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김민섭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 
•문학비평: 김범창 학생(영어교육과 4) <시(詩)집(家)> 
•영상비평: 강유나 학생(문예창작전공 2) <수많은 세계를 지나 우리에게로> 
•사회비평: 서정민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 <기술 혁신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중대신문이 개최한 제11회 수필 및 제17회 비평 공모전은 수필, 문학비평, 영상비평, 사회비평 부문으로 구분해 5월 7일까지 작품을 받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는 수필 21편, 문학비평 9편, 영상비평 4편, 사회비평 2편을 비롯해 총 36편의 작품이 응모됐습니다. 심사는 예심과 본심으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수필·문학비평 예심 심사는 정홍수 교수(문예창작전공)가 진행했습니다. 수필·영상·사회비평 예심 심사는 한승우 교수(교양대학)가 맡았습니다. 예심을 통과해 본심에 진출한 작품은 수필 10편, 문학비평 3편, 영상비평 1편, 사회비평 2편이었습니다. 

  본심은 부문별로 진행했습니다. 수필은 류신 교수(독일어문학전공), 문학비평은 이경수 교수(국어국문학과), 영상비평은 박명진 교수(국어국문학과), 사회비평은 백승욱 교수(사회학과)가 담당했습니다. 최종 심사 결과 모든 부문에서 당선작이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총 30편이 접수된 제10회 수필 및 제16회 비평 공모전보다 많은 응모가 이뤄졌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모든 학생분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더불어 심사를 맡아주신 모든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움츠려 있던 세상 밖으로 나와 목소리 내길

수필 부문 
수필 부문 응모작은 모두 21편이었다. 수필은 형식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쓰는 산문을 일컫지만, 이때의 ‘자유로움’은 그리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쓰려고 하는 주제나 대상에 대한 충분한 숙고가 없다면, 글은 길을 잃고 표피적인 생각과 느낌의 나열에 그치기 쉽다.  

  또한 자신이 쓰려고 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 나눌 만한 생각이나 경험인지 거듭 되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본심에 올린 글들은 어느 정도 문장의 기본을 갖추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보낸 유년의 시간을 잔잔히 반추한다든가, 낯선 외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꼼꼼히 되새기고, 자신의 환부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자신만의 인생관을 피력하는 그 글들에는 소박한 대로 생각과 느낌을 밀고 나가며 찾아낸 언어의 길이 있다. 

 그 언어의 길이 좀 더 생생하고 구체적인 공감의 표현에 이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생각과 말을 가다듬는 노력을 더 기울이기를 바라면서 격려와 기대를 담아 본심에 올린다.  

문학비평 부문  
문학비평 부문에는 모두 9편이 응모했다. 단순한 독후감 수준에 그친 글들도 있었지만, 문학비평이라는 특별한 글쓰기에 대해 나름의 공부와 천착을 보여주는 글들을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본심에 올린 3편은 어느 정도 문학비평의 형식에 근접한 글들이다. 그런 가운데 나름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해석을 시도하려고 한 점을 높이 샀다.  

  김용택의 시를 분석한 응모자의 글은 ‘시집’을 ‘시(詩)’와 ‘집(家)’으로 나누어 해석한 아이디어를 시인의 시 세계를 나름으로 구조화하는 데까지 밀고 나가면서 문학비평의 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 구조화가 시의 개별적 형식들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의문은 가지만, 참신한 해석적 시도는 높이 사줄 만했다.  

  한강의 소설을 분석한 응모작은 평이한 대로 작품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정직하게 기술하고 있지만, 소설 텍스트의 내밀한 형식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찾지 못한 것 같다. 김구용의 시를 독특하게 해석하고 있는 또 다른 응모작은 시의 난해성을 제대로 감당 못 하고 난삽하고 현학적인 글쓰기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긴 해도 이만한 정도의 자기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비평적 시도다. 이 3편을 본심에 올려 비평적 글쓰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격려하기로 한다. 

영상비평 부문 
영상비평 부문은 최신 상영작부터 독립 영화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두루 언급되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이 분석되었다. 공모작 모두 영화의 주제 의식을 도출해 내는 관점들이 적확하고, 텍스트를 예리하게 분석한 흔적들이 돋보였다. 그러나 비평문으로 가지 못한 채 감상문에 머물러있거나, 주어진 분량을 올바르게 인지하지 못하고 미달한 수준에 있는 작품들이 많아 안타까웠다. 거듭되고 있는 조언이지만, 주어진 형식과 조건에 맞추는 것이 공모전에 도전하는 첫 발걸음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소외된 것, 힘없는 작은 대상,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될 수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글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누군가와 공명하기 위해 노력한 점에 찬사를 보낸다. 글을 읽는 내내 많은 색깔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그림을 보는 마음이었다.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들을 글로 작성하면서 타인과 함께 나누려는 시도가 지금처럼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비평 부문 
작은 편수가 공모되었지만, 모든 작품이 예심을 통과할 만큼 수준이 높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장 주춤했던 것이 사회비평 분야였음을 생각해 볼 때, 미시적인 개인의 영역 안으로 움츠려 있던 모든 이들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와 주변의 변화를 찾아내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불통을 자양분 삼아 거대하게 자라난 ‘혐오’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했고, 최근 열풍을 불러온 ‘챗GPT (ChatGPT)’에 관한 막연한 공포나 무지한 낙관론에 맞서 훌륭한 근거를 무기로 삼은 현명함에도 박수를 보낸다.  

  작품은 모두 공모 기준과 목적을 정확하게 준수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탁월한 비판 의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점들을 찾아내 예리하게 짚어내는 안목도 탁월했다. 앞으로도 두루 세상을 둘러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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