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준 기자

 

 

  누군가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다. 1교시부터 9교시까지 꽉꽉 들어찬 수업에 화창한 봄햇살을 즐길 여유가 없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슬퍼하지 말라. 흑석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스카이라운지 못지않은 명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흑석동 조망명소를 소개한다.
  출발 전 잠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조망명소인 만큼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꽤 올라가야한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는 고난의 행군이 될 수 있으니 웬만하면 운동화를 추천한다.
  조망명소로 향하는 길은 먹자골목 근처에서 출발한다. 중대먹자골목이라고 써진 커다란 간판이 달린 길 말고 그 옆 흑석동 주민센터로 향하는 오르막길로 간다. 올라가다보면 세 번의 사거리가 나온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세 번 다 가운데 길로 가면 된다.
  흑석동의 산비탈 마을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좁은 골목을 여유롭게 걸으며 오래된 집들을 바라보면 어린시절 뛰어놀았던 골목길이 떠오른다. 
  세 번째 사거리까지 오르면 계단으로 이뤄진 길이 나온다. 일단 한숨 고르고 운치 있는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자. 가로등 불빛아래 파란 페인트가 칠해진 철재대문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감상에 젖어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조망명소를 만날 수 있다. 
  앞으로는 넓게 한강이 펼쳐져 있고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의 불빛이 반짝거린다. 한강철교와 63빌딩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멀리 북한산과 남산타워까지도 볼 수 있다. 웬만한 전망대 부럽지 않다. 조망대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캔맥주 한잔하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기도 좋다. 친구와 함께해도 좋고 연인과 함께하면 더 좋다. 늦은 밤, 흑석동 조망명소를 찾아 아름다운 서울의 밤을 보며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 일러스트 정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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