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서러운 어느 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6.04.0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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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내 마음에서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을 때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불안을 경험하는 현대인은 그야말로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 여러분을 불안에 빠뜨리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번주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는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사연입니다. 중앙인 여러분 요즘도 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하랴 바쁘시죠? 열혈소녀님도 야간 아르바이트와 주말 과외까지 쉴 틈 없는 스케줄 속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열혈소녀님의 사연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정말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요.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나요.
  “야간 아르바이트가 오늘 아침 7시에 끝났어요. 퇴근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니 다들 출근 중이더라고요.(웃음) 오늘 1교시 수업에 겨우 도착했어요.”
 
  -야간 아르바이트에 1교시 수업까지. 정말 피곤하겠어요.
  “사실 지금도 비몽사몽 해요. 아르바이트가 끝난 날엔 항상 이런 상태죠. 당장 자고 싶지만 오늘은 집에 가서 과외준비를 해야 해요.”
 
  -아르바이트를 몇 개나 하고 있는 건가요.
  “일주일에 세 번,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카페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요. 주말에는 과외를 하고 있고요.”
 
  -잠잘 시간도 없을 것 같아요.
  “1교시 수업이 있는 날이 가장 힘들죠. 아침에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1시간 정도 자고 바로 학교에 와요.”
 
  -주말 과외도 힘들 텐데. 왜 하필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가요.
  “시급이 세잖아요.(웃음) 바로 집 앞에 있는 카페라 잠 좀 줄이고 일하면 돼요.”
 
  -그렇게까지 바쁘게 일하는 이유가 있나요.
  “용돈을 받을 정도로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거든요. 집안 형편을 뻔히 아는데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진 않아요. 등록금처럼 큰돈은 나라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해결되지만 웬만한 생활비는 제가 벌어서 쓰고 있죠.”
 
  -마음이 정말 기특하네요. 그래도 많이 지칠 것 같은데.
  “사실 요즘 들어 이러다 제 자신이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아 불안해요.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거든요. 저는 매일 몸이 부서질 것만 같은데 친구들을 보면 참 행복해 보여요. 전 동기들과 술 한잔할 여유도 없는데 말이죠. 아르바이트하고 있을 때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왜 나만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 걸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요즘 같은 봄날이면 저마다 친구들과 함께 한강에 가 치킨을 먹으며 즐겁게 지내곤 하는데 저는 매일 쳇바퀴 구르듯이 살고 있으니까요.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당장 오늘을 살기 바쁜 제 처지가 너무 서럽더라고요.”
 
  -부모님은 열혈소녀님의 이런 마음을 아나요.  
  “사실 부모님은 제가 스스로 생활비를 버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한테 거는 기대도 크고요. 동생이 2명 있는데 맏딸인 제가 나중에 집안을 보살펴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속상할 때도 있겠어요.
  “저도 학업에 열중하며 저에 대해 투자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늘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도 없어요. 그게 너무 속상하죠.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의 말씀을 들을 때면 더 불안해져요.”
 
  -부모님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해볼 생각은 없나요.
  “이야기한다고 과연 지금과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아마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이렇게 힘들다는 걸 언젠가 부모님도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울 것 같은데요.
  “제가 알파고 같은 로봇이 아니니까 지치는 건 사실이에요. 친한 친구는 내가 너였으면 울면서 도망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제가 언제 쓰러질지 모르겠어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드네요.”
 
  -그런데도 계속 이렇게 지낼 건가요.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걸요. 당장 현실을 바꿀 수는 없으니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얼마 전에 기아 문제에 관한 책을 읽었거든요. 그 책을 보며 참 많은 반성을 했어요. 그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된 건가요.
  “맞아요.(웃음) 그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불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저보다 힘든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요. 지금은 하루하루 생활비 벌기에 바쁜 대학생이지만 언젠간 멋진 어른이 되어 한 끼 먹기도 어려운 어린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열혈소녀님, 힘내시길 바랄게요. 불안한 오늘이 머지않아 열혈소녀님의 소망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열혈소녀님의 신청곡, 옥상달빛의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듣고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2부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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