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다이어리

첫 번째 상담
속궁합이 안맞아요


언니, 속궁합이란게 별스런 걸까요? 사귄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얼굴 보면 좋고 설레는데, 성관계만 하면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나 고민되요. 내가 유별난가 싶다가도 오르가즘 없는 성관계를 지속하자니 걱정되요. 저는 연인사이에 있어서 성관계도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예전엔 다 좋아 보이던 남자친구가 점점 다르게 느껴지네요. 이런 내가 나쁜건가.. 마음도 맞고 성격도 잘 맞지만 속궁합은 꽝인 남자친구. 계속 사귀어야 할까요 아님 헤어지는게 현명한 건가요? 또 속궁합도 노력하면 맞춰갈 수 있는 문제인가요? 도와주세요 언니.
섹스를 함으로써 욕구를 해소하는 것 이외에 여성은 섹스를 통해 조금 더 풍부하고 충만한 감정을 느끼고자 합니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것이지요. 상대의 테크닉이 약간 부족하더라도 그런 감정들이 잘 공유되고 전달된다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여성의 사랑이 가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호르몬에 의해 좌우되고, 아무리 잘 가꾸더라도 초반만큼의 열정을 유지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감정으로 받아들이던 것이 하나둘 불만사항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 시점에서 섹스에 대한 불만도 함께 부각이 되지요.
1년 정도 사귀었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몇 번의 섹스를 했나요? 속궁합이 맞지 않다고 고백해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서로의 몸을 맞춰갈 충분한 섹스를 해보지도 않은 채 “그 남자는 나랑 맞지 않고 별로인 것 같아요.” 라는 말을 성급하게 내뱉더군요.
“100번 하고 와서 다시 말해요. 한 번 할 때마다 2번씩, 일주일에 2번 이상, 그렇게 100번 하고 난 뒤에 별로라면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해요.” 그리고 덧붙이지요. “섹스를 하는 도중에 불만사항을 말하는 것은 분위기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내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아무런 요구도 해본 적 없죠?”
속궁합이라는 단어는 참 뭉뚱그려져 있어요. 아마 이 고민을 털어놓은 분도 대체 무엇이, 어떻게 불만스러운지 자기 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페니스가 작다고 느끼나요? 그의 사정이 빠른 가요? 삽입하기 전 애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나요? 스스로 어떤 것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느끼고 있다면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본인도 어떻게 해주는 게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인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는 아닐까요?
서로가 삐걱거리며 맞춰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숙함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려 든다면 장담컨대 누굴 만나도 만족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노련하고 여자를 잘 다룰 줄 아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섹스는 너무나도 사적인 영역의 일이기에 개인마다 쾌락의 지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남자들도 미칠 지경이겠지요. 여자의 몸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처럼 막막하고 불안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 받는 것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잘 할 순 없죠.
남자친구가 뭐든 알아서 해주길 바라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섹스의 즐거움은 남자가 여자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섹스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가 아닙니다. 나의 즐거움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요. 밝히는 여자로 보일까봐 요구사항은 말하지 못하면서 요조숙녀인 척 하는 것? 그러면서 뒤로는 이런 불만을 품는다면 이율배반이지요.
남자들은 오히려 사랑하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알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 걸 말했을 때 “네가 이런 여자인지 몰랐어.”라고 반응하는 멍청한 남자라면 그때야 말로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지요.

솔로든 커플이든 상관없다. 연애, 사랑, 성에 대해 중앙인의 솔직한 고민을 듣는다. 고민의 짐을 덜고 싶은 중앙인 누구든지 상담 가능하다. MIYONI@cauon.net
김현정 칼럼니스트: 현재 <일간스포츠>에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현재 자신의 블로그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 com)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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