지난달 28일. 새 보금자리에서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프로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