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로
 시청자 사로잡지만
 자극적인 콘텐츠 경계해야

  잠이 오지 않는 야심한 밤, 지루한 학교 가는 버스 안,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은 작은 방송국의 문을 두드린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터넷 방송은 전성기를 맞았다. 방송국 안의 사람들은 나를 대신해 맛있는 음식들을 먹어주기도 하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사이버머니를 이용하면 화면 속 BJ들이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인터넷 방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같은 게임을 주제로 하는 방송이어도 개성이 다 달라요. 게임실력은 생각보다 좋지 않지만 BJ들이 게임을 하며 던지는 말이나 농담이 재미있어서 방송을 찾게 돼요.” 게임 분야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서현규 학생(사진전공 2)은 BJ들의 입담에 반해 애청자가 됐다. 게임 방송은 남성 시청자들이 가장 즐겨보는 인터넷 방송이다. 인터넷 방송에서 게임방송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5~60%에 달한다. 지금은 고전게임이 된 ‘스타크래프트’부터 남자라면 안 해 본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LOL(리그 오브 레전드)’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방송으로 만들어진다. 혼자해도 중독될 것 같은 게임은 BJ들의 말재간으로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진다. 처음엔 게임 정보를 공유하던 BJ들은 프로게이머들의 세계처럼 리그를 열어 시청자들을 방송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 먹는 방송 시청자들은 BJ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기도 한다. 사진 하예슬 기자

  슬슬 야식이 생각나는 오후 10시. 인터넷 방송국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쉽게 사먹기 어려운 바닷가재, 1등급 한우부터 국민 야식 치킨과 직접 만든 떡볶이까지 먹고 싶은 음식들이 화면에 등장한다. 여기에 BJ들은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라는 표정으로 맛있게 음식들을 먹는다. 1인 1닭은 기본이다. 한 인기 BJ는 연예인처럼 예쁘고 가녀린 외모로 장정 서너 명이 먹어도 남을 법한 어마무시한 양의 음식들을 전혀 배부르지 않다는 듯 먹어치운다. 군대 막사와 같은 텐트를 치고 군대 찬합에 식사를 담아 먹는 ‘밀덕(밀리터리덕후)’ BJ도 있다. 시청자들은 ‘먹방’을 통해 혼자 식사하는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고 다이어트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대리만족을 얻기도 한다.

  자유롭고 다양하기 때문에 더 위험한
  19금 마크를 달고 상체를 노출한 채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여성BJ의 방송, 단순한 음악방송임에도 중간 중간 튀어 나오는 비속어. 현실에서는 방송심의에 걸려 사과 문구를 내보낼 만한 수위지만 인터넷 방송에서는 일상적으로 수용되는 모습들이다. 서현규 학생은 “BJ들이 욕설을 하거나 매너를 지키지 않는 것을 컨셉으로 하는 방송이 생각보다 많고 그것이 인기도 많다”고 말했다.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케이블 방송의 경향성이 인터넷 방송에서는 이미 정착된 지 오래다. A학생은 고등학생 때 인터넷 방송을 처음 접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이 성인방송 BJ의 방송분을 녹화해 와서 돌려 보길래 같이 봤어요. 윙크tv 라는 인터넷 방송국이었는데 그게 제가 처음 접한 인터넷 방송이에요.”

  인터넷 방송은 시청 제한에 있어서도 관대하다. 대표적인 인터넷 방송 사업자인 아프리카TV는 방송 시청에 나이 제한을 두는 등 나름의 청소년 보호정책을 마련했지만 수많은 인터넷 방송들이 녹화되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나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다. 이런 사이트들은 로그인이 필요 없음은 물론이고 검색에 제한조차 없다.

  익명성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윤리의식을 상실한 일부 악플러도 인터넷 방송을 오염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단순히 익명이라는 이유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나머지 시청자들과 BJ를 불편하게 만든다. “청소년 시청자들이 많은 편임에도 비속어와 은어가 난무하는 인터넷 방송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몇몇 방송들은 19금 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좀 더 강력한 해결방안이 필요해요.”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