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중대신문 아젠다
가계곤란장학금 확대하자

▲ 학자금대출제도는 등록금 및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학생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중앙대에서 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15.5%로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사진 박가현 기자

비싼 등록금에 부모님의 허리가 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자식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질문의 대안으로 장학금에 주목했습니다.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파이의 크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장학금이라는 파이를 형평성 있고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누구에게 장학금이 우선적으로 배분돼야 할지 생각해봤습니다.

글 싣는 순서
①장학금 지급의 기준점이 움직인다    ②장학금 수혜 체감도를 높여라       ③학생 맞춤 장학금

 

무엇이 바뀌었나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는 인문사회계열 김지섭 학생(가명)은 장학금으로 감면된 등록금 고지서를 확인하고서야 한 숨을 돌렸다. 국가장학금과 중앙사랑장학금으로 등록금의 대부분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름방학동안 이번학기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꼬박꼬박 생활비를 모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살면서 혹시나 국가장학금에 탈락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생활비에 등록금까지 부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지섭 학생은 소득분위 1분위에 해당하여 국가장학금 225만 원과 중앙사랑장학금 1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학기에 중앙사랑장학금으로 50만 원을 받았던 것에 비해 50만 원 더 증가한 액수다. 김지섭 학생은 “중앙사랑장학금 지급 기준이 소득분위로 일원화된 후 나의 가정 형편을 보다 정확히 나타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사랑장학금 바뀌기 전에는 어땠나= 인문사회계열의 김소희 학생(가명)은 등록금을 마련하는 데 중앙사랑장학금을 크게 믿고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본인이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적장학금 등의 기타 장학금을 받고도 남은 등록금을 중앙사랑장학금으로 채워왔다. 김소희 학생은 200만 원이 넘는 중앙사랑장학금을 수혜 받은 적도 있다. 그런데 지난학기 김소희 학생이 받은 중앙사랑장학금은 약 45만 원이었다. 갑자기 크게 줄어든 금액에 망연자실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남은 등록금 70만 원을 내기 위해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생활 형편이 나아진 것도 아닌데 김소희 학생의 장학금을 책정하는 과정 중 무엇이 잘못된 걸까?


  개정 이전 중앙사랑장학금을 신청하기 위해선 학생이 지도 교수와 면담을 한 후 소속 계열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다. 지도 교수와의 면담 결과와 소득분위, 성적을 일정 비율에 따라 반영하여 교수 회의를 통해 장학금 수혜 여부와 금액이 결정됐다. 그러나 소득분위나 성적과 같은 지표 이외에 주관적인 정보가 개입되면서 적지 않은 허점들이 있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던 탓에 객관적이지 않았고 형평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도 많았다.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교수님과 대화만 잘 풀리면 몇 십 만 원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반대로 어려운 가정형편의 학생이 교수님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장학금을 적게 받은 경우도 있었다.


  또 계열에서 중앙사랑장학금을 주관할 땐 같은 소득분위임에도 불구하고 계열 및 학과에 따라 장학금액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장학금은 계열 및 학과 내 학생 수에 따라 일정 비율로 배당되는데 계열 및 학과마다 장학금 수혜 희망자 수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A학과에서는 학생들의 평균 가계소득이 높은 수준이어서 장학금이 절실히 필요한 학생이 많지 않다. 소수의 장학금의 수혜자는 소득분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소속 계열에 장학금 미대상자가 많기 때문에 일단 수혜자로 선정되면 많은 금액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B학과에서는 학생들의 평균 가계소득이 높지 않아 장학금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다. 때문에 1인당 받게 되는 장학금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학생지원처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학기를 기준으로 계열별 전체 재학생의 소득분위별 비율은 계열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계열 내 0분위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적은 계열과 가장 많은 계열의 0분위 학생 비율 차이는 0.35% 정도로 크지 않았다. 반면 10분위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적은 계열과 가장 많은 계열의 10분위 학생 비율 차이는 15.0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중앙사랑장학금 어떻게 변했나= 중앙대의 대표적인 가계곤란장학금은 중앙사랑장학금Ⅰ유형과 Ⅱ유형이 있다. 그 중 중앙사랑장학금Ⅰ유형은 각 계열에서 주관하여 학생의 경제적 상황, 학업성적 및 지도교수 면담을 통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대상자를 선발하는 장학 제도다. 한편 중앙사랑장학금Ⅱ유형은 지난학기 국가장학금Ⅱ유형 대상 대학에서 탈락한 데에 대한 방안으로 학생지원처가 추가 개설한 장학 제도다.


  중앙사랑장학금Ⅱ유형은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학생의 가정형편을 파악해 대학 본부가 지급한 반면 중앙사랑장학금Ⅰ유형은 지도 교수 면담에 기초해 장학금을 지급했다. 따라서 중앙사랑장학금Ⅰ유형이 비효율적이고 주관적으로 운영될 여지가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학기부턴 학생들의 경제적 형편을 가장 객관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소득분위 자료에 기초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중앙사랑장학금Ⅰ유형 제도가 변경됐다.


  더불어 이번학기부터는 중앙사랑장학금 지급창구가 단일화 됐다. 지난학기까지 중앙사랑장학금 대상자 선정을 각 계열 별로 실시해왔던 것에서 학생지원처가 담당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학기부턴 보다 효율적이고 형평성 있게 중앙사랑장학금 제도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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