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단조로운 내 방과 삶을 바꾸는 묘책

DIY, 인테리어 블로그 등

인테리어 정보 다룬 매체 늘어

 

  네이버 웹툰 <은주의 방>의 주인공인 ‘심은주’는 29살 백조다. 그녀의 자취방 역시 그녀의 상황을 반영하는 듯 지저분하고 여기저기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 제목을 보면 주인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소유물이 나를 나타내는 거라면 이 더러운 방은 내 모습인가.”라고 말하던 그녀에게 어릴 적 친구 ‘서민석’이 찾아온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는 어린 시절 밝고 씩씩하던 은주의 모습을 찾아주기 위해 그녀가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것을 돕기 시작한다. 자취방이 바뀔수록 무기력했던 그녀의 삶에도 활력이 생긴다. 그녀의 방이 그녀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그들의 방은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셀프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웹툰이 생겨날 정도로 최근 셀프 인테리어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경제성장으로 사람들은 의식주를 넘어서 삶의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그와 같은 맥락이다. 이석현 교수(실내환경디자인전공)는 “인테리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곳일 뿐 아니라 자신만의 해석과 애정을 담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옛 건물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고풍스러운 모습의 건물을 그대로 두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유럽인들은 외부 대신 내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획일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점차 개성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반영돼 있다. 우리나라도 경제성장과 더불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면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추세다.
셀프 인테리어는 이름처럼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로그 ‘집꾸미기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승희씨 역시 자취방에서부터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이승희씨는 “인테리어에 대해 절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작은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방을 변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셀프 인테리어를 주제로 하는 블로그도 늘었다. 셀프 인테리어 팁 역시 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블로거들은 자신이 꾸민 방의 모습은 물론 제작 과정까지 블로그에 공개한다. 블로그의 페이지가 모여 책이 되기도 한다. 블로거의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셀프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소영 교수(실내환경디자인전공)는 “사람들의 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블로그 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방송매체에서도 인테리어 정보를 다루는 빈도가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직접 하는데다 가격도 저렴하니 사람들의 만족감을 배로 늘려준다. 동선을 고려해서 가구를 배치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못을 박다보면 나만의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제도가 되어 나오는 제품을 구매해 직접 제작하는 DIY(Do It Yourself)도 인기다. 디자인과 제도가 부담스러운 아마추어들에게 제격이기 때문이다. 쇼핑몰에서도 DIY제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가공된 재료를 싼 값으로 파니 이용자들의 부담이 반으로 줄어든다.
 

  럭셔리한 조명과 가구, 입이 떡 벌어지는 대리석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공간을 새로 바꿀 수 있다.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자신의 방을 아름답게 바꾸는 것을 넘어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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