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2023학년도 제4차 서울캠 전체 동아리 대표자 회의(전동대회)’에서 텅 빈 회계 내역이 공개됐다. 오래전부터 방치돼 왔던 동아리연합회(동연)과 동아리운영위원회(동운위)의 태만이 회계 부실로 나타났다. 

  학생회비와 자치예산은 10월부터 일반계좌로 운영됐다. 법인계좌의 상세한 지출 품목이 기재됐던 1학기 회계내역과 달리 전동대회서 공개된 회계내역에는 지출금액뿐이었다. 지출 품목과 목적이 기재되어야 할 비고란은 텅 비어 있었다. 전동대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자세한 영수증이 첨부되기까지 사흘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9월 결제 내역이 잘못 입력된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관리 소홀의 책임은 동연 집행부에게만 있지 않다. 동연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게재되던 회계내역과 동운위 회의록은 8월 3일을 마지막으로 전동대회 이전까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나 전동대회에서 구멍 뚫린 회계가 공개되기 전까지 동아리 대표자 가운데 그 누구도 먼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실질적인 감사를 시행해야 하는 기구인 동운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학생회비와 자치예산은 학생들의 돈이다. 여타 학생자치기구에서 편의를 위해 관례적으로 일반계좌를 사용한다고 한들 이토록 쉽게 관리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부실한 회계 관리는 동연 집행부의 실수다. 실수가 회계 구멍으로 드러날 때까지 동운위는 무엇을 논의한 건가. 주기적으로 실시됐을 동운위 회의는 형식적인 모임에 불과했나. 동운위 역시 이번 회계 부실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동운위는 방관에 책임을 지고 소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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