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조명 만들기
 
인테리어 조명도 ‘셀프’로
조명 하나로 더한 예술적 감성
 
 Q. 방에 인테리어 조명을 하나 달고 싶어요. 시중에 파는 건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구매가 힘든데 좋은 방법 없을까요?
 
 A. 조명은 방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방법 중 하나죠. 준비물은 바로 ‘탱탱볼’로 불리는 공과 종이끈(라피아끈), 랩, 밀가루 풀 그리고 전구입니다. 먼저 랩으로 공 전체를 감쌉니다. 이 위에다 풀칠을 한 뒤 종이끈을 공 주위로 칭칭 감아야 하는데요. 한 시간 정도 야외에서 말린 뒤 공의 바람을 빼야 합니다. 그러면 거미줄처럼 켜켜이 감긴 종이끈의 형태만 남게 되겠죠. 이 안에 준비된 전구를 걸어 천장에 매달면 럭셔리한 조명이 완성됩니다. 우연수집가
 
▲ 사진 서지영 기자
 
  조명을 찾기 위해 두 기자는 조명의 메카 용산 조명상가로 떠났다. 전구야 어디에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전구에 불을 밝혀줄 소켓과 전선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저녁 어스름에 더 활기를 띨 줄 알았던 조명골목은 예상과 달리 어둡고 조용했다. 오후 7시만 되면 상가들이 문을 닫았던 것. 어둠이 깔린 전자상가의 뒷골목에는 적막이 엄습했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기자들은 상심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안을 찾기 위해 흑석으로 돌아온 기자들이 찾은 곳은 바로 흑석시장의 철물점이었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그곳에서 전구와 소켓 그리고 전선을 구할 수 있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공과 종이끈 등을 사고 나서야 비로소 조명 만들기에 돌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했던가. 공에 씌울 비닐 랩을 깜빡 잊은 기자의 실수로 까만 비닐봉지가 랩을 대신하게 됐다. 게다가 밀가루 풀을 구하기 어려워 목공풀을 사용했다. 매뉴얼대로 진행되지 않아 까만 비닐봉지에 덕지덕지 발린 목공풀의 모습이 꽤나 흉측한 모습이었다. 한동안의 당황스러움도 잠시, 손이 목공풀 범벅이 되도록 종이끈을 감다보니 그물 형태가 완성됐다. 
 
  날 좋은 바깥 공기에 한 시간 정도 말렸더니 이제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까만 비닐봉지로 감쌌던 탓에 공의 바람을 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기자의 손에 들린 건 다름 아닌 커터 칼. 두 눈을 질끈 감고 공에 칼을 갖다 댔다. 펑하고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며 공을 찔러야했던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바람이 빠져버린 공을 빼냈고 비로소 조명의 외곽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마지막으로 준비해뒀던 전구를 그 안에 넣고 전선을 연결했더니 얼기설기 짠 그물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어두침침한 자취방에 한 줄기 따스함이 더해졌다. 다만 전구는 싼 백열전등보단 LED 전구를 추천한다. 백열전구는 쉽게 열이 오르기 때문에 조명의 따뜻한 분위기에 심취해 있는 동안 양초 타는 냄새를 맡게 될 수도 있다. 
 
 
민망한 옷들을 가리고 싶다면
 
간단한 수납함 인테리어로
깔끔한 디자인 연출
 
 Q. 자취방에 마땅한 수납공간이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책꽂이에 옷들을 쌓아 뒀는데 보기에 깔끔하지 않네요. 가구를 더 사기도 부담스러운데 좋은 방법 없을까요?
 
 A. 예쁜 천을 사이즈에 맞게 자른 후 공기압으로 금속핀을 고정시키는 타카나 압정을 이용해 수납함을 가려주세요. 1마에 90cm인데 가리개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원단으로 냉장고 위나 탁자 선반 등을 꾸며주면 집안 전체적으로 통일감도 조성되겠죠.    집꾸미기 연구 대장
 
  시간적인 부담으로 천을 구할 수 없었던 기자들은 학교 앞 문구점에서 색 한지를 선택했다. 하지만 색 한지를 직접 잘라 붙여보니 기대했던 바와는 달랐다. 패턴이 단조로워서 심심해 보이는 데다 종이가 얇아 여기저기 구김이 갔다. 고민 끝에 레이스가 달린 리본을 한지 아랫부분에 둘러보니 나름대로 색다른 느낌이 연출됐다. 
 
  수납함을 가릴 천을 고정하는 데는 타카가 확실하지만 구하기가 어렵고 압정은 침이 부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자는 양면테이프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웬만하면 한지보다는 천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동대문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쉽게 구할 수 있을뿐더러 미적인 부분에서도 한지보다 훨씬 뛰어나고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빈 병으로 조성하는 화사함
스크랩 사진 붙여 밋밋함 극복 
 
 Q. 자취방에 살다 보니 분위기가 심심해요. 집 안에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활기가 돌 것 같은데 간단하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A. 예쁜 병으로 화병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식물과 가까워지도록 하세요. 혼자 사는 집에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생겨 좋은 분위기가 날거에요.    집꾸미기 연구 대장
▲ 사진 서지영 기자
 
   평소 쉽게 버렸던 음료수병도 인테리어를 위해서라면 다시 볼 줄 알아야 했다. 원목 가구나 럭셔리한 커튼만이 인테리어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유 갑, 카페에서 가져온 일회용 컵 그리고 음료수병까지 버려지는 재활용품들도 인테리어 소품들이 될 수 있었다. 
 
  기자들은 분리수거 돼 있는 유리병 서너 개를 다시 꺼냈다. 상표가 붙은 라벨을 떼고 병 속을 물로 씻은 후 리본으로 병목을 묶었다. 물을 반쯤 채운 후 들꽃 한 송이를 꽂아두니 제법 화사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꽃 한 송이가 단조로웠던 자취방에 미적 감성을 더했다.
 
 A.  지속적인 꽃 관리가 힘들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잡지에서 본 사진들을 먼저 스크랩해두세요. 간직하고픈 사진이나 포스터를 붙여 벽을 꾸미는 것입니다. 좀 더 활기찬 느낌이 나겠죠?    집꾸미기 연구 대장
▲ 사진 서지영 기자
 
  자취방의 벽에 풀칠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메모판이나 네트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코르크 메모판을 이용해도 좋지만 기자들은 좀 더 싸고 깔끔한 네트망을 선택했다. 이때 자취방 벽의 색깔을 고려해 네트망을 골라야 한다. 아이보리색이었던 벽의 색깔을 고려하지 않고 하얀색의 네트망을 골랐던 기자들은 예상과 다른 밋밋함에 또 한 번 당황했다. 그 뒤에 파란색 도화지를 덧댄 후에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네트망을 건 뒤 그간 친구들과 찍었던 사진을 인화하고 잡지 사진을 스크랩했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포스터까지 준비했다. 이로써 여백의 지루함이 팽배했던 흰색 벽지에 나의 추억과 기억이 수놓아졌다. 조각조각 기록된 사진들에서 비로소 나의 방이라는 정체성이 부여된 것. 자취방의 숨은 생기가 바로 이곳에서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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