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 홍희지 기자
  • 승인 2018.04.02 0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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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 수많은 말이 오가지만, 유독 머릿속에만 맴도는 말이 있습니다. 전하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인데 이상하게 입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또는 부끄럽고 낯설어서….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 말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의 ‘전하지 못한 말’을 들어봤습니다.             

 

할 말은 하며 살래요!
김희승 학생(기계공학부 1)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면서 사시나요?
  “글쎄요, 의사 표현이 확실한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때가 많거든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로 갈등이 생길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도 남들 눈치를 보느라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는 편이죠.”

  -하고 싶었던 말을 못하신다고요?
  “사실 지금도 할 말이 있는데 못하고 있어요. 다음주에 미팅이 잡혔는데 단체 채팅방에서 약속 시간이 정해지고 나서야 메시지를 확인했죠. 제가 안 되는 시간이라 큰일이에요. 대타를 구하거나 시간을 바꿔야 하는데 눈치가 보이네요. 채팅방에 있는 여섯 명의 친구가 저 때문에 일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미안해서 말을 못하겠어요.”

  -많이 곤란하시겠어요. 그나저나 할 말을 참으면 답답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아, 많죠. 얼마 전에 식사 메뉴를 정할 때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어요. 저는 짜장면이 먹고 싶었는데 친구가 한식 뷔페에 가자고 해 못 먹었죠.”

  -친구 의견대로 식사하고 후회하지는 않았나요?
  “음식 가격도 비쌌는데…. 최대한 많이 먹었지만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았죠.”

  -만약 메뉴를 정하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행동할 건가요?
  “솔직히 말하면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제 주장을 내세우진 못했을 것 같아요. 친구가 뷔페를 굉장히 좋아해서….(웃음) 그렇지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해보려고 해요. 단호한 어조는 아니지만 ‘그건 좀 싫은데….’ 이렇게라도 말이에요.”

잠들기 전, “고마웠어”라고 말할래요
신승철 학생(교육학과 2)

  -안녕하세요, ‘전하지 못한 말’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저는 여자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잘 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특히 다투고 난 직후에는 선뜻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죠.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분위기도 냉랭하잖아요. ”

  -다툰 다음에 고맙다는 말을 꺼낸다고요?
  “네. 다투기 전에 분명 고마운 일이 있었는데 다툰 이후 서먹함 때문에 고마웠다는 말을 못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땐 고마웠어’ 같은 말을 하면 냉랭한 분위기가 풀릴 텐데, 그 말이 제게는 사과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여자친구에게 어떤 점이 고마웠나요?
  “오늘도 사실 사소한 일로 다퉜어요. 제가 데이트장소 주변 음식점을 미리 탐방해두기로 했는데 여자친구가 갈 만한 곳을 검색해 알려주더라고요. 저는 그 음식점에 가자는 줄 알고 탐방을 해두지 않았죠. 그런데 여자친구는 그곳에 가자는 게 아니라 단지 탐방에 필요한 정보를 줬던 거였어요. 이 일로 말다툼을 했는데 사실 저를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음식점을 알려준 거니까 고마운 일이었죠.”

  -여자친구분께 속마음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럴 생각이에요. 오늘 자기 전에 고마웠단 얘기를 꼭 하고 자려고 해요. 평소에도 하고 싶었던 말을 자기 전에 툭 던지듯 말하곤 했거든요. 그 다음날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내고요.(웃음) 앞으로는 ‘고마워’란 말과 함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금씩 맞춰 나가고 싶어요.”

저에겐 칭찬을, 남에겐 따뜻한 충고를 건네고 싶어요
김소희 학생(경제학부 3)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못한 적이 있나요?
  “제게 잘했다는 칭찬도, 수고했다는 말도 충분히 못 해준 것 같아요.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자만하게 될까 걱정됐거든요. 나태해지지 않도록 채찍질하며 바쁘게 살아온 것 같네요.”

  -저런, 자신에게 주는 칭찬 없이 바쁘게 지내면 지칠 때도 있을 텐데요.
  “저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니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많았어요.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려고 열심히 살았는데 말이에요.”

  -평소 다른 사람에게도 칭찬을 아끼는 편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다들 저보다 대단해 보여서 오히려 남에게는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반면에 충고나 조언은 사리죠. ‘내가 뭐라고 남을 평가하려 하지?’하는 생각 때문에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유대감이 덜 쌓이는 느낌이 들어요.”

  -좋은 말만 하는데, 유대감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요?
  “남들한테 싫은 소리를 안 하니까 갈등이 생기지는 않아요. 근데 어느 순간 ‘이 친구랑 내가 진짜 친한 게 맞나?’하는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정말 친한 사이라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모두 나눌 수 있잖아요.”

  -상대를 헐뜯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움이 되고파서 충고하기도 하니까요.
  “맞아요. 그래서 저도 다른 사람이 충고해주면 고마웠던 때가 많았어요. 호의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일 테니까요. 그래서 저도 지난해부턴 친구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진심을 담아 좋은 마음으로요!”

확신이 든 순간 제 마음을 전할 거예요
정종엽 학생(건축학부 1)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나요?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하지 못한 것도 전하지 못한 말이겠죠?(웃음)”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초등학생 때 같은 반 친구를 좋아하고 있어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등하교도 같이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그러다 중학생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 친구를 이성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왜 그때 고백을 하지 못했나요?
  “그 친구가 저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없었거든요. 혹시 말을 꺼냈다 되려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굉장히 신경 쓰고 그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았던 시절이었거든요.”

  -사춘기였군요. 그렇다면 지금은 말할 용기가 있나요?
  “제가 운세를 믿는 편은 아닌데….(웃음) 저번에 본 타로점에서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패가 나왔어요. 섣부르게 고백해 소중한 친구와 멀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죠.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언젠가는 그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신중하게 고민하고 말할 생각이에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제 마음을 말하고 나면 후련하지 않을까요? 만약 잘 되면 정말로 좋아해 줄 자신 있으니까 그 친구도 제게 조금만 더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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