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 정당화 될 수 없는 동성애의 혐오“군 동성애가 국방 전력을 약화시킨다.” 지난달 25일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한 말이다. 동성애가 국방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근거로 뒷받침되고 있다. 이성애 군인들이 동성애 군인들을 혐오하기 때문에 군대 내부의 단합력을 저해하고, 동성애자는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나 군복무에 적합
어린아이의 권리에어른의 책임을 지우다 서울대 학생과 대학본부 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에 치달았다. 서울대 학생 약 20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서울캠 시흥캠퍼스 철회와 성낙인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대학본부(행정관)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1일 대학본부는 직원과 청원경찰을 동원해 농성 학생들을 강제로 해산했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일부 학생과 청
변한 게 없다. 지난달 13일 대학본부는 교무회의 등 중요한 의결이 진행될 때 학생과의 소통 여부를 필히 확인하겠다고 총학생회장과 합의했다. 정말 ‘확인’만 있었다.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 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는 지난 4일에 열린 설명회뿐이었다. 그마저도 제도 집행은 확정된 사안이었다. 그런데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
“당신이 차를 끓여 누군가에게 ‘차 한잔할래?’라고 물었을 때 ‘그래 좋아!’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상대방이 차를 원한다는 걸 알아챌 수 있다. 그러나 ‘음, 난 잘 모르겠는데’라고 한다면 당신이 차를 끓이든 말든 상대방은 마시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또한 억지로 마시게 하는 일은 절 때 해선 안 된다. 만약 처음부터 거부의 의사를 표했다면 그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내 생각과 그대의 이해 사이에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의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고 업적은 유례없는 국민 대통합을 만들어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향한 국민 여론이 거세지면서 유행한 풍자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국민대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얼마나 센스 넘치는 풍자인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농담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겨 들을 수 없는 말이다. 일명 ‘국민대통합’이 담고
이번학기 기획부에서 직면한 학교 밖 세상은 아주 제대로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당연해서는 안 될 일들이 당연하게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죠. 지금까지 총 2번의 기획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기획의 방향에 대해 생각하면서 혹은 취재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망치들이
New Vision,선순환 구조 확립의 기회 지난 10년간 급진적인 발전을 추구한 대학본부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대학운영의 흐름을 뒤바꾸려 했다. 그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 간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서로는 서로를 온전히 설득해내지 못했다. 학내 구성원 간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대학의 각 주체는 점차 소통의 창을 좁혀갔고 그로 인한 오해와 불신은 중앙대의
중앙대를 사랑하는 당신께중대신문의 두 가지 답과 다짐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문득 당신 생각이 나는 요즘입니다. 2년 전, 잔뜩 긴장한 채로 당신을 만나러 편집국을 나섰습니다. 초짜 기자였거든요. 당신은 악의 없이 물었습니다. “왜 중대신문 기자를 하고 있니? 그냥 학교 다니지.” 애석하게도 이 물음에 답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회고록은 늘 인식 편향적이다. 회고록은 역사를 개인사로 치환시킴으로써 어느 정도의 객관성은 잃게 되지만 또 그만큼의 진실성은 확보한다. 역설적이게도 이 모순은 모순이 아니다. 객관적이지 않다는 게 곧 진실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회고록을 쓴다. 이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이 아닐지 몰라도 진실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2년 6개월 동안
근래 몇 주간 양캠은 선거 유세로 시끌했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및 각 단위 선거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새로 선출된 학생 대표자들은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안성캠은 이번주 중 대표자들이 탄생해 새로운 캠퍼스 풍경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다. 각 단위 후보자는 모두 그들만의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지난 3주간 선거기획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선 피선거권의 범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곤 한다. 최근엔 대선 유력 후보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피선거권이 합당한 지에 대해 언론들이 나서서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논쟁은 대의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이다. 선거를 통해 뽑힌 대표자는 자신의 권리뿐만 아니라 다른 주권자의 권리를 일부 위임받아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
학창시절 선거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나 개인의 역할은 투표장에서 한 사람분의 몫을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하면 어떤 조직이나 체제도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줄 알았다.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대통령은 국민이 지닌 주권을 대신하여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만 19
2002년의 그 날,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했던 7살의 나는 붉은 텔레비전을 보았다. 붉은 화면은 붉은 파도를 쏘아 보냈다. 그 파도는 몇 시간을 더 몰아쳤다. 서울광장의 시민들, 그리고 붉은 악마들은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함성을 질렀다. 그 장면은 숫기 없는 내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대체 시청앞 광장이 뭐길래’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해 대학이 동시다발적으로 시국선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현상이 있다. 고려대에서는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에 故 백남기 농민을 언급하고 민중연합당의 연명을 받았다는 이유로 탄핵안이 발의됐다. 서울대의 시국선언문은 ‘공화정’ 등의 단어가 사용돼 ‘글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 결국 철회됐다. 일부 학생들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스는 ‘인간은 모든 만물의 척도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인간의 생각은 각각 다르고 자기 편향적일 수밖에 없으며 인간은 그것을 곧 진리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척도에서 벗어난 것들을 무척이나 두려워한다. 척도에서 벗어난 무언가가 자신에게 위협적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이는 원초적인 생존 욕구
기자는 얼마 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여성혐오’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논쟁에 참여했던 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뜨거웠던 논쟁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죠. 그때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또 다른 친구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너희처럼 싸우는 것이 싫어서 여성혐오에 관해 입을 열지 않아.” 기자는 이 말을
지난 23일 중앙게르마니아 강연 취재를 다녀왔다. 허버트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을 주제로 한 독일어문학전공 김누리 교수의 강연이었다. 강의실에 들어서기 전까지 강연은 단순한 취재 대상이었지만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마르쿠제의 통찰에 감탄하며 빠져들었다. 순간마다 취재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놓칠 정도였다. 마르쿠제는 자본주의사회체제가 개인의 사유 능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중대신문에서 만나 본 온두라스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11살 아이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또 다른 11살 아이는 친아버지의 자식을 낳는다. 강간을 포함한 그 어떤 경우에도 중절은 용납되지 않는다. 거리의 가게엔 여성들이 진열돼 있고 남성이 여성을 거느리고 소비하
빈 의자와 마주하게 된다. 편집국은 고요했다. 6명이 2년여의 학보사 임기를 끝내고 2명이 개인적인 이유로 편집국을 떠났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야 굳이 새로울 것 없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나 지나간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편집국을 떠난 그 수많은 기자 중 어떤 이는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또 하나의 업(業)을 쌓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