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오월의 청춘 공식홈페이지
사진출처 <오월의 청춘> 공식홈페이지

어김없이 찾아온 5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니 문득 슬픔이 드리운다.

  ‘오월의 청춘’도 사랑을 했지만 
  <오월의 청춘>은 애달픈 아우성과 낭자한 피, 자욱한 연기로 가득했던 1980년 5월의 광주를 배경으로 한다. 그 역사의 소용돌이 가운데 시국에는 관심 없고, 서울대 의대에 수석 입학했으나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졸업을 유예한 ‘희태’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독일 유학을 꿈꾸며 굳세게 살아나가는 광주 평화병원의 간호사 ‘명희’가 있었다.

  작품은 두 청춘이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고, 살아가고, 그 속에서 무엇을 빼앗기고 그럼에도 지키려 애썼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1980년 광주라는 배경을 인지하고 있는 이상 그들의 풋풋한 사랑이 깊어져 갈수록 가슴 한편에 짙은 불안감과 서글픔이 피어오른다. 

  엄혹한 5월을 만나 끝내 좌절됐고 
  따스함이 깃든 초록빛 봄이 새빨간 피와 폭력으로 뒤덮이는 건 하룻밤이면 충분했다. 사랑의 도피를 눈앞에 두고 군인과의 싸움에서 머리를 다친 희태는 명희와 병원으로 향한다. 군인의 곤봉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한 희태의 과외 학생을 비롯해 수많은 부상자를 마주한 둘은 병원에 남아 치료를 돕기로 결심한다.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희태와 명희는 성당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다. 서로를 위해 적어온 기도를 읊는 도중 그들은 명희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받는다. 가슴 시린 현실을 다시금 마주하고 슬퍼할 새조차 없이 둘은 사라진 명희의 동생 명수를 찾아 나선다. 갈림길에 맞닥뜨린 두 청춘은 그길로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총에 맞은 명희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눈을 감는다. “저는 일 년 중에 5월을 제일 기다려요. 5월 밤엔 노래가 엉망이어도 이 풀벌레들이 도와주거든요.”라고 말하며 웃음 짓던 희태를, 기타연주와 함께 들려줬던 그의 노래를, 명희는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떠올렸을까.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 되어 흘린 눈물이 목 밑까지 차올라도
  거기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그해 5월 끝내 읊지 못한 명희의 기도. 41년 만에 이를 전해 받은 희태는 깨닫는다. 지나온 그의 날들이 자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음을, 41년간의 그 지독한 시간이 오롯이 명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었음을.

  <오월의 청춘>은 청춘 멜로를 주제로 시대의 아픔을 절절하게 담아내며 시대의 어둠에 관해 충실히 이야기한다. 5월이 찾아올 때면 슬픔에 젖는 그대에게, 42년 전 그날을 잊은 우리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 올해 5월에도 어김없이 명희를 그리워할 희태를 그리며, 5·18 민주화운동 42주기를 맞아 이 작품을 바친다.

사진출처 고민시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출처 고민시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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