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비평 부문 당선 : 서정민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 <기술 혁신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새로운 기술 혁신의 사회 : chatGPT 열풍

 

서점에는 chatGPT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책은 소재에 그치지 않고, 어엿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 “GPT 결심, 두렵지만 피할 없는 선택이 되었습니다.”

  작년 ,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인 chatGPT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실질적 활용성이 본격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당 기술을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떻게 획기적으로 적용할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회사들이 업무 효율성 향상을 통한 빠른 퇴근을 위해, 어떻게 chat GPT 비롯한 생성형 AI 툴을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 역시 이를 활용해 어떻게 과제를 효율적으로, 빨리 끝낼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과제 기획안에 ‘chatGPT 활용한 붙이면 교수님의 눈길을 끌고, 미래지향적 학생이 있을 같다고 느껴지는 시대. 반대로 말하면, 혁신적이라고 여겨지는 기술을 사용해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조차 없는 사람들은 사회적 트렌드에 뒤처지는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현대성의 증대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다임이 분명하다. 여기서 현대성이란 도구적 합리성과 효율성, 분업화 등의 개념을 포함한다.

  기술 혁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부터 크게 가지로 나뉘었다. 19세기 초반, 새로운 기계 기술이 기존 숙련공들의 일자리를 위협했고, 이에 반발하여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 당시 대중들이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 사회의 현대성, 효율성 향상이라는 밝은 측면과,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기존의 사회에 혼란을 야기할 있는 위협적 존재의 어두운 측면이 있었다. 4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사회의 새로운 기술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기술의 유용성과 위험성에 대해 바라보는 가지 시선이 있고, 다만 내가 속한 20 대학생, 일반 대중의 범주에서는 기술의 유용성에 대한 시선이 강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기술혁신의 위치가 어디서 시작되었고, 현재는 어디 즈음 왔는지에 대해 사례를 통해 인지하고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새로운 기술의 등장 - 거품기

 

  4 산업혁명의 시대, 우리는 빠른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느끼는 일명미래 기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우리 생활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꿨다기보다는, 아직은 실체가 분명하지 않지만 결국 기술의 발전이 불러올 세상은 이런 모습이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깝다. 같은 세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도래했다. 미래 사회에 등장할 것이라고 여겨지던 분야의 기술들은비대면이라는 사회적 특성과 대규모양적 완화 인한 투자의 증가라는 경제적 측면이 맞물려, 가시적인 산출물들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언리얼, 유니티 게임 엔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 기술은 미래의 아나운서, 배우, 모델 등의 인간 직업을 대체할 영역으로 주목받았다. 실제 버추얼 휴먼 로지는 신한 라이프의 광고 모델로 채택되며 대중들에게 존재를 알렸고, AI 김주하 아나운서가 MBN 뉴스에 등장했다. 동일한 게임 엔진 기반의 3D 콘텐츠 제작 방식인 버추얼 프로덕션은 실제와 같은 가상 배경을 구현하여 실사 촬영을 대신할 콘텐츠 제작 시간 감소의 혁신적 기술이라고 불리며 각종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 또한 비대면의 시대, 서로 마주치지 않으면서도 실감 나는 소통을 있는 혁신적 기술로로블록스’, ‘제페토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접한 어린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놀이 문화가 해당 플랫폼을, 세대까지 아우르는 비대면 시대의 소통 방식으로 확장 시키려는 모습이 보였다. 따라서, 기존 빅테크 소셜 플랫폼을 비롯한, 게임, 포털, 콘텐츠 회사들이 저마다의 형태로 가상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위와 같이 게임 엔진 기반의 3D 가상 세계를 표방한 새로운 확장 세계 영역을, 우리는메타버스라고 통칭한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미래의 경제적 가치 교환의 방법이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수많은 현금이 유입되어 현재는 암호화폐, 코인을 모르는 대중들이 없어질 정도였다.

  미국의 글로벌 IT 컨설팅 그룹, 가트너(Garther) 사에서 제시한 신흥 혁신기술의 등장과 성숙에 관한 모델,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따르면, 새로운 기술은 발생기거품기거품제거기재조명기안정기를 거친다. 그리고 이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는 각종 기술 도입의 다양한 사례들이 실제로 발생하고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거품기에 해당한다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대한 관심은 대중들의 영역까지 널리 퍼졌다.

 

 

팬데믹 이후의 시대 : 뉴노멀 - 거품제거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가 해제되고, 이제는 점차 코로나19 흔적들이 지워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적 측면에서 비대면이 다시 대면으로 회귀하는 중이고, 경제적 측면에서는 양적 완화 기조로 시장에 풀렸던 현금을 고금리 정책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같은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기술들이 빠르게 사회에 등장했던 만큼, 빠르게 우리들의 속에서 몇몇 기술에 대한 주목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메타버스 이상향을 꿈꾸던 각종 빅테크 회사들과 스타트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철회하는 모습을 쉽게 있으며, 암호화폐를 활용하여 혁신적 성과를 이뤘다는 소식보다, 코인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2030 세대의 투기 실패 사례를 더욱 많이 있다.

  이처럼 가트너(Garther) 사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기준, 팬데믹 종식 이후 현재 사회는 거품제거기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이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던 각종 비즈니스 모델들은, 필요성이 퇴색되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실제 매출이 아닌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점을 찍었던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는 지하실을 향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거품제거기에도 살아남아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혁신은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서두에서 chatGPT 사례로 제시했던인공지능기술이 대표적 예시이다.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는 코딩, 엑셀 PPT 등의 문서 작업 일거리를 획기적으로 서포트 해주며 일의 효율성 측면에서 필요한 기술로 인식 것으로 보인다.

  각종 언론에서는 chatGPT 혁신적으로 변화 시킬 인간 삶의 효율성 향상에 집중하며, 일종의 대중적 기술 만능주의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기술에 대한 가지 시선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가지 시선에 대한 인지가 충분할 , 혼란을 최소화한 기술의 안정화를 이룰 있기 때문이다.

 

영화모던 타임즈 평택 공장 노동자

 

현재 chatGPT 대표되는 4 산업혁명 기술의 밝은 측면에만 집중하는 언론과 대중들의 모습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에서도 찾아볼 있다. 산업화 시대, 각종 수공업이 기계 기술을 통해 자동화되며 인간 노동력을 일정 부분 대체하기 시작했다. 현대성, 생산성, 효율성의 가치는 극적으로 상승하며 분업화를 통한 사회의 번영을 이뤘다. 그러나 해당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피폐한 삶을 살았다. 노동자들이 마치 기계 부속품처럼 단순노동만을 되풀이하는 존재로 전락한 사회가 되었다. 대공황 시대, 자동화된 기술로 인해 노동자들의 임금은 계속해서 하락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았다. 이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모던 타임즈 통해 드러난다. 해당 영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통한 사회적 현대성의 증가 이면에 있는, 산업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현대인의 삶이라는 측면을 우리는 재밌게 이해할 있다.

영화모던 타임즈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기계처럼 우르르 출근했다가, 정해진 시간에 우르르 퇴근하는 모습은 마치 새벽 5시에 우르르 출근하는 오늘날 평택의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이 떠오른다. 팬데믹 이후 찾아온 뉴노멀 시대의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경기 침체의 서막, 수많은 사람들이 불안정한 생활 속에 살아가는 노동자가 되었고, 이는 산업화 시대, 찰리 채플린이 영화를 통해 풍자하고자 했던 사회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서울대학교 유기윤 교수 연구팀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맞이할 미래도시 사회 계급도를 제시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각종 자동화 기술들이 발전하면, 자본을 가진 소수의 상위그룹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프리랜서 혹은 임시 계약직 형태의 불안정한 노동자가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현재 우리 주변을 보면 배달 앱과 쿠팡 등의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기술에 의지하여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있으며,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같은 불안정 노동자들을프레카리아트라고 부른다. 산업화 시대의 급격한 기술 발전과 화려한 이면에 있던 대공황 시대의 불안정한 노동자들처럼, 해당 역사의 맥락에서 오늘날의 급격한 기술 발전 과정에서도 플랫폼을 소유한 새로운 자본가의 탄생과 속에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프레카리아트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월급 받는 안정적인 정규직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프레카리아트가 자신을 보게 되는 시대가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현대성, 효율성의 증가를 생각하는 만큼, 이면의 어두운 면과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홀로코스트와 오늘날 주체적 사고의 부재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학문의 탈을 유전자 차별 논리, 우생학을 내세워 유대인, 집시, 장애인 등의 소위 부적격한 인종을 조직적으로 살해하는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다. 배경에는 우월한 유전자를 보존한다는 논리 극한의 효율 추구적 사고가 깔려 있었다. 종전 이후 홀로코스트의 실질적 실무 책임자 명이었던 아이히만은 교수형에 처해졌고, 해당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행하는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무사유 자체가 바로 악이라는악의 평범성개념이 등장했다. 동네에서의 평판은 좋았던 평범한 이웃 아이히만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명령에 대해 주체적인 사고를 포기하고 마치 기계처럼 행동한 것이 이러한 참사를 낳았다고 있다.

  앞서 말했던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이로 인한 현대성, 효율성 추구 현상은 사회 구성원들을 마치 기계처럼 행동하고 주체적 사고를 없게 만든다. 해당 맥락에서 홀로코스트와 아이히만을 바라보면, 인간 사회에 대한 극한의 효율성 추구가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사람을 주체적 사고가 불가능한무사유라는 악으로 밀어 넣을 있음을 우리는 있다.

  극단적 비유이지만, 주체적 사고의 부재, ‘무사유 악행을 저질렀던 아이히만처럼, 현대성과 도구적 합리성,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재의 기술혁신 사회에도 수많은 비극과 다른 아이히만이 나타날 있다. 끝없는 하청 계약으로 이루어진 자동차, 조선 등의 제조 산업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당한 노동 환경 처우와 산재 사고들, 이에 대해 무사유를 바탕으로 자신을 고용한 자본가의 뜻대로 밖에 행동할 없는, 마치 회사라는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분업화된 회사원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 각종 회사원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삶의 가치 ‘3 연봉 이라고 표현되는 연봉의 우열만을 가지고, 속에서의 위계와 우월감을 느끼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일수록 보다 주체적인 사고를 가지고 삶의 의미에 대해 견지하고, 급격한 기술 발전의 사회에서 느껴지는 효율성, 현대성 우선의 기술 만능주의에 잠식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chatGPT 분야의 효율성을 얼마나 향상시켜줄 있는지에 대해서 배우고 관심을 갖는 만큼, 과도한 효율성 추구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공동의 투쟁이 필요한 곳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점차 가속화될 기술 혁신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위험성

 

  기술 혁신과 확산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은 점점 가속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느껴진다. 불과 전까지만 해도 2009 스마트폰의 등장과 이로 인한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우리가 알아야 최신 뉴미디어 환경으로의 변화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원래부터 사회가 그러했던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불과 2 전인 2021,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수바라오 캄밤파티 교수는 당시 GPT-3 기반의 인공지능을 크게 2가지로 분류했었다.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결로 이름을 알렸던 알파고와 같이, 좁은 영역에서의 깊은 능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이 있고, 정확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간단한 에세이 작성을 수행할 있는, 얕은 능력이지만 넓은 영역에서 기능하는 인공지능이 있었다.

  그러나 불과 사이에 chatGPT 서비스가 등장하고, 그로부터 불과 사이에 GPT-4 버전이 출시되며,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이 넓고 깊은 영역에서 역할을 있고, 심지어 챗봇 서비스의 형태로 대중들의 접근성까지 확보한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해당 혁신의 수준은 미래의 혁신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가까웠던 기술 거품기 시기의 새로운 기술과는 달리, 실제 우리 생활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고 앞으로도 영향력이 매우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통한 사회의 현대성, 효율성 증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는, 기술의 발전 과정에 발생할 있는 밝은 측면과 어두운 측면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 만능주의적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기술의 현대성 증대 측면에 잠식되어, 우리의 사회와 삶에 대해 주체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서는 된다. 그러한 상태가 된다면, 인류의 미래가 슬기롭지 못한 방향으로 발전할 있고, 이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종말과 다름이 없다. 유행하는 chatGPT 유용성에 주목하는 만큼,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고가 가능할 , 진정한 하이프 사이클의 기술 안정기에 들어갈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순서대로) : 위키피디아, KBS 시사적격, 위키피디아, 뉴스타파

 

사회비평 당선자 서정민 학생 Interview: 기술 발전의 명과 암을 함께 조명하며

사진 제공 서정민

공개 후 두 달 만에 이용자가 1억 명을 넘어선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 챗GPT의 등장이 많은 이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들이 이 새로운 기술에 열광할 때 넓은 시야로 기술의 이면을 들여다본 이가 있다. 삶의 태도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서정민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5년 만의 사회비평 당선인데 소감이 궁금하다. 

“응모한 글을 다시 읽어봤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라는 주제의 시의성에 대해 깊이 공감해 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제 선정 이유는. 

“이번 학기 수강하는 문화콘텐츠융합전공 조미라 교수님 수업에서 ‘악의 평범성’ 개념에 대해 배웠는데요. 새로운 기술이 줄지어 등장하던 과거 산업화 시대의 극단적인 효율 추구적 사고와 구조적인 문제들이 현 사회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며 ‘기술 혁신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라는 주제의 비평을 쓰게 됐습니다.” 

-대중이 기술의 유용성을 더 생각한다고 느낀 순간은. 

“챗GPT 활용 방법을 알려주는 수업은 많은데요. 챗GPT가 어떤 위험성을 가졌는지 알려주거나 이를 경계하며 사용을 지양하자고 말씀하시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계신 60년대생 아버지께서도 챗GPT를 적극적으로 궁금해하시고 활용법을 제게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이런 모습을 통해 제게 익숙한 ‘학교’만이 아닌 일반 대중의 범주에서도 챗GPT 기술의 유용성에만 집중하는 편향된 시선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죠.” 

-기술의 위험성을 언제 가장 실감하는지. 

“얼마 전 ‘AI 룩북’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실사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발전한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해 각종 성도착증적 음란 이미지를 생생하고 이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리는 채널을 말합니다. 실제로 유튜브에 검색해 그 내용과 조회 수를 보니 꽤 심각한 문제로 보였어요. ‘n번방 성 착취’ 사건과 비슷한 맥락에서 머지않아 언론에서 주목하고 다뤄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악용한 해당 사례를 통해 기술에 대한 적절한 규제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 같아요.” 

-기술의 위험성을 살피기 위한 개인의 노력은. 

“개인마다 삶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답을 특정할 수는 없어요. 다만 우리 모두 개인이 살아가는 사회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애써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는 것이 주체적 사고를 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노력이라 생각해요. 개인은 사회를 바라볼 때 다양한 영역에 대한 균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유용성에 대한 입장과 위험성에 대한 입장이 함께 공존하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평문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유용성과 위험성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다양한 시각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심사평

백승욱 교수(사회학과): 챗GPT 열풍의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돋보이는 분석


  중대신문 비평 공모의 사회비평 분야에서는 몇 년간 당선작을 못 냈다. 사회비평이 다룰 사회적 쟁점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비평이 다룰 쟁점을 설득력 있는 언어로 다루기에는 마음의 조급함이 너무 앞서갔기 때문이었다. 근거를 가지고 차분하게 설득하기보다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려는 조급함 때문에 글이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고 읽어서 기억에 남는 글이 되기도 어려웠다.  

  올해 예선 심사를 거쳐 본심사에 올라온 후보작은 2편이었다. 그 중 <기술 혁신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은 오랜만에 당선작으로 선정할 만한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 다른 곳에서 많이 본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논점을 전개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접근선을 연결해 전체의 논지를 짜는 노력도 훌륭했고, 비평의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진 자료를 활용한 방식도 좋았다. 이 비평은 챗GPT 열풍이 빠지기 쉬운 ‘대중적 기술 만능주의’를 비판하고 기술의 어두운 면을 성찰하기 위해 역사적 참고점으로서 ‘프레카리아트’와 나치 홀로코스트와 연관된 ‘무사유’라는 중요한 쟁점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하게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병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복잡성을 검토하면서 비판적 관심을 끌어가는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함께 본선에 올라와 검토한 <만들어진 혐오>도 훌륭하긴 했지만, 예전 응모작들처럼 설득을 위한 노력보다 주장을 앞세우는 조급함이 아직 문제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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