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아무것도…없다 혹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규정과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도 하죠. 어떤 것으로도 규정되지 않은, 좀 더 자유로워지고픈 가치관이 담긴 옷은 어떤 모습일까요? 젠더리스 의류 브랜드 ‘A NOTHING’의 강승완 대표 디자이너는 그러한 디자이너의 철학과 색깔에 기반해 독창성을 중시하는 디자인 의류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A NOTHING은 어떤 브랜드인지. 
  직업이나 신분에서 온 타이틀이 어느 한 사람의 특징을 대표하고 규정하는 사회 관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A NOTHING도 어느 쪽에도 속하고 싶지 않고, 무엇으로도 규정되고 싶지 않은 디자이너의 오랜 가치관을 담은 이름이죠.

  이러한 저의 가치관과 동일하게 패션도 기존보다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 옷, 여자 옷 등 성별을 따지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 젠더리스 의류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죠.

  -젠더리스 패션이 사회 화합의 대안책이라고. 
  사실 젠더리스 이전에도 남녀공용, 유니섹스 등 남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패션에 관한 이슈는 쭉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분열과 혐오가 만연한 요즘은 화합과 평등의 가치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죠. 이에 관해 패션계가 심도 있게 고민해서 내놓은 대안책이 바로 젠더리스 패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젠더리스 패션과 관련해서는 사회·문화적 요소뿐만 아니라 산업적 요소까지도 함께 고민하고 균형을 맞춰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A NOTHING이 추구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자유로운 느낌을 최대한 디자인에 반영하려 하다보니, 실루엣이나 핏이 상당히 여유있는 편이에요. 그리고 갑자기 외출복을 고르는 상황에서 제일 먼저 손이 갈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고 남다른 느낌을 낼 수 있는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추구했죠.

  -젠더리스 패션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성 역할은 존재하고, 무시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그 성(性)이 한 개인을 어떤 틀 안에 가두는 장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패션도 마찬가지기에 이런 메시지가 제가 만드는 옷에 잘 녹아나길 바라고 있죠.

  -앞으로 A NOTHING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고 싶어요. 일방적이지 않고 양방향적인 친구 같은 브랜드, 거대한 대기업 같은 브랜드보다는 단골 장사하는 동네 노포처럼 쉽게 눈이 가고 손이 가는 그런 친근한 브랜드. 그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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