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는 사진으로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카메라 뷰파인더로 세상 속 '뷰'를 포착하는데요. 이번엔 노인의 다양한 취미·여가 활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가 활동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죠. 특히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노인의 취미·여가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노년기 대부분의 시간이 여가 시간인 만큼 좋아하면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활동으로 그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 주위에도 주도적으로 여가를 계획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사진부는 그 열정 가득 담긴 현장을 뷰파인더로 들여다보았습니다. 

글·사진 최예나·문준빈·임영진 기자 yesme@cauon.net 

 

보라매공원에서 노인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고 있다. 한 치 양보 없이 이루어지는 대국은 사뭇 진지해 보인다. 장기와 바둑은 깊은 생각을 요하고 두뇌를 활발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할 겸 집 밖으로 나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노인들 덕에 이곳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글·사진 임영진 기자
보라매공원에서 노인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고 있다. 한 치 양보 없이 이루어지는 대국은 사뭇 진지해 보인다. 장기와 바둑은 깊은 생각을 요하고 두뇌를 활발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할 겸 집 밖으로 나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노인들 덕에 이곳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글·사진 임영진 기자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를 졸업했다.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5132만 5329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973만 411명으로, 고령화율로 환산했을 때 약 19%이다. 초고령사회 기준인 20%에 단 1%가 부족한 수치다. 더군다나 평균 수명도 길어진 지금 노인의 여가 및 취미 활동은 어떤 중요성을 가질까. 집 밖으로 나온 노인들이 어떤 여가 생활을 즐기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인생의 휴식기에서 인생의 활동기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 2072년’에 따르면 고령인구 구성비가 2025년 20%에 도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노상은 교수(오산대 사회복지상담학과)는 고령화의 가속화를 우려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정책화된 2008년 이후 노인인구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통칭하는 베이비부머가 노인 세대에 들어오며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더불어 생애 주기가 길어짐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계획하는 노인층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에 대한 응답은 취미·여가 활동이 약 37.7%로 가장 높았다. 노상은 교수는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와 여가 활동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뉴시니어’·‘액티브시니어’ 등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는 베이비부머가 늘어나고 있어요. 취미·여가 활동은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독감을 긍정적으로 해소하는데요. 사회적 역할을 상실해 가는 노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죠.” 

달마노인게이트볼장에서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다. 게이트볼은 망치 모양의 스틱을 이용해  세 군데의 게이트에 공을 차례대로 통과시키며 점수를 획득하는 경기이다. 황안섭씨(77)는 게이트볼이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걸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어 힘이 들지 않아 노인들이 많이 선호하죠.” 이들은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글·사진 임영진 기자
달마노인게이트볼장에서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다. 게이트볼은 망치 모양의 스틱을 이용해 세 군데의 게이트에 공을 차례대로 통과시키며 점수를 획득하는 경기이다. 황안섭씨(77)는 게이트볼이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걸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어 힘이 들지 않아 노인들이 많이 선호하죠.” 이들은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글·사진 임영진 기자

 

장이야 멍이야 게이트볼이야 

  노인들은 다양한 여가 활동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여간다. 보라매공원에선 많은 노인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박영모씨(75)는 공원에 100여 명이 넘는 노인들이 모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의 묘미가 아주 대단합니다. 치매도 예방되고 집에서 공원까지 오면서 운동도 돼요.” 

  흑석동에 위치한 달마노인게이트볼장에도 노인들이 모였다. 당구와 골프를 적절히 섞은 구기 종목인 게이트볼은 다른 운동에 비해 체력과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노인들에게 인기다. 달마노인게이트볼장 회원인 권오예씨(76)는 “다들 나이도 비슷하고 쉬면서 게임을 하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다”며 “운동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고 몸도 젊어지는 기분이죠.”라고 말했다. 차상학씨(85)도 함께 게이트볼을 즐겼다. “경기하며 멀리 있는 공을 맞힐 때 아주 재밌고 기분이 상쾌합니다.” 

  모든 사람은 늙기 마련이기에 행복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연정 교수(사회복지학부)는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며 노후의 여가 생활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곤·질병 등을 대비하는 ‘노후준비’에만 집중하다 보니 여가·대인 관계 등 ‘노후준비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길면 약 30년을 노인으로 살아가게 될 전기 고령자들이 비재무적인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죠. 노인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로서 여가 생활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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