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6.8 목 18:50
여론/칼럼수첩을 열며
광야: 우리의 눈을 잃지 말아다오
임지원 기자  |  jela04089@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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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4  15: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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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중대신문에서 만나 본 온두라스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11살 아이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또 다른 11살 아이는 친아버지의 자식을 낳는다. 강간을 포함한 그 어떤 경우에도 중절은 용납되지 않는다. 거리의 가게엔 여성들이 진열돼 있고 남성이 여성을 거느리고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곳 여성들에겐 인권이 없다.

  온두라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성인권 문제가 심각하다. 아직도 지구 저 반대편에선 할례가 ‘전통’이란 이름 하에 이어지고 있으며 인신매매와 성노예 등이 만연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낮은 여성인권은 고쳐야 할 문제다. 그동안 여성인권 문제에 대해 ‘과거에 비해 낫다’거나 ‘저들보단 낫다’며 눈을 가린 채 외면해왔지만 최근 성폭력, 몰래카메라 범죄 등 비상식적인 여성혐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여성혐오 범죄의 시발점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아니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전에도 여성혐오는 항상 있어왔고 여성인권은 항상 위협받아왔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단지 이를 ‘인식’하게 된 후에야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인식하지 못했던 과거엔 이것이 문제인 줄도 몰랐다.
 
  학문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의 현실은 어떠한가. 소위 명문 대학에서조차도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쏟아지고 있으며 새내기 배움터에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게임을 ‘재미’로 진행한다. 그 외에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수의 여성 비하 발언, 여대에 대한 프레임 등 대학가에도 여성혐오가 판을 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학기 중대신문에서 ‘학생자치와 여성들’ 기획을 준비하며 중앙대 여학생 133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학내에서 성차별적인 일을 겪은 적이 있나’는 질문에 무려 약 40.6%(5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들 중 50%(27명)은 사건 발생 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조명해야 문제가 비로소 ‘문제’로 대두된다. 이는 언론의 역할이다. 중대신문 역시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주간종합 신문과 교지가 담는 내용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문제의 경우 다양한 시선과 시각이 중요하다. 교지가 중앙대에 꼭 필요한 이유다. 녹지는 끊임없이 여성주의를 주창하며 학내외의 여성인권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교지는 최근 공간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이들을 잃는 것은 한 쪽 눈을 가리고 비틀비틀 걷는 것과 같다는 것을. 문제가 ‘문제’로 비쳐지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인식조차 하지 못할 때, 초인은 광야에 올 수 없다.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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