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김영하 씀) 
우주현 동아리원(서양화전공 4)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소설 『오직 두 사람』이 떠오릅니다. 3~4년 전 주변에서 추천을 받아 우연히 읽게 된 책인데요. 당시 책을 읽으며 슬픈 감정이 차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자인 김영하 작가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 등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많이 쓰는데요.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은 난방비를 걱정하게 되고, 때론 매서운 한파로 목숨을 잃기도 하잖아요. 이 작품에도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의 사각지대를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어요. 
  책은 7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돼 있는데요. 그 중 <오직 두 사람> 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에는 홀로 딸을 키운 아버지가 등장해요. 훗날 딸과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딸은 집을 나가 다른 남자와 가정을 꾸리죠. 그러던 중 딸이 아버지에게 한 아기를 보냅니다. 딸에 이어 아버지가 홀로 두 번째 아기, 즉 손자를 키우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씀)
이승원 동아리원(의학부 3)

1979년에 정호승 시인이 펴낸 시집입니다. 날씨가 추워질 때면 이 시집에 수록된 작품 중 <겨울강에서>라는 시가 생각나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많은 시를 접하게 되잖아요. 당시 시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고 여러 시를 읽다 우연히 접하게 된 시입니다. 
  ‘겨울강 눈보라에 내 몸이 쓰려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에요. 문학작품에선 흔히 고난과 시련의 시기를 ‘겨울’에 비유하는데요. 부정적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화자의 강인한 의지가 돋보이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는 구절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의지를 갖게 되죠. 
  이 작품은 주변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시를 읽으면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추천한 작품 말고도 정호승 시인이 쓴 좋은 시가 많으니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씀)
우영서 동아리원(경영학부 3)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첫 문장이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기차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옴과 동시에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설경을 생생히 묘사했죠.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이 책이 생각나요. 
  특히 눈이 오는 상황을 ‘바닥이 하얗게 물들었다’고 표현한 게 가장 인상 깊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재밌고 예쁜 표현에 집중해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겨울을 좋아하거나 아기자기한 소품샵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설국』은 1935년 『문예춘추』 등의 잡지를 통해 연재된 일본 고전문학입니다. 여러 잡지에서 연재되던 연작 형태의 짤막한 단편을 모아 발행한 책인데요. 그렇기에 줄거리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죠. 이야기 흐름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작품 내에 드러나는 겨울의 분위기를 느끼며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 씀)
이현빈 동아리원(경영학부 2)

겨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자 지난 시간과 작별하는 계절이죠. 쓸쓸한 작별과 떠나보냄이 있는, 겨울 특유의 계절감을 잘 표현한 소설입니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렇게 썼다.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미래에 대해서는 ‘아마도’다, 라고. 그러나 우리가 걸어온 암흑을 되돌아볼 때, 거기에 있는 것 역시 불확실한 ‘아마도’뿐인 것 같았다. 우리가 확실하게 자각할 수 있는 건 현재라는 한순간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조차도 우리의 몸을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다.’
  소설의 결말 부분에 위치하면서 제게 씁쓸한 여운을 준 문장입니다. 내면에 확고히 자리한 과거는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데요. 그렇기에 우리는 스쳐 지나가는 과거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대로 놓아줄 필요가 있죠. 이 책은 과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무를 수 없는 결별을 앞두고 있거나 겪고 있는, 혹은 무언가를 놓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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