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발칸영화 상상하기

‘감옥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사랑을 해’라는 말 한 마디로 2년간 정치적으로 감금당한 사내가 있다. 스탈린주의로 대표되던 시대 유고슬라비아에 살던 미쉬아의 얘기다. 미쉬아는 정치적인 감금을 ‘출장’이라는 단어로 둔갑시켜 당시 시대 상황을 미묘하게 꼬집고 있는 영화 <아빠는 출장중>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미쉬아를 비롯해 생소한 이름의 영화 속 주인공들을 서울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발칸지역의 영화들을 한데 모은 상영회 ‘발칸영화 상상하기’ 덕분이다.

고란마르코비치 감독의 <티토와 나>를 비롯해 <율리시즈의 시선>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부터 시작해 다소 생소한 영화까지 총 7편의 영화가 마로니에 미술관에서 ‘발칸영화 상상하기’라는 주제 아래 이달 29일까지 상영될 예정이다. 이 영화들은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발칸 반도의 시대·사회적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유럽보다 열악한 문화 환경을 가진 발칸반도의 3세계 국가들에 대한 관심도 담고 있다.

둘!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지난해 샤갈전으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시청앞 서울시립미술관도 올 겨울 또 한차례 비엔날레로 바쁘다. 3회째를 맞이한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놀이와 게임’이라는 주제로 디지털 시대의 흔재하는 화두인 게임, 즉 유희문화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디지털 호모 루덴스’라는 전시 제목도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호모 루덴스를 현대적인 의미의 디지털과 접목시킨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밖에 재현해놓은 게임세계를 관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안소니 헌트의 ‘컨테이너’나 서울시내 36개의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는 지도를 감각적으로 구현해 놓은 ‘메트릭스 A’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일상 속 유희문화나 게임산업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파급력에 대한 기발한 작품의 아이디어를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사회 문화적 메시지들로 관객들의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더불어 미디어 아트의 미래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2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계속된다.

셋!  올해의 예술작품축제

문학, 연극, 무용 등 예술 전반의 우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2004 올해의 예술작품축제’가 그것.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올해의 예술상으로 선정한 예술계 각 분야의 작품들을 다시 한번 무대에 올린다. 문학분야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명랑을 비롯해 연극 ‘갈매기’, 무용 김윤규 무용단의 ‘솟나기’, 독립예술분야의 독립만화 웹진 ‘악진’ 등 총 6개 부문의 선정작들이 12일까지 관객을 다시 한번 찾는다.

특히 문학작품 ‘명랑’이 공연예술로 구현되어 문학 장르 속 종합예술이라는 흥미로운 성격을 띨 예정이다. 축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예술계의 각 분야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번 축제 한마당은 모두 무료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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