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란 곳이 참 재밌다. 200 가구가 모여 있어도 결국 하나의 출입구만 가진 이 폐쇄적인 공간은 그 때문인지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이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굳게 입 다문 사람들은 소통단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대사회 인간관계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본부의 2차 구조조정안 발표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1일 열린 1차 공청회가 파행으로 치닫는가 하면 조정안 해당 단대 교수·학생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학내 여론에 심상찮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1차 구조조정 때부터 4개월이 흘렀다. 당시 독문과·독어학과 등 세 개 학과 통폐합을 하는 과정에서도 각 학과와 본부 간 소통
학기 초 학교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어딜까. 카운터 앞에 길게 줄선 사람들이 임박한 수업시간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며 차례를 기다리는 곳, 바로 구내 서점이다. “일반서적들의 종류가 거의 없다. 어쩌다 들러도 교재만 구입하는 분위기라 빨리 나올 때가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이종희씨(국어국문학과 3). 실제 중앙대 구내서점을 찾아보면 강의 교재와 영어 관련
▲ 취임 2학기 째다. 이번 학기의 주요 사업은 지난학기 CAU2018의 구체화, 수도권 특성화 사업 유치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학기에는 10월 대학종합평가를 필두로 BK21 유치 등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 학기의 구조조정 성과나 수도권 특성화에 다른 160억원 지원금 수주 등의 결과에 힘입어관련 준비작를 서두를 계획이다. ▲2005년 상반기
박정희는 평소 마음이 약해질까봐 소설을 안 읽었다고 한다. 오직 강한 마음만으로 세상을 평정하고자 했던 전대통령의 남다른 습관이다. 하지만 역으로 이것은 소설의 힘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험난한 역사적 상황 속 민중들의 세세한 일상을 재현해 마음을 동하게 하는 글의 경우 좀더 힘을 갖는다. 꾸준히 시대와 문학에 관한 고민을 함께 해온 작가 황석영이
아르바이트. 학비를 벌기 위해, 혹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경험삼아 하는 하는 것? 난 업으로 삼고 있다. 세네개는 기본. 프리터족의 등장이다. ‘프리터’는 1987년 고용정보 업체인 리쿠르트사가 구인잡지 ‘프롬A'에서 한 가지 정규 직업이 아니라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을 명명해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aiter)의 합성
‘97년 중순 지금은 찾을 수 없는 핫도그란 프로그램으로 스키조를 모방한 적이 있다. 아뿔싸, 서버·전용선 이런 건 생각도 못해서 그냥 조용히 접은 아픈 추억이. 그 웹진 이름은 두톨(밤두알이 들어있는 밤송이)이다. 그때 성공했음 스키조와 쌍벽을 이루었을텐데. 결국 두톨이란 도메인만 아직도 갖고 있다.’ - 스키조 독자 정교준씨-1996년 6월. 학생들과
군대에 가기 싫어 손가락을 자른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서부터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의 명단 공개 여부까지, 병역 기피 현상을 둘러싼 일련의 논쟁들은 우리사회 병역 문제에 대한 원칙을 극명히 보여준다. 첫째, 일단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 둘째, 그게 안 되면 남도 반드시 가야 한다. 특히 잘 알려진 공인의 병역비리에 있어선 가차 없다. 연예인일 경우는 네티즌의
지난해 연말 시상식장, 저마다 어떻게 입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까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여배우들 틈바구니에 그녀가 있었다. 얼핏 보면 남자로 착각할 정도의 짧은 머리와 수수한 옷차림의 노희경 작가. 차림새 뿐만이 아니다. 그날 식장에서 최고 각본상을 받은 뒤 밝힌 수상 소감에도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전부. 훌쩍이던 여느
대방역 1번 출구 앞, 처음 나오는 골목길을 따라 50여 미터 들어가면 ‘서울여성플라자’가 나온다. 주변 아파트의 순이 엄마에게는 헬스나 에어로빅 등 싼 값에 운영되는 스포츠센터로 더 유명한 그 곳. 규모 있는 이 웅장한 건물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들어서기 전부터 골목 입구가 왁자
‘형님 저희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일찌감치 준비해온 큼지막한 현수막을 숙소 옥상에 붙여 놓고 밭에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농활지역 마을 분들의 한눈에 들어오라고 천 색깔도 노란색으로 골랐다.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다음 날 회관을 지나시던 한 마을 분이 호통을 치신다. “아니, 형님이라니. 이 마을에 학생덜 형님뻘이 있
또 한번 촛불이 켜졌다. 유행가에서는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찾는다’는 광화문 네거리지만 지난 2년간 그 거리의 꽃향기는 촛불 타는 냄새에 묻혀 버렸다. 가슴 깊이 그리워 찾는 것 정도가 공통점이랄까. 장갑차에 치어 숨죽은 미선이 효순이가 그리워, 강탈된 민주주의의 정의가 그리워 한 손에 촛불을 들고 말이다. 역시 향긋한 오월, 이번
여기 100명의 인물이 있다. 상사는 당신에게 이들의 신상 명세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사소하긴 하지만 당신의 능력을 보일 기회. 어떤 기준으로 그들을 나열할 수 있을까. 가나다순, 혹은 키순? 나이 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업이 그들을 대우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열거하다 보면 답은 하나다. 바로 학벌 순. 실제로 각종 합격자 공고에서 명단을 분류하는 방
변변한 간판 하나 없이 치과 옆 조그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연극협회. 연극판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이 비좁은 공간이 위치한 곳은 대학로의 끝자락 주택가다. 수류탄과 유혈 투쟁의 데모 공간이었던 대학로는 지금, 더없이 한가로운 시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구석구석의 건물 지하에는 수많은 소극장이 자리해 있다. 관객이 직접 찾
냄새가 다르다. 소격동이 도심 속의 한적함이 묻어나는 은근한 향이었다면 돼지머리가 일찌감치 관객을 반기는 낙원상가 입구는 국밥집 너머 시끌벅적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곳이다.지난 달 소격동에서 낙원상가 허리우드 극장으로 이사한 서울 아트시네마. 재개관 상영제 ‘시네필의 향연’이 펼쳐지던 지난달 28일. 새 보금자리에서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프로그래
봄 향기 물씬 풍기는 날, 흐드러지게 만발한 여의도의 벚꽃 길에 넋을 잃고 드라이브를 즐겼다면 이제 한강 다리를 건널 차례다. 칙칙한 쥐색의 철교마저 운치 있게 느껴지는 건 봄이 가진 힘. 하지만 시선을 조금 위쪽으로 옮겨보면 다리마다 설치되어 있는 굴림판이 눈에 들어온다. 위에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된 아이디어 장치라는 굴림판. 해마다 몇 명씩은
국제화를 표방하고 있는 추세에 맞게 요즘 국내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덕분에 한국의 해외 유학생들은 늘고 있는 추세. 하지만 유치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상기해야 할 부분은 이들의 추후 관리 문제일 것이다. 실제, 유치에는 힘쓰지만 관리 소홀로 외국인 학생들이 이탈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현재 중앙대에는 교환학생과 학부
한 가지만 잘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던 희망찬 포부의 이해찬 1세대는 불과 2년 만에 ‘저주받은 이해찬 1세대’로 변모했다. 2000년 갑작스레 바뀐 입시제도로 졸지에 역대 고3 사상 최저 학력이라는 오명의 족적을 남기게 된 그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교육 정책의 극적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식을 타국으로 떠나보내고 혼자 외로이 날개짓을 하는
마지막 하나 남은 장난감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날리는 아놀드슈왈제네거. 영화 <솔드아웃>에서 그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아들이 원하는 인기 장난감을 가지려 안간힘을 쓴다. ‘좋은 아빠’를 추구하는 수많은 경쟁자들과 경쟁에 경쟁을 거듭하며 말이다. 여기서 벌어지는 경쟁은 축구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치열한 육탄전과 다름 아니다. 경쟁
얼마 전부터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50년대 이후 한국 문화사를 픽션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교육방송의 ‘EBS 문화사시리즈’다. 존경하던 문인들이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재현되는 재미가 꽤 쏠쏠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사’라는 방대한 주제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빼놓지 않고 챙겨 보는 편이다.요즘 방영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