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으로 국가 구성의 틀을 바꾸다
  • 오진실 기자
  • 승인 2021.12.0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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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통치제도 및 작용을 들여다보다

국정 운영 제도에서 시작해 
국민 참여가 돋보이는 제도까지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다. 이중 통치조직과 통치작용의 기본원리에 관한 개헌 논의는 꾸준히 있었다. 2017년 1월에 발족한 20대 국회의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는 이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지만 여야 간 타협 실패로 그 논의는 멈춘 상태다. 

  완벽한 국정 운영 제도는 없다 
  현행 헌법에서는 5년 단임제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김경진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해당 제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했다. “현재 많은 결정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최적의 의사 결정을 위한 충분한 검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문제를 야기하죠.” 

  정부로의 권력 집중만이 대통령제의 모든 문제점은 아니었다. 하세헌 교수(경북대 정치외교학과)는 더욱 다양한 현행 대통령제의 문제들을 언급했다. “승자독식 구조가 큰 문제입니다.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해도 그 후보자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을 갖게 돼요. 이는 과열된 선거 경쟁으로 이어지죠. 또한 국회와 대통령 모두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정통성을 이중적으로 갖습니다. 이로 인해 상호 간 과도한 견제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죠.”  

  그는 대통령제의 대안으로 의원내각제를 제시했다. “의원내각제는 임기가 탄력적입니다. 정치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죠. 또한 내각 불신임권과 같은 장치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다수당의 독재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진 전 의원도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의 도입을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대통령제 개헌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박용수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정치 문화가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정 운영 제도의 개헌은 이르다고 짚었다. “대통령 임기 후반이 되면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개헌은 대통령 지지율 진폭이 안정돼 정책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 때 이야기할 수 있어요.” 

  헌법에서 선거제도의 변화를 논하다 
  헌법 제67조 제4항에 따르면 선거일 기준으로 40세에 달한 자만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 과연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수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더 이상 사람들은 연령을 지도자의 자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과거 연령은 지도자의 자질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격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40세라는 연령 제한을 낮춰야 합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 수준과 전문 소양이 높아졌기 때문에 연령 제한을 만 35세로 낮추자는 의견도 있었다.  

  선거 연령 제한을 헌법에 명시하자는 제안도 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선거 가능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개헌안에 담아 선거권을 헌법에서 보장하고자 했다. 그러나 하세헌 교수는 현재 헌법이 일반 법률보다 까다로운 개정 절차를 취하는 경성헌법이기 때문에 선거권을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에 반대했다. “선거권 연령 제한을 헌법으로 규정하면 여론과 정치적 변화를 고려해 연령 제한을 조율하기 어려워집니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헌법 
  일각에서는 직접민주주의를 헌법으로 보장하자고 주장한다. 6월 한국헌법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는 헌법학회 회원 95명을 대상으로 헌법개정에 관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민의 직접민주주의적 참여 확대(약 20.5%)’가 개헌 찬성 이유의 3순위를 차지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국민의 정치적 식견이 높아져 사회 전반의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의 직접 참여가 필요하다며 스위스식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스위스식 직접민주주의란 18세 이상 국민이 선거, 국민제안, 국민투표, 청원 등의 형태로 참정권을 직접 행사하는 정치 형태를 말한다. 

  반면 직접민주주의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데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세헌 교수는 일부의 주도로 직접민주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한다면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주도해 일을 진행할 수도 있어요. 그들의 의견이 과하게 대표될 가능성이 큽니다.” 박용수 연구원도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을 책임지는 것은 어렵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헌법에 명시해 직접민주주의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그러나 유성진 소장은 국회의원의 특성 때문에 해당 제도 실행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갖기 때문에 소환이 어려워요. 어떻게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지를 제도적으로 잘 구상해야 합니다.”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는 국민소환제를 시행하기 전에 선출 과정과 관련된 제도 개선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많은 국민이 자신의 의사표시가 선거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고 여겨 국민 참여형 제도가 논의된다고 생각해요. 여론의 정확한 반영과 국민의 직접 참여가 함께 실현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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