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복수전공자들이 ‘여석부족’으로 수강신청에 진통을 겪는 가운데 학교당국과 해당 학과측의 대책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04학년도 2학기 양캠 복수전공자 수는 1453명이다. 복수전공 신청 기준의 완화로 매년 그 수가 늘고 있지만, 복수전공 신청을 받는 해당 학과는 수강인원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수전공을 신청하는 데 있어서는 학과 선택의 폭은 넓지만 허가 이후 수강 신청에 있어서 학생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순씨(정경대 경제학과 2)는 “매번 여석이 부족해 복수전공 신청자들은 학점을 채우는데 상당한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학과 복수전공 이수 성공률은 10% 밑돌아

현재 전공과목의 수강신청 인원 배정은 자기학과 학년생, 자기학과 타학년생, 타학과 학생, 복수전공·부전공·연계전공자로 나누고 있다. 수강신청 시 복수전공자들은 부전공·연계전공자들과 함께 묶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청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복수전공자들은 학과에서 전공을 듣도록 허락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주전공 학과생들과 같은 수업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사운영과 김재근 학적담당역은 “내년부터 복수전공자와 부·연계전공자를 따로 구분지어 복수전공자들의 불편을 줄이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허가사항과 신청사항이 한데 묶여 있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학과 이기주의도 복수전공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학기 문과대 모 학과의 경우 80명 정원의 강의실에 40명 정도만 수강신청을 받고, 그 중 1명을 복수전공자 여석으로 남겨놓은 경우도 있었다.

정원을 조금 늘려달라는 복수전공자들의 요청에도 ‘수업하기 힘들다’, ‘학생관리가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요구를 무시했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학과가 강의 정원의 5%도 안 되는 여석만을 복수전공자를 위해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내년부터 복수전공자와 부·연계전공자를 따로 구분할 것"

이러한 문제들은 인기학과를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이 끝내 학점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경영대 행정실 관계자는 “한 학기에 200명가량 복수전공을 신청하지만, 최종 이수율은 10%에 못 미친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분명 학과공부가 맞지 않거나 과정이 어렵다는 이유도 포함되겠지만 복수전공자로서 수강신청의 어려움과 학점불이익, 심리적 차별대우를 견디지 못해 박차고 나온 학생들도 태반이다.

이에 대해 백민정 1캠 총학생회 교육국장(정경대 경제학과 3)은 “더 이상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학기 내에 복수·부 전공자들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여 차별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각 학과마다 수용인원과 강의실 사정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여석은 항상 부족하고, 타과생이라는 심리적 위축감만 더해가는 상황에서 복수전공자들을 위한 충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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