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필요할 때
  • 노채은 기자
  • 승인 2015.11.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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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가 허용되어선 안 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다루는 생명의 영역과 보편적 인권의 영역이죠. 여기에 대의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겨선 안 되는 또 하나의 영역이 있는데요. 바로 구성원들의 합의를 모아 세운 ‘민주주의 원칙’의 영역입니다.

  중앙대는 지금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한창입니다. 서울캠 곳곳엔 각 선거운동본부(선본)의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양 선본의 정·부후보들은 합동 공청회와 선거 유세 등 막바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죠. 안성캠은 지난 20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상태인데요. 쏟아지는 공약과 공방 속 누구를 뽑아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고민해보셔야 할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권리와 민주주의 원칙에 관련된 것들인데요. 바로 4학년 재학생들의 투표권 문제와 안성캠 경영경제대 소속 재학생들의 양캠 복수 투표 문제입니다.

  중앙대는 ‘학생자치기구 선거지도 내규’ 제4조(선거권 및 피선거권 자격기준)를 통해 ‘선거권자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 중 다음해 전기 졸업자를 제외한 모든 학생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다음해 2월 졸업이 예정된 재학생들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죠. 내년 한 해를 이끌어갈 대표자를 학교를 떠날 구성원이 뽑게 된다면 ‘대표자’라는 이름이 무색해진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선거권이 없는 전기 졸업예정자들도 투표를 하는 순간 예외적으로 선거권을 획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양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선거시행세칙에 근거한 처사인데요. 내규대로라면 전기 조기졸업예정자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어야 합니다. 반면 8차학기 재학 중이지만 9차학기 등록이 예정된 학생은 선거권을 부여받아야 하죠. 더불어 9차학기 이상을 등록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등 현행 원칙을 따르기엔 고려해야 할 예외 조건들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다른 문제가 하나 더 발견됐습니다. 현재 안성캠 소속이지만 내년부터 서울캠 생활이 예정된 안성캠 경영경제대 학생들의 복수 투표 문제입니다. 해당 학생들의 내년도 생활권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양캠 총학생회와 단대 학생회 선거에 대한 복수 투표권을 인정해버린 것이죠.

  이는 예측의 영역을 선거에 반영한다는 문제와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체학생대표자회의나 학생총회 등 전체구성원들의 합의를 얻는 의결 절차는 없었습니다.

  현행 제도가 변화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합의와 더 나은 해결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고요. 지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선 해당 문제가 내포하고 있는 쟁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복잡한 얘기일 것 같아 기획으로 준비해봤습니다.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 원인과 파생되는 쟁점들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해답이 됐든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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