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활동을 진행하는지. 
  “매주 화요일엔 동아리원의 글을 익명으로 공개해 감상을 나누는 ‘문향’을, 매주 목요일엔 글쓰기 실력 향상을 목표로 주제 글쓰기 등을 진행하는 ‘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향은 오랜 역사를 가진 활동인 만큼 문학동인회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죠.  
  문집도 제작하고 있는데요. 문집에 글을 싣기 전 서로의 글을 비평하는 합평회를 진행합니다. 이때 합평을 받은 글에 직접 그린 그림을 더해 교내에서 5일간 시화전을 열죠. 이외에 소모임 활동으로는 단체채팅방에 매일 하나씩 창작 글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일일문’과 타지역에 나가 함께 글을 쓰는 ‘창작여행’ 등이 있습니다.” 

  -타 동아리와 다른 문학동인회만의 특징은. 
  “글 쓰는 사람들이 모였다 보니 모두들 상상력이 풍부한 편입니다. 이상하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납득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죠.(웃음) 가끔은 동아리원들과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어딘가에 있을법한 소설을 쓰기도 해요. 
  글은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동아리에서 서로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타인을 보다 잘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것 또한 문학동인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방에 노트가 굉장히 많다. 
  “문학동인회는 1969년부터 시작됐는데요. 그렇다 보니 동아리방에는 1980년대 선배님들께서 쓴 글까지 남아있죠. 가끔 손에 잡히는 대로 펼쳐서 읽다 보면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을 글로써 마주하게 됩니다. 사회에 나가면 글을 쓰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 글을 나눌 기회가 없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동인회 동아리원들은 글을 통해 서로 이어져 동문과 교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글을 쓰고 있나. 
  "요즘 들어 항상 새로운 것을 쓰려고 합니다. 그동안 써보지 않았던 글을 시도하거나 새롭게 경험한 것들에 관한 감상을 풀어내고자 하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 글에서 공통적인 특징이 보이곤 하는데요. 그런 점들은 저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이 있다면. 
  “최근에 쓴 시 <교실 천장에는 지렁이들이 무성하게 붙어있다>입니다. 곧 문집에 실릴 시죠. 종종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원하던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그의 시선에서 쓴 시라고 생각해 가장 마음에 들죠. 또 몇 년 전 문집 표제작이었던 시 <조각고래>도 좋아합니다. 고래와 바다를 활용한 표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곧 시화전을 진행한다고. 
  “단순히 시를 쓰는 것과 시화를 그려 전시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신의 글을 다수에게 공개하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글에 맞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죠. 그 때문에 동아리원들이 시화를 그려 전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동아리원들과 관람객 모두가 시화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준비하고 있어요. 
  시화전에서는 포스트잇을 통해 의견을 받고 있는데요. 연애(延愛)라는 시에 달린 의견이 기억에 남습니다. ‘각자의 마음의 온도가 음료의 온도와 같을까 나는 두려워진다. 나의 뜨거워진 마음이 너에게는 부담일까 봐. 이어진 호흡기에 내쉬는 나의 뜨거운 사랑의 숨결이 너의 음료에 담긴 얼음을 녹여버렸으면 좋겠다. 너의 마음도 그와 같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인상 깊었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앞으로 남은 일정인 시화전·문집제작·동문의 밤을 무사히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죠. 그밖에 겨울방학 때 글쓰기와 관련된 새로운 활동을 해보려고 시도 중입니다.” 

  -문학동인회로 5행시를 짓는다면. 
  “학을 보고 서로를 담은 우들은 각자의 선으로 길을 써나갑니다. 연은 활자가 돼 꾹 눌렸다가 언젠가 상할 적 살아나 다시 이어질 겁니다.” 

  -나에게 문학동인회란. 
  “한겨울의 따뜻한 이불 속 같은 곳입니다. 동아리방이 안락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종종 동아리원들로부터 체온과는 다른 온기를 느낄 때가 있거든요. 편안하고 포근해서 아직은 나갈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