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을 주제로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2부 이어갑니다. 20대 여러분이 느끼는 불안 중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올해 2학년이 된 기니피그님은 벌써부터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한숨이 날로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고민에 다같이 귀 기울여 볼까요.
 

 

 -스물한살의 봄을 맞이했네요. 근데 뭐가 그리 불안한가요.
  “도무지 알 수 없는 미래가 늘 불안해요. 요즘들어 더 고민이에요.”
 
  -젊은 날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이죠. 기니피그님도 그런 시기인가 봐요.
  “아무래도 2학년이 된 뒤로 생각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다 같이 놀기 바빴는데 지금은 동기들도 다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죠.”
 
  -전공은 적성에 잘 맞나요.
  “원래 어릴 때부터 꿈꿔온 몇 가지 장래희망이 있었거든요. 그에 맞춰 원하는 학과에 왔어요. 덕분에 1학년 때는 진짜 재밌게 공부했죠. 그런데 한 학년 올라오니 배우는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때론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워요.”
 
  -원래 이루고 싶던 꿈은 뭐였나요.
  “막연히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굶주리고 있는 세계 각지의 아동들을 돕고 싶었죠.  그래서 지금의 전공을 선택했고요. 하지만 대학에 오고 나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지 모두 희미해졌어요.”
 
  -어쩌다 그렇게 된 건가요. 
  “미래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확신이 안 서니 전공 공부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더라고요.”
 
  -그럼 지금은 꿈이 없는 건가요.
  “네.(한숨)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모습이 막상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정말 막막해요. 말 그대로 ‘멘붕’이에요. 앞으로 뭘 할지 하루하루 방황하며 보내고 있어요.”
 
  -정말 답답하겠어요.  
  “요즘은 이런 고민을 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려요. 한번 생각하면 끝도 없거든요.”
 
  -언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되나. 
  “뚜렷한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걷고만 있는 제 모습을 볼 때 제일 불안하죠. 저도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 들어오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벌써부터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잃게 됐어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요.
  “알면서도 자꾸 비교하게 돼요. 제가 정말 친한 친구는 꿈이 약사거든요. 강의가 없는 시간에도 틈틈이 약대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친구를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아요.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하루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싶죠.”
 
  -계속 걱정만 한다고 해결이 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쵸.(웃음) 이렇게 계속 고민만 해선 아무 답도 나오지 않겠죠. 그래서 요즘은 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순간에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나’ 처럼 사소한 것부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우선으로 둬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등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죠.”
 
  -미래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았나요.  
  “아뇨.(웃음) 답을 찾기 위해 조만간 홀로 긴 여행을 떠나볼 생각이에요. 좀 더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다녀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라는 구절이 있죠. 불안은 때론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데요. 우리 청춘들도 기니피그님과 같은 불안을 가진 채 살아갑니다. 지금은 흔들리지만 곧 아름다운 꽃을 피울 청춘에게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띄워드리며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중앙마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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