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2살의 천연기념물 여대생입니다. 키스조차 해본 적이 없어요.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은 있으나 오래간 적은 없습니다.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남자도 없었고요. 저는 남과 키스를 통해 혀를 맞댄다는 것 자체가 더럽게 느껴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저에게는 성적인 것 자체가 혐오스럽고 징그럽습니다. 제가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이젠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으로 야동 보기를 시도해봤지만 역겹게만 느껴지더군요. 현재 연상의 남자와 교제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고민입니다. 어려서부터 성교육도, 남자친구와의 교제도 있었던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저도 스킨십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경영대 B양

 

  이십대 초반 대부분 여성은 B양처럼 섹스를 생각하면 뭔가 두렵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성을 쉬쉬하고 성에 눈 뜨는 것을 나쁜 것인 냥 생각하는 잘못된 성 문화나 교육 때문이겠지요. 성행위라고 접하는 자료 역시 남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작된 야동이다 보니 덜컥 겁먹게 되고 혐오스럽다는 생각하게 되죠.
 

  스킨십이 싫다고 느낀 것도 B양이 원하지 않는데도 사귀는 남자 쪽에서 성급하게 서두르며 B양의 몸을 탐하려고 징징거린 탓에 거부감이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들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몸을 원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마음에서 일어나고, 연애하는 사이에서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섹스에 목숨을 거는 남자들이 싫다는 생각에 스킨십도 덩달아 싫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또래 친구들은 한둘씩 경험을 하기 시작하고 B양도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면서 등을 떠밀리는 기분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첫 섹스를 해야 할 나이 같은 것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 동안 사귄 남자들은 B양이 섹스를 결심하게 만들 정도로 B양이 가진 긴장감을 풀어주고 안심시켜주지 못한 겁니다. B양 스스로 섹스를 하고 싶다는 확고한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면 버티고 견뎌내는 게 맞습니다. ‘첫 섹스’는 절대 성급하게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섹스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세요. B양 스스로  어떤 섹스를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내가 섹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분명해야 선택지가 눈앞에 펼쳐졌을 때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경험과 연륜 그리고 욕구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은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였습니다. 세 가지 기준이 모두 만족될 때는 섹스를 해도 좋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단순해 보이는 이 기준도 생각보다 충족되기는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자신만의 명확한 선을 정해놓으면 원치 않는 상황에 휘말렸을 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답니다. B양도 자신의 기준을 세우면 막연하게 섹스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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