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이 다 똑같지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의 착각이다. 클럽마다 혹은 지역마다 음악도, 테마도, 사람도 다르다.

 

  홍대, 젊은 열기 가득한 올카인드 클럽

  홍대하면 클럽, 클럽하면 홍대다. 떠올리기 쉬운 만큼 ‘첫 클러빙’을 홍대에서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많고, 가격이 싸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부담 없이 클럽문화를 접해보고 싶은 클럽 새내기라면 홍대로 가보자.


  많은 클러버들이 첫 클럽으로 코쿤을 추천했다. 파티플랜동아리 IM의 회장 이동현씨(철학과 2)는 “코쿤에선 익숙한 노래를 많이 틀어주기 때문에 클럽에 처음 가보는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코쿤은 원래 힙합 클럽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엔 대세에 맞춰 일렉트로닉이나 가요를 틀어주기도 한다. 최근 홍대에는 이렇게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모두 틀어주는 올카인드 클럽이 늘고 있다.


  할렘 역시 올카인드 클럽이다. 처음엔 힙합 음악만을 위한 클럽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선곡하고 있다. 엔비1, 엔비2와 연계해서 진행하는 트리플 데이로도 유명하다. 주말에 만오천원의 입장료만 내면 세군데 클럽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홍대라고 해서 힙합, 올카인드 클럽만 있는 건 아니다. 하우스 음악을 주로 하는 일렉트로닉 클럽 베라도 있다. 여성 고객을 위한 마케팅은 베라만의 특징이다. 사탕이나 선물을 주는 건 물론, 매주 토요일마다 남성 댄서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베라의 우한철 팀장은 솔직하게 고백한다. 일명 ‘입장 뺀찌’란 게 있다고. “슬리퍼나 트레이닝복처럼 성의 없는 차림의 손님은 들여보낼 수 없다. 대신 세련되고 멋진 손님들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 멋진 남녀와 불타는 밤을 보내고 싶다면 클럽 베라를 추천한다.

 

  강남, 일렉트로닉을 즐기고 싶다면


  뒤늦게 클럽을 알게 된 늦깎이 클러버에게 홍대는 좀 부담스럽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동생들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강남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강남 클럽에는 20대부터 3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강남 입성은 클럽 매스로 시작해보자. 정재화씨(공공인재학부 2)는 매스를 “강남 속의 홍대”라고 표현한다. 복장 부담도 덜하고 대학생이 많아 편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입장료도 싼 편이다. 12시 전에 도착하면 무료로 입장시켜주는 이벤트도 있다. 수요일엔 대학생, 목요일엔 여성들이 그 대상이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음악이 별로일거란 편견은 버리자. 클럽 매스는 강남의 일렉트로닉 클럽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으로, 5년 째 정통 일렉트로닉만을 고집하고 있다.


  미친 듯이 놀기엔 더블에잇도 좋다. 흔히 ‘팔팔(88)’이라고 불리는 더블에잇은 음악 속도부터 남다르다. 대부분의 클럽이 오픈 시간대의 음악 빠르기를 128bpm으로 시작한다면 더블에잇은 130bpm으로 더 빠르다.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음악은 더 빠르고 하드코어해진다. 보통 다른 클럽이 아침 6시 전에 문을 닫는 것과 달리 더블에잇은 아침 9시 30분까지 운영되는 애프터클럽이다. 다른 클럽에서 놀다가 집에 가기 아쉬울 때 이곳을 찾으면 질릴 때까지 춤출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클럽 엘루이가 좋다. 청담동에 있는 엘루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클럽 내부가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있다. 각 구역마다 음악이 다르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여러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유명 DJ나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하기 때문에 보다 좋은 음악, 신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 아티스트들이 공연하는 월드투어, 아시아게이트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이태원, 독특한 테마와 다양한 음악


  색다른 음악과 테마를 자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이태원이 딱이다. 이태원에는 온갖 이질적인 문화가 다 섞여있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외국인도 많다. 일렉트로닉과 힙합 뿐 아니라 팝, 펑크, 디스코, 재즈를 즐길 수 있는 클럽도 있다.


  이태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클럽 허브다. 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틀어주는데 과거엔 로코코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다. 허브 직원 성윤수씨는 인기 비결로 자유로운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을 꼽는다. “이태원 클럽들은 다른 클럽에 비해 복장제한도 덜하고 훨씬 자유롭다. 입장료도 12시 이전에는 만원으로 강남에 비해 저렴하다”는 게 성윤수씨의 설명이다. 괜히 이태원 프리덤이 아니다.


  스무평이 채 안되는 소규모 클럽들도 있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듯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클럽 유니온도 그 중 하나다. 크기도 작고 오픈한지도 3주밖에 안됐지만 손님은 제법 많다. 음악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클럽 영상을 제작하는 비디오아티스트 김아름씨(36)는 “음악하는 사람이 운영하는 클럽이어서 다양한 장르의 좋은 곡들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니온의 대표 임동욱씨는 코난이란 닉네임으로 알려진 현직 DJ로, 무엇보다 음악에 신경을 써서 운영하고 있다. 임동욱씨는 “트렌드만 쫓는 게 아니라 쏘울, 펑크, 디스코, 올드스쿨, 뉴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곡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주말마다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해 파티도 열고 있다.


  당신에게 꼭 맞는 클럽을 찾았다면 일단 출발하자. 불타는 금요일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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