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커뮤니티는 주로 대학본부와 행정에 관한 논의가 펼쳐진다. 여기에는 대학본부의 행정처리와 정책을 찬성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대학본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담은 글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학본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던 학생들이 한두 명씩 커뮤니티를 떠났기 때문이다. 

편중된 성향, 공론장 성격 잃어
커뮤니티 운영에도 불신
비판적 학생들 커뮤니티 떠나

중앙인커뮤니티를 떠나간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중앙인커뮤니티가 담론을 펼치는 공론장으로서의 성격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중앙인커뮤니티에서 건전한 토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손성찬씨(정치외교학과 3)는 한때 자주 중앙인커뮤니티에 접속해 학내겳?사안에 대해 토론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커뮤니티에서 주고반는 의견에 회의감을 느낀다”며 “담론장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지난 2009년부터 논의된 학문단위 구조조정의 영향이 크다. 그는 당시 커뮤니티에서 구조조정에서 피해입은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여론은 ‘학교 전체의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야한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약자의 귄리를 무시하는 커뮤니티의 여론에 싫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앙인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권성준씨(독어학과 4) 역시 공론의 장을 잃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중앙인커뮤니티에서 생산적이고 건전한 논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성준씨는 지난해 학과가 통폐합 대상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당시 그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부당함을 많은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익명의 사용자들이 여과 없는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어떤 학생은 우리의 요구가 조르기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행동은 학교발전을 저해한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이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것을 중단했다.
 

대학본부가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불신을 갖고 커뮤니티를 떠난 학생들도 있다. 대학원생 박진용씨는 “커뮤니티가 토론의 광장이 아닌 학교의 홍보를 위한 곳이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및 재단 측에 비판적인 내용의 글을 썼다는 이유로 게시물이 삭제되고 접속을 차단당했다는 지인의 소식을 듣고 커뮤니티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당시 홍보실은 삭제된 글이 근거 없는 비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얼마 전 한 개인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글이 다수 올라왔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이는 일관성 없는 조치가 아닌가”라며 “그 사건 이후 커뮤니티에 글을 쓰면 누군가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규백씨(정치외교학과 3) 역시 커뮤니티 운영자의 중립성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문제가 되고 있는 글을 삭제해 달라는 관리자의 쪽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의아해했다. 확인해 본 결과 자신이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복사돼 중앙인커뮤니티에 기재됐던 것이었다. 그 글은 도서관 장서에 지나치게 사회과학 관련 책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글이었다. 그는 “당시 그 글은 정확한 정보를 적은 글이었다. 학교에 부정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삭제 요청이 온 것은 이미 중립성을 잃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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