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리더의 도덕성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 임지원 기자
  • 승인 2016.11.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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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편집부장
학창시절 선거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나 개인의 역할은 투표장에서 한 사람분의 몫을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하면 어떤 조직이나 체제도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줄 알았다.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대통령은 국민이 지닌 주권을 대신하여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만 19세 이상이 되어 선거권을 가지게 되면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앵무새 교육을 받아왔다. 선거는 ‘성스러운 그 어떤 것’이었기 때문에 사소한 의문을 제기할 이유도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우리는 변함없이 선거를 통해 리더를 선출했고 5년 마다 반복해 봐야 하는 비참한 정권의 말로는 개인의 부패로 치부됐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지난 12일 100만 명이 광화문에 집결했다.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시민들은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형성되면서 국정이 마비됐다.
 
  이번 사태는 행정부의 수반이자 대한민국 국가 원수로부터 비롯됐다. 리더 한 사람의 잘못으로 국가 전체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이번 선출자도 기존 선출자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부패해버렸다.
 
  이는 오롯이 대통령 개인의 부패라 할 수 없다. 또한 비선 실세의 국정농락 때문만이라고도 할 수 없다. 리더와 수뇌부를 향해 제대로 된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혹은 현 체제 자체가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시발점이 되었던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 역시 부패한 권력에 동조한 수뇌부의 문제로 발생했다. 수뇌부가 눈을 감아주지 않았다면 발생하기 힘든 일이었다.
 
  현행 체제의 견제 시스템은 고장 났다. 국정감사도, 검찰도, 국회도 사후대책을 논의했을 뿐이지 부패의 근본을 잘라내지 못했다. 권력에 대한 견제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지난 우병우 전 수석의 황제 수사 논란을 보라. 어떤 권력이 권력의 부패를 막고 있는가. 과연 어떻게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될지 의문이다.
 
  이에 우리는 선출된 리더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주권을 성실히 행사하고 있는지, 개인의 이권을 위하여 민주주의의 가치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현 체제가 정말로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의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민주주의의 끝은 선거가 아니었다. 리더가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매번 리더의 도덕성이 훌륭하기만을 기원해야 할 수밖에 없다. 비록 스스로 잘못을 저질러 묻히긴 했지만 진지하게 개헌론에 대해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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