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기만 한 섹스, 계속 해야 하나요? 2년째 사귀는 남자친구와 처음으로 섹스를 했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처녀막이 터지며 피도 났습니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근 제대로 된 섹스를 했어요. 그런데 섹스를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 아직도 너무 아프기만 하고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저는 몸의 대화도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섹스 요구를 거부할 자신이 없습니다. 섹스는 저에게 고통입니다.                   -사회대 K양

사람들은 섹스에서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섹스를 막 시작한 여자들은 대체 이게 뭐가 좋다는 건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내게 반응하는 그 사람의 몸이 궁금하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간질간질한 느낌을 참을 수 없어서 섹스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더욱 그러할 테지요. 내 남자친구의 욕구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배려 넘치는 마음으로, 내키지는 않지만 여자친구이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섹스를 시작했다면 좋을 리 없죠. 그건 당연합니다. 아무리 섹스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났다고 해도 처음부터 섹스라는 게 성교통 없이 신나고 즐거울 리 없거든요. 하지만 애정이 그 아픔을 감수하게 만들어주긴 합니다.
키스하고 몸을 더듬던 수준을 넘어서 ‘삽입’이라는 행위가 시작되면 여자에게는 따분함과 고통의 시작입니다. 처음 섹스를 하는 여성의 경우에 한 번에 삽입이 성공하는 경우도 드물죠. K양처럼 몇 번의 실패는 기본이고 삽입을 하더라도 아플 뿐이죠. 뻐근한 골반통과 타박상까지 당하며 ‘내가 왜 섹스를 하는 건가?’ 싶습니다.
게다가 남자들의 태도를 보세요. 삽입 후에는 정신이 없어요. 자신의 쾌락에만 몰두하죠. 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미가 없어지고 흥분도 덜 되고 자연스럽게 질에서 분비되는 체액도 줄어듭니다. 그것도 모른 채 격렬하게 피스톤 운동만 해대는 남자를 보면 발로 차버리고 싶은 충동이 밀려 올라옵니다. 차라리 터치섹스만 하던 시절이 낫다 싶죠.
남자들은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경험이 없는 남자라면 미숙하고 성급하고 서툴기만 합니다. 남자들은 사랑하니까 체온을 나누고 싶고 좀 더 깊이 친밀해지고 싶다고 말하면서 삽입 후에는 정신줄을 놓아버리죠. 그들 말대로 삽입이라는 행위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삽입 후에 키스를 하고, 몸을 만져주고 애틋하게 바라 봐줘야 하는데 그런 건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들도 어떻게 해줘야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겠죠? 그렇다면 알려주어야겠죠. 아프기만 한 섹스를 참고 여러 번 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분간은 삽입한 채로 가만히 있어달라고 하세요. 움직이더라도 부드럽고 천천히 해달라고 요구하세요. 꼭 삽입했다고 사정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죠. 사정할 정도의 쎈 자극을 주는 건 아직 힘들고 아프다고 하세요. 그 사람의 페니스와 K양의 질이 맞춰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말하세요. 빨리 움직이려고 하면 그의 허리를 꽉 잡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세요. 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들어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섹스를 한다고 항상 그리고 쉽게 오르가즘이 찾아오는 건 아니랍니다!

 

김현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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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칼럼니스트: 현재 <일간스포츠>에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자신의 블로그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f_cking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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