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신뢰성 ∝ 외모?
  • 박재현 기자
  • 승인 2020.09.14 0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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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아나운서는 사회가 정형화한 미적 기준에 의해 방황합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미인대회 출전을 1번쯤 고민하는데요. 미인대회 수상이 아나운서 합격 여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경력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죠. 심지어 아나운서 준비 학원은 미인대회 출전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강습 등을 진행합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은 미인대회가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능력이) 1차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생각해서….’ 

  과연 미인대회는 아나운서 지망생의 능력을 1차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미인대회는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건강하지 않은 경쟁을 만드는 장입니다. 남성중심 사회가 만든 미적 기준에 부합해야 경쟁력을 갖기 때문이죠.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미스코리아’부터 각종 지자체 대회까지 20개 이상 미인대회가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미인대회 ‘미스코리아’ 참가 자격과 합숙 프로그램은 외적 아름다움에 치중된 내용뿐입니다. ▲만 18~26세 ▲미혼 ▲출산 무경험 등 자격을 갖춰야 하죠. 지역 예선에 통과해 본선 후보에 들면 요가, 워킹 포즈, 스피치 교육 등을 받는 합숙을 시작합니다. 

  ‘요즘 각종 미인대회가 많아서 ‘미스코리아’나 ‘미스춘향’을 해야 관심 가져요.’ 
  ‘더 작은 지역 방송국일수록, 더 나이 많은 면접관일수록 미인대회 수상 경력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나운서 시험 합격 후에도 방황은 계속됩니다. 2018년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안경을 쓴 채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뉴스가 끝난 후 임현주 아나운서는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썼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죠. 그간 여성 아나운서의 안경 착용은 암묵적으로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옷차림으로도 이어집니다. 뉴스에서 남성 아나운서는 대체로 어두운 정장을 입습니다. 그러나 여성 아나운서는 주로 밝은 의상을 입습니다.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방송모니터링 보고서’에도 여성과 남성 아나운서의 의상에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아나운서 준비 학원이나 성형외과에서도 아나운서 준비생은 텔레비전에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어요.’ 
  ‘아나운서 준비 학원에서 받은 외모 피드백이 마음에 걸렸어요. 코 성형수술까지 생각했습니다.’ 

  아나운서는 외모나 나이, 결혼·출산 유무가 중요한 직업이 아닙니다. 뉴스,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아나운서는 사회가 정형화한 외모가 아닌 교양과 지성, 전문 지식 등이 필요합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은 미적 기준의 틀에 사로잡히지 않고 시청자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박재현 대학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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