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운영방식 상이해
일부 대학에선 광역화 축소 동향

광역화 부작용 타대에도 존재
서강대, 다전공제도 잘 갖춰져

 
지난달 20일에서 26일까지 ‘서울캠 총학생회(총학)’가 진행한 ‘광역화 입학 학생 실태조사’에선 광역화 모집 학생의 상당수가 재입학 혹은 자퇴를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총학의 주최로 열린 ‘정시 광역모집단위 입학학생 1차 대토론회’에선 학생들은 광역화 모집이 가진 다양한 문제점과 그로 인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광역화 모집은 ▲성균관대 ▲서강대 ▲서울대 등 여러 대학이 선택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광역화 모집을 운영하고 있을까. 중대신문에서 광역화 모집의 현 흐름을 살펴봤다.
 
  광역화 모집의 형태
  중앙대는 2016학년도부터 ‘동일계·특성화고졸 전형’과 특성화 학문단위를 제외한 정시모집에서 7개 단대와 디자인학부(패션·실내환경/공예·산업·시각 디자인)를 대상으로 광역화 모집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의 경우 글로벌리더학부, 경영학과 등 25개 학문단위를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정시 및 수시모집 전형을 광역화로 시행하고 있다(전공예약제 미포함).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 등 계열별로 광역화 모집이 이뤄지며 이는 중앙대의 단대별 모집보다 범위가 넓은 것이다.
 
  반면 서강대는 ‘인문계’, ‘영미문화계’, ‘사회과학부’ 등 중앙대보다 좁은 범위인 학부단위에서 광역화 모집을 시행하고 있다. 광역화 모집은 수시모집 일부 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2016학년도에 들어서 ‘자연과학부’가 전공단위별 모집으로 전환되고 ‘EU문화계’, ‘동아시아문화계’ 등이 각각 하나의 학문단위로 통폐합 되면서 3개의 학문단위에서만 광역화 모집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는 1996년에 광역화 모집을 도입해 운영해오다 2013학년도부터 70%의 전공단위를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17학년도부터는 계속해서 광역화 모집을 시행해오던 ‘사회과학계열’마저 학과별 모집으로 변경하며 인문계열 등에서만 광역화 모집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고려대는 광역화 모집을 유지해오다 2014학년도부터 학과제 모집이 확대됐다. 광역화 모집을 시행하던 단대에서 적극적으로 모집방법 변경을 요구한 결과 정경대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단위에서 학과제 모집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마저도 2016학년도부터는 자유전공학부를 제외한 모든 학문단위에서 전공별 모집을 시행 중이다.
 
  타대 광역화 모집, 문제는 없나
  광역화 모집을 시행 중인 중앙대는 ▲소속감 결여 ▲가전공 쏠림현상 ▲본전공 진입에 대한 불안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광역화 모집으로 인한 여러 문제는 중앙대뿐만 아니라 타대에서도 안고 있었다.
 
  성균관대는 계열별로 모집된 신입생에 대해 임의로 가전공을 배정해 학생자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학과에서는 오히려 학생자치에 해가 되는 실정이다. 이희윤 학생(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은 “원하지 않는 가전공에 배정된 학생들은 학생자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몇몇 전공단위에서는 아예 1학년을 학생자치활동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어문계열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된 사교육을 받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희윤 학생은 “성적으로 인해 원하는 전공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2학년 때 원하지 않던 어문계열에 배정된 주변 학생들은 겨울방학 때 해당 전공과 관련된 사교육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전공교육의 부실화, 학문 간 연계 미흡이 광역화 모집의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학생들은 광역화 모집의 폐지를 주장했으며 특히 2009학년도에는 6개 단대에서 학과 단위 모집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대학본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고려대 역시 지난 2012학년도 5월 이과대와 문과대가 학교본부에 직접 학과제 전환을 공식 요청했고 다른 단대에서도 학과제 전환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개편방안을 수립했다. 당시 문제로 지적된 점은 ▲학과 간 서열화 ▲전공교육약화 ▲학과소속감 결여 등이었다. 특히 인기전공으로의 쏠림현상이 극심해 최소인원의 70%에 미치지 못하는 전공도 존재했다.
 
  광역화 학생에 대한 커리큘럼과 다전공제도 운영 상황은
  성균관대는 광역화 모집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복수전공의 진입장벽을 낮춰 광역화 모집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인원이 많이 몰리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통계학과 ▲국제통상연계전공을 제외(글로벌리더학부 등 9개 전공 신청 불가)하고는 복수전공 허용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아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성균관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공통 커리큘럼을 운영해 전공진입요건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전공진입요건으로는 ▲의사소통 4학점 ▲창의와소프트웨어 4학점 ▲글로벌 6학점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전공 관련 입문 강의를 개설해 계열 모집 학생들이 관심 있는 전공의 기초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계열에 속한 학생의 경우 ‘기초인문사회과학’을 15학점 이수해야 하며 자연과학계열과 공학계열, 정보통신계열은 ‘기초자연과학및수학’을 24학점 이수해야 한다.
 
  서강대는 타대에 비해 원하는 전공으로의 진입이 자유로운 편이기에 학생들의 불만이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별 모집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을뿐더러 성적과 같은 전공 진입 기준도 없어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다전공제도를 통해 학생들은 ▲계열 ▲모집단위 ▲인원 ▲성적 등에 제한 없이 본전공 외에 또 다른 전공을 최대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지현 학생(서강대 독일문화전공)은 “자신이 속한 학부 내에서는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 전공진입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강대는 전공 기초를 습득할 수 있는 전공예비과목을 두어 학생들의 전공 탐색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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