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갓 입학해 처음으로 참석한 뒷풀이 자리. 처음 접하는 뒷풀이 문화에 새내기들은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뒷풀이에 참석하는 새내기들은 으레 선배의 손에 이끌려 고깃집으로 향하곤 한다. ‘삼겹살에 소주가 최고지’라는 선배의 말에 꾸역꾸역 고기와 술을 삼키다 보면 어느새 삼겹살 예찬론자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수많은 삼겹살 예찬론자들을 만들어 내는 고깃집들 한가운데 녹차생고기 대청이 있다.
 
 2004년부터 흑석동에서 영업을 시작한 대청은 중앙대생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찾는 고깃집이다. 매일 300명 가량의 손님이 찾는 대청은 매 학기 초면 수많은 단체손님으로 이른 시간에도 금새 만석이 되곤 한다. 주변에 수많은 고깃집이 있지만 항상 맨 먼저 가득차곤 한다. 
 
 대청의 문정자 사장은 손님이 많이 찾는 이유로 ‘맛을 지키기 위한 고집’을 꼽았다. 대청을 개업하기 전부터 30년간 음식점을 운영했던 그녀는 “한결같은 음식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다”며 “특별한 비법보단 신선한 재료와 청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벽증이라고 표현할 만큼 철저한 위생관리와 꼼꼼한 재료 선정이 한결같은 맛의 비결이다.
 
 고기를 양껏 먹고 나면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든다. 다른 고깃집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냉면을 주문하지만, 대청에선 냉면보다 ‘여기 볶음밥 추가요!’를 외치는 손님들이 많다. 문정자 사장이 직접 고안한 볶음밥은 고기만 먹기엔 허전한 한국사람들의 식성과 볶음밥을 좋아하는 젊은 층의 기호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최적의 재료와 배합비율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진 대청의 볶음밥은 다른 고깃집의 냉면에 질린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주변 고깃집들이 너도나도 볶음밥을 메뉴에 올리고 있지만 대청 특유의 맛을 따라가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가게를 확장하거나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문정자 사장은 손사래를 쳤다. 당초 대청 옆에 위치한 고깃집도 문정자 사장이 운영하던 가게였다. 하지만 두 가게를 동시에 신경쓰다 보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옆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됐고 현재는 대청의 운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녀는 “돈을 많이 버는 것 보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정자 사장이 있는 한 대청을 찾는 손님들에게 ‘맛이 변한 것 같다’는 말은 듣기 어려울 것 같다. 신선한 고기와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볶음밥이 생각날 땐 녹차생고기 대청을 찾아가보자.
 
이현규 기자 HGyu@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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