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국립서울현충원

 4월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날은 따뜻하고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총천연색 꽃들이 피어있다. 어디론가 소풍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각종 프로젝트와 과제가 쉴새없이 밀려든다. 왜 꼭 벚꽃은 시험기간에 피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현충원이 있다.
  현충원 하면 엄숙한 분위기를 떠올리기 쉽다. 어쩐지 다들 묵념만 하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 현충원은 꽃놀이 명소다. 벚꽃이 피는 4월이면 여의도만큼은 아니어도 꽤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에서 꽃놀이를 즐긴다. 무궁화, 진달래, 목련 같은 꽃들은 물론이고 야생화도 잔뜩 피어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수양벚나무도 있다. 다른 벚나무는 하늘을 향하는 것과 달리 수양벚나무는 땅을 향한다. 4월 중순이면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진 가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한 번 보면 여의도 벚꽃축제는 싹 잊게 된다.
  올해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는 4월 10일이다. 이즈음 현충원을 방문하면 벚꽃의 꽃망울이 터지는 걸 볼 수 있다.
  현충원에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들도 많다. 그 중 하나가 현충천인데, 봄이면 벚꽃과 개나리가 하천 주변을 장식한다. 충무정도 사진 찍기에 딱이다. 육각형 정자인 충무정은 수양벚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멋진 배경이 된다. 현충지, 공작지 같은 연못도 아름답다.
  즐길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4월 14일부터 21일까지 ‘수양벚꽃과 함께 하는 열린 현충원 행사’가 진행된다. 이때 현충원을 방문하면 의장대의 근무교대식을 볼 수 있고, 민속연 만들어 날리기, 투호던지기 등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12가지 프로그램이 더 준비돼 있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저녁 7시에는 음악회가 열린다. 국군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 선율과 함께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학교에서 현충원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9호선을 타고 동작역에서 내려도 되고, 5524번 버스를 타도 된다. 지루한 공강 시간, 망설이지 말고 현충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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