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과 애정을 담아 요리하는 길승희 사장.

 

  흑석동에는 유독 골목이 많다. 중앙대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진정한 ‘중대 맛집’은 복잡한 골목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홍천닭갈비 역시 골목 안 숨겨진 맛집 중 하나다. 홍천닭갈비의 위치를 알려주는 건 골목 입구의 노란간판 뿐이다. 그나마도 눈에 불을 켜고 찾지 않으면 스쳐지나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닭갈비 맛 좀 안다는 중앙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지나치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 


   홍천에서 태어난 길승희 사장(59)은 어려서부터 닭갈비를 좋아했다. 진짜 닭갈비 원조는 춘천이 아니라 홍천이라고 자부한다. “닭갈비가 타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길승희 사장. 그녀가 애정을 담아 볶아준 닭갈비에 우동사리를 넣어 먹는 것이 홍천닭갈비 최고의 인기 메뉴다. 칡냉면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여름에는 오직 냉면을 먹기 위해 가게를 찾는 손님도 있다.


  특별한 맛의 비결은 없다. “남들은 비법, 비법 하지만 좋은 재료와 정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길승희 사장은 닭을 비롯한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고집한다. 그 중에서도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그녀의 친언니가 직접 농사지은 것을 공수해 사용한다. 모든 음식과 육수, 양념은 길승희 사장이 직접 만든다. 그녀는 “다 사다 팔면 프랜차이즈와 뭐가 다르냐”며 “모든 음식은 내 손으로 직접 요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녀의 요리 철학 때문인지 홍천닭갈비에는 15년 이상 된 단골이 많다. 길승희 사장은 “처음 가게를 연 1993년에 입학한 학생이 지금은 애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는다”며 뿌듯해 했다. 입소문을 듣고 오는 신입생들도 적지 않다. 단골 학생들은 ‘후배가 새로 들어오면 제일 처음 홍천닭갈비에서 밥을 사주는 게 전통’이라며 매해 신입생 후배들을 데리고 온다. 그렇게 처음 홍천닭갈비 맛을 본 신입생들이 단골이 되고 또 후배를 데려온다. 


  길승희 사장은 20년 전부터 중앙대 학생들을 후원해왔다. 1990년대에는 매해 흑석동 상가번영회와 중앙대 풍물패가 공동으로 후원행사를 개최하고 그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내놨다. 지금은 정식으로 중앙대를 후원하고 있다. 학생들을 향한 그녀의 사랑이 닭갈비 맛의 또다른 비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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