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화를 점령한 미디어 아트, 예술의 역사를 다시 쓰다
  • 공하은 기자
  • 승인 2018.09.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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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는 여러 장르가 있습니다. 음악도 미술도 춤도 모두 ‘예술’에 포함되죠. 그런데 이 모든 장르를 아울러 디지털화한 예술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미디어 아트’인데요. <르누아르: 여인의 향기展>과 <라뜰리에 전시회>도 미디어 아트를 통해 고전 예술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했죠. 최근 다양한 공연과 전시에 접목돼 인기를 얻고 있는 미디어 아트란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역사를 바꾼 과감한 한 걸음


  ‘미디어(Media)’란 대중에게 자료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를 뜻합니다. ‘미디어 아트’는 매체를 활용한 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죠. 더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 영상미디어 장치를 접목시킨 작품을 일컫습니다.


  ‘뉴미디어 아트’ 혹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라고도 불리는 미디어 아트가 등장한 배경에는 사진기의 발명이 있었습니다. 정동암 미디어 아티스트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당시 예술사에서 큰 변혁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실적인 이미지를 손쉽게 생산해낼 수 있게 됐어요. 이에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 나선 예술가들은 인상주의나 아방가르드와 같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죠.” 이렇듯 예술가들은 사실적 묘사를 추구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인 혹은 전위주의적인 예술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동암 미디어 아티스트는 당시 아방가르드 예술가였던 비디오 작가 백남준 선생이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라고 말합니다. “백남준 선생은 피아노와 TV를 부수는 등 독특하고 대담한 예술정신을 보여줬어요. 캔버스의 평면을 벗어나 다른 전자적인 장치로 능동적인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예술의 한 흐름을 개척한 거죠.”


  백남준 선생과 함께 발전한 미디어 아트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현대예술의 주축으로 점차 성장했습니다. 이전까지 계산 장치에 불과했던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미디어 아트의 핵심 ‘툴(tool)’이 된 것이죠.


  일상 속 미디어 아트


  생소한 이름 탓에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미디어 아트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혼합현실(Mixed Reality) 콘텐츠 제작사 닷밀 김정민 디자이너는 대표적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꼽았습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디어 아트 공연이 있었어요. 바닥에 영상을 띄워 다양한 공간을 연출했죠.” 실제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공연은 공연장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면서 관객과 공연자가 하나가 되는 연출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마당극에서 잘 드러나는 형식이죠. 해당 공연은 우리나라의 아트앤테크(Art&Tech) 역량을 보여준 좋은 계기가 됐다며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덧붙여 정동암 미디어 아티스트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기법을 소개했습니다. “빛을 이용해 건물 외벽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작품을 보여주는 기법이에요. 실제로 야간에 진행되는 미디어 파사드 형태의 공연은 대중의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이외에도 가요 시상식이나 야간 야외행사, 비엔날레 등 많은 곳에서 미디어 아트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우리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던 거죠.


  친근함을 발판으로


  그렇다면 오늘날 대중들이 미디어 아트에 호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정민 디자이너는 그 답을 상호작용에서 찾았습니다. “미디어 아트에선 참여자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이 반응해요. 사람들은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전쟁의 영웅이 될 수도 있죠.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게 미디어 아트의 큰 장점이에요.” 미디어 아트는 미리 제작해놓은 영상을 재생하는 아날로그 비디오와 다릅니다. 참여자의 움직임과 영상을 연동시켜 실시간으로 작품을 표현하죠. 이로써 창작자와 수용자가 서로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가 성립됩니다.


  또한 정동암 미디어 아티스트는 매체가 가지는 대중성을 인기 요인으로 꼽습니다. “미술관에 전시된 순수예술작품은 설명 없이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반면 미디어 아트는 대중적인 코드를 입고 너무나 쉽게 다가오죠.” 미디어 아트는 미술관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주제와 방식으로 전달됩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전자 영상미디어 장치를 통한 소통 방식은 너무나 친근하죠. 이렇듯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미디어 아트를 통해 우리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오늘날 미디어 아트는 수준 높은 예술의 실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동암 미디어 아티스트는 이에 공감하며 미디어 아트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습니다. “오늘날의 미디어 아트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두지만 언젠가는 기술의 융·복합에 의해 훨씬 풍부한 표현 수단이 등장할 수도 있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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