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시간의 틈으로
  들어온 찰나의 문화

  모바일로 즐기는
  10분 간의 이야기

  새로운 매체로 바톤을 넘겨주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머니 세대 때 TV의 등장은 전국민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가 어렸을 때 비디오로 보던 영상을 CD 한 장에 담게 됐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정보의 공급이 빨라지면서 이용자들의 생활 패턴도 하루가 다르게 빨라졌다.


  미디어 발달의 현재는 ‘모바일’ 세계다. 통화에만 쓰이던 휴대폰이 TV와 컴퓨터의 역할까지 하게 됐다. 걸으면서도, 지하철에서도 정보를 얻고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모바일을 통해 영상을 보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영상이나 텍스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플랫폼은 정보를 제공하는 하나의 페이지를 말한다. 특히 영상의 경우 유튜브, 네이버 tv캐스트, 다음tv팟 등에서 볼 수 있다. 모바일 이용자의 비율이 반 이상이라고 하니 모바일은 떠오르고 있는 매체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발달에 발맞춰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삶의 코드에 걸맞는 즐길 거리가 생겨났다. 바로 ‘스낵컬쳐’다.

 

  스낵컬쳐는 과자를 먹을 짧은 시간 동안 즐기는 문화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웹드라마나 웹 소설 등이 이에 속한다. 웹드라마 제작자들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주로 등하교길이나 출근길에 이동하면서 짧게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5분~10분 간의 짧은 영상을 만들어냈다. 영상의 길이가 조금만 길어져도 바쁜 이용자들에게 거부감을 사기 십상이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는 웹 드라마라는 페이지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웹 드라마의 주타깃은 10~30대 연령층으로 그들이 공감할만한 따끈따끈한 일상에서부터 맥박이 빨라지는 스릴러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짧은 시간 안에 이용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전달력 있고 눈길을 끄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TV가 일방통행의 매체였다면, 웹상에서는 누구나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제작과정이 간소화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이용자도 늘고 참여자도 늘어나니 쌍방 간의 의사소통도 기대해 볼 만하다.


  네이버 tv캐스트나 다음tv팟, 유튜브 등에는 모바일 시청자가 늘어가는 추세다. 처음에는 웹 드라마가 SNS페이지를 통해서만 제공됐지만 영상 전용 플랫폼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늘어난 점이 한 몫 했다. 덕분에 페이스북 페이지보다 조회수가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웹소설도 인터넷소설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소설은 보는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버텨야 했다면, 웹소설은 웹드라마처럼 이동 중에 볼 수 있다. 10분이면 볼 수 있을 짧은 길이로 만들어서다.


  스낵컬쳐를 또다른 마케팅의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새어 나온다. 기업이 스낵컬쳐를 상품 광고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간의 경쟁과 협력 속에서 태어난 모바일 세계가 시대의 맞춤 시나리오를 전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작품성으로 선전할 수 있을지, 계속되는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스낵컬쳐의 지속을 결정할 과제다.


  한편, 스낵컬처의 장르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 김성윤 교수(사회학과)는 “요즘 드라마처럼 웹 드라마에도 작품성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지만 전하는 메시지가 없다. 이야기가 눈을 끌기 위한 수단일 뿐인 것이다. 시청자들이 막장 드라마에 채널을 고정하면 이것이 암묵적인 사인이 되어 시청률을 노리는 제작자들에게 전달된다. 이 순환이 계속된다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정서와 문화생활을 파괴할 위험이 뒤따른다. 이 경고는 스낵컬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더욱이 짧은 시간 안에 흥행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내용 선정이나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향에서 더 신중할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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