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주어진 커리큘럼 
교재로 소화 못해
‘회계와사회’
난이도 조절 실패
네 차례 개정 이뤄져
 
 보통 공통교양 과목은 일정한 매뉴얼에 따라 강의를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과 학생들이 같은 수업을 듣기 때문에 강의표준화가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글쓰기’와 ‘회계와사회’ 과목에도 일정한 커리큘럼을 정해놓은 ‘강의진행표본’이 있다. 교재 또한 커리큘럼에 맞게 사용하도록 구성돼있다. 강사들은 주교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강의할 수 있는 내용은 한정돼 있지만 교재로 커리큘럼을 소화하기 힘들어 추가 자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교재의 활용도와 내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글쓰기Ⅰ」, 이론 중심 내용에 정작 ‘쓰기’ 못해= 지난해까지 글쓰기 수업은 이론 중심의 강의인 ‘글쓰기1’과 응용 단계인 ‘글쓰기2’로 나눠 진행됐다. 다수의 시간강사가 글쓰기 과목을 담당했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에는 강의표준화를 위한 워크샵을 열기도 했다. 글쓰기 과목의 경우 ‘강의진행표본’에서 교양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제시하고 있어 강사들이 다른 교재를 주교재로 사용할 수 없었다. 지난해 ‘글쓰기1’을 강의했던 시간강사 A씨는 “주교재인 「글쓰기Ⅰ」로 해당 커리큘럼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며 “책의 내용이 너무 이론적이어서 정작 ‘쓰기’ 활동은 못했다”고 말했다.
 
 시간강사 B씨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B씨는 “학교는 다른 교재 사용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방침에 따랐지만 교재 내용이 너무 딱딱해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또한 책의 내용에 대해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장지영씨(간호학과 2)는 “글쓰기 책에 사실상 글을 써보는 활동이 드물다”며 “그나마 있는 응용 단원에서는 초청장 쓰기와 같은 현실성 떨어지는 주제를 다뤘다”고 말했다. 「글쓰기Ⅰ」의 대표 저자인 임영봉 교수(교양학부)는 “교재에 학생들이 자가학습을 할 수 있는 연습문제가 부족하고 인용된 지문들을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 있다”며 “개정 과정에서는 이를 반영해 양질의 교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회계와사회’ 교재 개정해도 어려워= ‘회계와사회’ 과목에서 사용되는 「대학생을 위한 생활속의 회계」교재의 경우 ▲난이도 ▲한 학기 동안 다루기엔 방대한 내용이라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교양회계과목 교재는 2009년부터 매년 개정해왔지만 지난해까지도 난이도 조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대학생을 위한 생활속의 회계」의 대표 집필자인 정도진 교수(경영학부)는 “2009년 당시 전공 교수님들과 교양회계 책을 집필했지만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며 “지난해부터는 실제 강의를 진행하는 전담교수들과 교재를 집필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이번에 또 한 번 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재 내용이 방대해 강의 시간에 모든 부분을 다루지 못하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집필에 참여한 교수와 조숙희 교양학부대학장은 ‘강의에서 교재의 모든 부분을 다룰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이에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진도도 다 나가지 못하고 한 학기를 마쳤다”며 “교양회계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가운데 강의 내용이 방대하기까지 해 듣는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손근혜 기자 sonL@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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