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개최된 전동대회에서 참석자들은 박준영 전 회장이 회계보고에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동연은 영수증이 정리된 회계 내역을 12월 1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 채건우 기자
11월 28일 개최된 전동대회에서 참석자들은 박준영 전 회장이 회계보고에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동연은 영수증이 정리된 회계 내역을 12월 1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 채건우 기자

 

영수증 현장 공개 요구 빗발쳐 

“회계 내역 상시 공유돼야”

 

11월 28일 310관(100주년기념관) B602호에서 ‘2023학년도 제4차 서울캠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전동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진행된 서울캠 동아리연합회(동연)의 2학기 회계보고에 참석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전동대회에는 서울캠 동연회장단을 비롯한 서울캠 소속 중앙동아리 대표자와 분과장이 참석했다. 회의는 ▲회계보고 ▲사업보고 ▲징계현황 보고 ▲당선인 소개 ▲동아리 매체·분과 변경 ▲질문 및 건의사항 순으로 진행됐다. 이중 참석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단연 회계보고였다. 

  참석자들은 전동대회에서 배부된 회계보고 자료에 세부 항목이 기재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호세 학생(전자전기공학부 3)은 “지출 품목에 대해 상세히 기록됐던 저번 학기와 달리 2학기 회계보고 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세분화돼 있지 않다”며 부실한 회계보고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박준영 서울캠 전 동연회장(생명과학과 3)은 “회계국장의 사퇴로 2학기 회계 담당자가 부재한 상황이었다”며 “직접 회계를 공시하는 과정에서 세분화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처리한 점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적된 부분에 대한 영수증을 추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학동인회장은 “회계국장의 사퇴에 관한 공지를 일절 접하지 못했다”며 “회계국장을 새로 임명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박준영 전 회장은 “공식적인 선거 기간에 이뤄진 사퇴를 제외한 집행부 인사의 사퇴는 공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국 없이 기존의 5개 국으로 집행부를 운영해왔다”며 “사무국장이 회계 관련 업무를 인계받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동연 관계자 A학생은 “갑작스러운 회계국장의 사퇴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무국장이 학생회비 운영 방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전동대회 현장에서 영수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계 투명성을 위해 영수증을 현장 공개해달라는 요구에 박준영 전 회장은 “영수증 확인은 가능하지만 전동대회에 지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전동대회는 예산 사용처에 대한 내역을 공개하는 자리일 뿐 영수증을 공개하는 자리는 아니기에 영수증을 지참할 이유가 없다”며 “관련된 영수증은 현재 구글 드라이브에 첨부돼 있으니 전동대회 이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전동대회에 참석한 중앙동아리 대표자는 동연의 회계보고가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중앙동아리 B회장은 “전동대회에서는 결산보고가 이뤄져야 하는데, 배부된 회계자료에는 상세 내역 없이 수익과 비용만 명시돼 있었다”며 “상세 내역에 대한 질의에도 박준영 전 회장은 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시운 비꼼 회장(소프트웨어학부 3)은 “회계내역을 공개할 때 영수증과 함께 상세 내역을 공개해야 하지만 동연은 현장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예산 집행 절차에도 이의가 제기됐다. 이호세 학생은 “지난 학기에는 동아리운영위원회(동운위)에서 예산에 대해 의결한 후 결제를 진행했다”며 동운위 의결을 거치지 않은 일부 결제내역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박준영 전 회장은 “동연 활동을 위한 비용은 동운위 인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의혈문화제 진행 과정에서 상황에 따른 예산 변동 가능성이 커 매번 동운위에 보고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축제가 끝난 후 개최된 3차 전동대회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해당 사실을 전달하지 못한 점은 사과한다”고 밝혔다. 

  전동대회 다음 날인 11월 29일 박준영 전 회장은 중앙동아리회장이 속한 카카오톡 채팅방에 회계보고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박준영 전 회장은 “현장에서 영수증이 준비돼 있지 않아 회계보고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못한 점, 회계내역에 세부 품목이 작성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세부 항목이 기재된 회계내역과 영수증을 게시했다. 해당 자료는 이후 서울캠 동연 홈페이지에도 공개됐다. 이어 “회계보고자료에 적힌 ‘축제후드집업’ 결제 내역에 후드집업 뿐만 아니라 체육대회에서 사용된 비품 일부가 포함돼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회계보고 내용이 제대로 작성되지 못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동대회 이후 박준영 회장의 조치에 대해 B회장은 “현장에서 영수증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생각한다”면서도 “회계보고를 준비하며 영수증을 첨부한 문서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강시운 회장은 “후행 조치를 고민하기 전에 예산 집행이나 회계 처리에 힘써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중앙동아리 대표자들은 투명한 회계를 위한 제언을 건넸다. 중앙동아리 C회장은 “부실한 회계보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사 기구 설립과 함께 감사 관련 별도 조항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중앙동아리 D회장도 “기본적으로 회계내역은 상시 공개돼야 한다”며 “동아리 대표자뿐만 아니라 일반 동아리원도 확인할 수 있도록 회계 내역이 공유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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