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다이어리


스킨십 진도, 종점을 찍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여자친구는 21살이고 교제한 지 300일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스킨십의 최고점인 성관계까지는 아직 당도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고 싶은 게 아닙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여자이기에 더 깊은 관계를 갖고 싶다는 마음에서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그녀가 나와의 관계가 오래갈거라 생각지 않는건지, 그래서 더 깊은 스킨십을 꺼리는지 걱정스럽습니다.     -기계공학부 K군

수많은 남학생들이 K군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괴로워하고 있겠지요? 우선 21살 여자친구에게 섹스란 두려운 일이랍니다. 호기심은 충만해 시청각 자료를 통한 간접 경험이 있더라도 그게 왜 좋은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겁니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섹스란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것 같겠죠. 남자친구는 이런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도를 뺄 생각만 가득합니다. 마음은 심란해집니다. 딜레마에 빠진 상태에서 여자도 생각합니다. 섹스를 하는 게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 손해가 아닐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됩니다. 연애나 사랑이 헌신으로만 이뤄진 건 아니죠.
24살 K군. 여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한다고 했죠? 결혼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격차는 아주 크답니다. 결혼이라는 말로 K군이 가진 책임감을 드러내고 싶었겠지만 그런 말은 허황되고 무책임하게 들리죠. 결혼이란 말로 여자를 안심시키고 현혹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요. 섹스하려고 덤벼들면서 “사랑해”라는 말을 쏟아내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차라리 속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섹스에 대한 보답을 약속하세요. 남자가 여자에게 괜히 선물공세를 펼치는 게 아니랍니다. 호의를 베풀어 상대에게 빚을 진 느낌을 갖게 만들어 설득하는 거죠. 물론 그런 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여자들도 있을 테니 조심해야 할 겁니다.
자, 이제 K군도 저울질을 해봅시다. 지켜줘야겠다면 결혼할 때까지 참으세요. 단순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건 싫죠? 연애를 하는 지금 이 상황에서 여자친구와 섹스를 하고 싶은 거잖아요?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그렇다면 여자친구에게 강력하게 요구하세요. 섹스를 요구할 때에는 어떤 안전한 장소에서 섹스를 할 예정이며, 콘돔도 준비하고 피임을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도 해야겠죠. 그런 현실적인 계획 없이 캠퍼스의 으슥한 벤치에 앉아 은밀하게 스킨십을 나누다가 너랑 하고 싶다고 하면 어느 누가 ‘그래! 우리 하자!’라고 외쳐주겠어요? 그렇게 제안했음에도 거부 의사만 밝힌다면 K군도 선택을 해야 할 차례인거죠. 이 연애 관계에서 섹스를 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죠. 그러나 섹스가 없는 연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관계를 종결시키는 게 두 사람을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옳은 선택이겠죠.
덧붙여 섹스를 하는 게 종점일 거라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네요. 아마 그런 마음, 섹스만 하면 볼일 다 봤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여자들은 더욱더 몸을 사리게 되는 겁니다. 섹스는 시작하는 순간, 대우주로의 탐험이 시작되는 겁니다.

-연애, 사랑,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듣습니다. 중앙인 누구든지 상담할 수 있습니다. Sdiary@cauon.net
-김현정 칼럼니스트: 현재 <일간스포츠>에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자신의 블로그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f_ckingSpecial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