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필요한 학생에게는 특혜
저금리도 빚은 빚이다
신용등급·상환기준 주의해야
 
 
학자금대출은 당신을 빚쟁이로 만든다. 특혜받는 빚쟁이로.
 
20132학기 공시된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연 금리는 2.9%. 은행은 소득도 없고 자산도 없는 대학생들에게 대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사금융권에서는 한국장학재단과 아주 비슷한 2%대 이자를 월 금리로 챙겨간다. 연 금리로는 20~30%인 것이다. 소득과 자산이 있는 신용도 높은 사람도 연 금리 2.9%로 대출할 수는 없다.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라는 사회적 문제를 한쪽으로 치우고 보면 학자금대출은 대학생에게만 주어진 특혜다.
 
하지만 복잡하고 불완전한 제도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학자금대출은 공돈이 아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의 발표로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7%. 실질금리는 명목금리 2.9%에서 물가상승률 1.7%1.2%. 비교적 금리가 낮긴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이 밑지는 장사를 하진 않는다. 금리와 물가상승률은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고 단리로 아주 단순화시켜 계산해봤다. 1,000만 원을 학자금대출로 받은 학생이 3년 뒤 취직했을 때 갚아야 하는 돈을 현재가치로 계산하면 1,036만 원이다. 36만 원의 이자가 별 게 아니라고 느낀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선 3년 동안 물가는 상승하므로 3년 후에는 1,087만 원으로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한 데도 대출을 받는다면 이자로 낸 돈은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둘째, 기존에 신용거래를 해보지 않은 학생은 학자금대출을 하는 그 순간부터 신용등급이 생긴다. 이번학기 든든 등록금·생활비대출을 한 사회대 한 학생은 보통 대출을 하거나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은 학생은 신용등급이 없다학자금대출을 한 후 서민금융나들목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니 내 신용등급이 6등급이더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6등급은 결코 높지 않은 등급이다. 신용등급 7등급 아래로 내려가면 신용카드 발급조차 어려워진다. 대출과정이 손쉽고 금리가 낮다고 무턱대고 대출해 신용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든든 학자금대출의 상환기준소득은 전년도 4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2012년 상환기준소득은 1,728만 원이었다. 연봉이 1,728만 원 이상이면 기준소득 초과분의 20%를 의무적으로 상환해야만 한다. 문제는 졸업 여부와는 관계없이 상환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1,728만 원을 열두 달로 나누면 월급 144만 원이다. 만일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1년 동안 휴학하면서 월급 150만 원을 받고 일한다면 그 학생은 기준소득 초과분인 6만 원의 20%12천 원을 매달 의무상환해야 한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 제도는 대출이 불가피한 학생들에겐 최선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합리적인 선택지가 존재한다면, 낮은 금리에 이끌려 학자금대출을 감행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아무래도 밖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저금리인 탓에, 불필요한 대출에 뛰어드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학자금대출은 지금 당장 드러나는 부담이 적더라도, 결국 대출의 일종이다. , 학자금대출은 험하진 않아도 가지 않는 게 더 나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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